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思春期)는 봄을 생각하는 시기다. 춘정, 회춘, 춘화(야한 그림), 매춘 등의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春이라는 한자에는 봄 이외에 성적인 부분을 나타내는 뜻도 있다. 만물이 소생하고 생명이 탄생하는 계절적인 의미를 자식의 생산과 관련된 인간의 성적 에너지의 발현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옛날 의서에 의하면 여자는 7의 배수로 신체가 변화하여 14세가 되면 천계(일종의 성호르몬)에 이르러 생리가 시작되어 자식을 가질 수 있고, 남자는 8의 배수로 신체가 변화하여 16세가 되어 신기(비뇨생식기계통의 기운)가 왕성해져서 능히 자식을 가질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옛날에는 여자는 14세 전후, 남자는 16세 전후로 사춘기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전 세대보다 영양이 현저히 좋아지고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빨리 접함에 따라 사춘기 연령이 많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한 연구팀의 조사 분석에 의하면 1995~1999년 출생한 여성들의 초경 연령이 11.39세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식 나이로 하면 12.5세쯤 되니 이전보다 거의 1.5~2년 가까이 빨라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차 성징은 초경이 있기 1.5년 전후에 나타난다.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이보다 빠르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여자는 8세 이전, 남자는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라고 진단한다. 성조숙증은 남자보다 여자 아이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여자의 사춘기 신체적 변화 과정을 보면 젖멍울이 생기면서 통증과 함께 가슴이 발달하고, 머리카락의 기름 성분(머릿기름)이 눈에 띄게 많아지면서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냄새가 난다. 이후 음모의 발달과 함께, 질 분비물이 나타나면서 생리가 시작된다.

남자의 사춘기 신체적 변화 과정도 여자와 비슷한데 목소리가 조금씩 굵어지면서 변성기가 시작되고, 가슴 멍울이 생기면서 닿으면 아프다. 성기의 색깔이나 크기의 변화와 함께 음모의 발달이 진행되고 이후 몽정을 한다. 여자의 생리와 비슷한 것이 남자의 첫 몽정인데, 몽정의 여부는 부모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자신도 모르고 넘어가는 일도 있다.

남자의 젖멍울은 통증이 있는 일도 있고, 아프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례로 한 남자 중학생이 가슴에 멍울이 생기면서 통증이 있었는데, 이를 사춘기 징후인 줄 모르고 이상한 질병으로 생각해 혼자서 속앓이만 했던 경험이 진료 과정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사춘기의 신체적인 변화는 어른이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육체의 변화이다. 하지만 평균적인 연령보다 빨라서 고민할 수도 있고, 오히려 늦어서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릴 때뿐만 아니라 사춘기에도 성교육이 필요하다.

   

성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로 부족할 수 있으니, 부모들은 자신이 사춘기 때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설명하고 공유하여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이 되어줘야 한다. 다음 연재는 사춘기의 정서적인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아이한의원 옥상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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