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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가치 없는 것이 하나 있던가

[노용호의 '우포늪에 오시면'] (20) 작은 관심이 큰 의미가 되는 우포에서

노영호 (우포늪관리사업소 연구원) webmaster@idomin.com 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우포늪에 오셔서 길을 걷다 보면 많은 돌을 만나게 됩니다. 작은 돌을 보면서도 별생각 없이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돌에 대한 관심을 두고 바라보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누구일까요? 호기심 많은 어린이나 지질학자 등등이겠죠? 자연에 관심을 둔 시인도 그중 한 명인가 봅니다. 이무일이라는 시인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물속의 조약돌을 바라보고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찾아내 이를 시(詩)로 읊었습니다.

조약돌

-이무일

수천 년을 갈고 닦고도 조약돌은 아직도 물속에 있다.

아직도 조약돌은 스스로가 부족해서

물속에서 몸을 씻고 있다. 스스로를 닦고 있다.

그냥 스쳐지나 가버린 하나의 작은 조약돌도, 이 시인을 통해 크나큰 의미가 있는 중요한 돌로 재탄생되어 사람의 가슴을 풍요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귀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작은 사물도 유심히 보면 많은 사람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유심(有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줍니다. 시를 읽으니 우포늪 물 안의 그 많은 진흙도 유심히 본다면 또 다른 한편의 가치 있는 시가 탄생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창녕군 우포늪 생태공원을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억새가 핀 탐방로를 따라 여유롭게 거닐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우포늪에 오시면 물속이나 물 위에 있는 많은 식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 많은 식물도 그냥 보면 아무렇지 않게 보이지만, 관심을 두면 가치가 큰 귀중한 천연약품이자 식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생각되는 작은 개구리밥은 모기에 물렸을 때 바르는 유용한 천연 약품입니다. 말려서 차로 끓여 먹기도 합니다.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인디언 벼'라고도 불리는 '줄'은 수생식물 분야의 블루 오션(blue ocean)이라고 합니다. 줄은 아토피 치료제로 사용되는 매우 귀중한 약재로, 말려서 끓여 먹으면 마시는 차로 사용되고, 커피의 쓴맛을 없애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줄은 밥을 지어 먹을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합니다.

우포늪에 오시면 대대제방과 주매제방 그리고 사초군락 등에서 많은 억새를 만나게 됩니다. 얼마 전 쉬는 날, 우포늪에 가보니 가을의 주인공인 양 억새가 살랑살랑 움직이는 바람에 따라 '한들한들' 춤을 추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대대제방 쪽으로 가보니, 남자 3명이 제방 위를 왔다갔다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그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농촌진흥청 소속 연구원들이었는데, 논문에 난 우포늪 물억새 관련 자료를 찾고자 무안에서 오셨다고 했습니다. 우포늪에 물억새가 많이 있는데 물억새가 가진 석유 대체 연료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샘플을 구하고자 왔다고 했다.

그들은 억새가 참억새와 물억새로 나누어지는데, 물억새는 참억새보다 캐기도 쉽고 석유 대체연료로 가능성이 더욱 커서 가치가 큰 식물 자원이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자원이 석유이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르고 가격도 비싼 석유를 대체할 연료를 식물자원에서 찾고자 연구를 한답니다. 하루빨리 석유 대체자원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에 공헌하기를 바라면서 주매제방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우포늪에는 연중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이 방문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도 우포늪이 실려 있기 때문에 멀리 강원도와 서울에서도 옵니다. 지리학과나 생물 관련 학과는 물론 관광학과 대학생도 오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외국의 많은 교수와 연구원들도 방문합니다.

지역 주민의 삶도 소중한 자원입니다. 최근 경북대학교 생태관광학과 학생들과 함께 우포늪 인근 주매리 사지마을에 사시는 85세의 노상구 할아버지 댁을 방문 했습니다.

생태관광지인 우포늪 인근 마을에 사시는 노인분들은 '살아 계시는 도서관'이십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녹음하고 기록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데 매우 가치 있고 귀중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포늪 대대제방을 쌓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13살이었다고 했습니다. 제방 만들 때 노동에 대해, 일제강점기의 삶 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농사지을 때 부르신 노래들도 멋지게 불러 주셨습니다. 학생들은 농사지을 때 부르는 노래가 인상적이었다며 그분을 '인간문화유산'이라고 했습니다. 그분 댁에는 주매 마을 사람들에게 춤을 추며 노래를 들려 줄 때 사용했던 북이 있었습니다. 그날 그 북으로 노래도 부르시면서 흥겨워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학생들도 매우 좋아하면서 함께 춤도 추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우포인근 마을을 방문하셔서 마을과 그분들이 살아온 과정에 대해 질문을 하시면 어린 자녀들의 인성교육은 물론 '창의성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질문을 미리 만들어서 하고, 자료를 모으면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우포늪생명길 걷기' 행사가 오는 17일(토)에 우포늪 일원에서 열립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생태 감수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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