시민단체 "3곳 물받이공 균열·바닥보호공 유실"vs국토부 "파이핑 현상 불가능"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칠곡보 등 낙동강 3개 보에서 바닥보호공이 일부 유실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 안전성 조사에 나선 야당과 시민환경단체는 "붕괴 위험"을 지적했지만, 국토해양부는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사)대한하천학회·(사)시민환경연구소 등은 19일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3개 보 수중촬영 동영상을 공개했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낙동강 칠곡보·창녕함안보·합천창녕보를 지난 12일 수중촬영해 보니 보의 중요한 구조물인 물받이공에서 큰 균열이 발견됐고 바닥보호공은 일부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공학적으로 보의 붕괴가 시작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보는 보 본체와 물의 압력을 줄여주는 물받이공, 지반 침식을 막기 위한 바닥보호공, 보를 지지하는 기초말뚝인 차수공으로 구성된다.

관동대 박창근(오른쪽) 교수가 19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4대강 사업 낙동강 4개 보 현장조사 결과보고 기자회견에서 모형 보를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함안보에서 바닥보호공의 구성물인 섬유돌망태와 사석이 일부 유실됐다. 합천보에서는 보 본체에서 떨어져 나간 콘크리트 조각이 물받이공 끝에 발견됐다.

박 교수는 "칠곡보에서는 물의 압력으로 물받이공에 폭 50㎝, 깊이 2m30㎝의 심각한 균열이 발견됐다"며 "받치고 있던 모래가 쓸려나가 물받이공이 주저앉았고, 바닥보호공도 크게 유실돼 보 본체의 붕괴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세굴현상으로 말미암은 균열 침하가 원인일 수 있지만 물이 보 본체를 통과해서 빠져나가는 파이핑 현상이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이핑(piping) 현상'은 지반 하부에 침투수에 의해 상·하류에 파이프 모양으로 토립자가 이동해 생기는 현상이다. 파이핑 현상이 생기면 보 본체 아래 부분에 물길이 생기면서 모래가 같이 쓸려 내려가 보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낙동강 8개 보는 암반위에 직접 설치돼 있거나(직접기초), 말뚝으로 암반에 지지하고 보 하부지반의 상·하류측에 물이 통과할 수 없는 쉬트파일로 보호하고 있다(말뚝기초)"며 "4대 강 보에서는 파이핑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함안보와 창녕보는 말뚝기초로 세워져있다.민주당 4대강조사특위 위원장 이미경 의원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자료에도 16개 보 가운데 15개 보에 부실공사가 있었다는 점에 발견됐다. 하루빨리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4대 강 16개 보의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국회에 조사 소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합천창녕보와 관련해 "바닥보호공 보강공사를 완료해 문제가 없고,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는 상류에서 떠내려 온 것이다.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 간 사이가 벌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창녕함안보에 대해선 "3번 수문 우측 하류(고정보 하류) 바닥보호공에 설치한 섬유돌망태 가운데 일부 흐트러진 구간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흐트러진 국간은 보강 시행할 예정이다. 물받이공은 전혀 유실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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