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대신 책 속 세상 푹…상상력 '쑥쑥', 건전한 놀이문화도

"또봇 보고 싶어요. 착한 일 했으니 틀어 주세요."

"또봇 딱 하나만 봐야해."

"착한 일 또 하면 타요도 틀어 주세요."

세미예 가정엔 TV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교육에 해약을 끼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연구결과를 접하고 과감하게 퇴출했습니다.

요즘 세상에 TV가 없다고 하면 참으로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TV를 없앤 지 만 9년이 지났습니다. TV가 없다 보니 아이들이 또봇을 보고 싶을 때마다 컴퓨터로 포털의 동영상을 틀어줍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꾸만 더 보고 싶어합니다. 세미예 부부는 그만 틀어주려 하고 아이들은 더 보려고 하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현대인들에게 TV는 생활의 중요한 도구입니다. 각종 정보도 얻고 문화생활도 영위하게 합니다. 이런 TV가 집에 없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TV를 없앤 지 9년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요.

"밥 잘 먹고 치카치카 잘하면 타요 보자."

세미예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와 곧잘 승강이를 벌입니다. 그건 바로 컴퓨터를 더 보려는 아이들과 적당한 선에서 그만 끄려는 부모 마음의 충돌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 타협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된 데는 텔레비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TV가 없다 보니 컴퓨터를 두고 아이들과 부모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고 꼭 필요한 문명의 이기(利器)이지만 아이들의 교육이 더 우선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없앴습니다.

TV가 없어서 아이들은 저절로 동화책을 가까이합니다. 큰애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잘합니다.

아이들은 책 속 이야기 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끌어올립니다. TV가 없어서 세미예 가정의 아이들은 동화책을 곧잘 접합니다. 그러다 보니 각종 동화책으로 집안이 넘쳐납니다.

TV가 있던 자리는 동화책이 차지했습니다.

아이들이 많은 동화책을 읽다 보니 상상의 날개도 쑥쑥 자라납니다. 재밌는 질문도 많이 하고 글자도 다른 집 아이들보다 먼저 깨칩니다. 교육상 아이들에겐 TV가 없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난, 사~자~야"

아이들이 책을 워낙 좋아해서 동화책을 읽어 줍니다. 동화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읽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는 동물과 동화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될 수 있는 대로 비슷하게 내줘야 합니다.

이러해보면 동화책 한 권 읽기가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그런데 TV가 없다 보니 동화책을 잔뜩 들고 옵니다. 부모들은 동화책에 금방 지쳐버립니다. 그래도 내색은 않고 읽어줍니다.

"조금만 더 보고 갈게요."

"안돼, 이젠 그만 보고 집에 가야지."

세미예 가정엔 시청료가 매달 꼬박꼬박 영수증과 함께 집안으로 날아듭니다. 전기사용료와 함께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나오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없이 매달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체에 내는 것이라 시청료를 안 내려해도 이래저래 복잡해서 그냥 뒀더니 만 8년 동안 TV 없이도 시청료를 꼬박꼬박 냈습니다. KBS에서 이런 사실을 알면은 감사패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은 집에 들어오면 책을 곧잘 잡습니다. 책을 펼치고 이내 읽기 시작합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여러 가지 생활의 규범도 그만큼 빠릅니다.

TV를 안 보는 대신에 아이들의 활동시간이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놀이터에서 많이 뛰어놀고 스케치북으로 그림 많이 그리고 블록놀이를 양껏 하는 등 TV 대신에 다양한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이 TV 없이 자신들만의 다양한 생각으로 이런저런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TV를 없애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떠세요. TV 없앤 다른 가정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요.

/세미예(지키자 환경, 허브, 대안언론·http://semi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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