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강간 14만여 건 늘어…경찰 '치안유지' 속수무책

지난 10년간 5대 범죄 발생 현황에 대해 경찰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봤습니다. 5대 범죄에는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이 해당하는데요. 치안과 관련한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2년 당시 5대 범죄 발생건수는 47만 5369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1년에는 범죄 발생건수가 61만 7910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14만여 건이 증가한 것입니다.

5대 범죄 중 가장 많은 건을 차지하는 것은 폭력과 절도입니다. 가장 최근인 2011년 수치를 보면 살인이 5대 범죄 전체의 50%인 31만 1862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절도가 46%로 28만 1359건입니다. 두 유형이 범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율이 적은 범죄로는 강간·강제추행이 3%, 강도가 1%입니다. 비율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양상은 10년 전에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매년 폭력과 절도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범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범죄의 검거율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홈페이지에 5대 범죄 발생과 검거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 자료를 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범죄발생 현황과는 달리 범죄검거 현황은 외려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2년 당시 범죄 발생 대비 검거율은 84%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검거율은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는 범죄발생률 대비 검거율이 62%에 그쳤습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그동안 경찰은 뭐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찰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치안유지일 텐데 늘어나는 범죄에도 속수무책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올해 급증하고 있는 '묻지 마 범죄'를 근절하겠다며 불심검문을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다 보니 일반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게 돼 인권침해 소지가 발생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경찰이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걸까요? 시민들을 범죄에서 보호하고자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찰의 모습은 아이러니합니다.

/정진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http://www.opengiro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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