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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1등·부자'만 추구하는 한국사회 이면

[문화 속 생태] (58) 게가 갑(甲)이다

정대수(우산초등학교 교사) webmaster@idomin.com 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싸이 6甲 = 싸이의 강남 스타일 앨범을 보면 '싸이 6甲' 이 눈에 띈다. 6갑이라면 '육갑을 떤다' '병신(丙申) 육갑(六甲)'할 때 육갑일까? 사주명리에서 말하는 육십갑자를 줄여 육갑인지? 아니면 6가지 최고라는 갑(甲)을 뜻하는 것일까? 무슨 뜻으로 6갑을 했더라도 진짜 잘 놀아서 최고로 육갑을 떨고 전 세계에서 갑(甲)이 되었다.

◇불편한 진실 강남 갑(甲)의 신화 = 강남 스타일이 대박나고 유치원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서울 강남을 대한민국 갑(甲)으로 당연하게 인정하며 기뻐하며 춤추며 받아들인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가 강남스타일의 6甲을 꿈꾸며 또 다른 신화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엄청난 함정은 우리 스스로를 병들게 하고 있다. 상위 1% 가진 자는 이 상황이 정말 정말 좋겠지만 그 속에 숨은 비밀은 불편하더라도 찾아야 한다.

   
  예부터 게와 오리는 동양문화에서 갑(甲), 1등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그림에 자주 등장했다.  

갑(甲)의 신화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누구나 1등을 꿈꾸도록 한다. '부자 되세요'를 말하며 인생 역전 로또 한방을 꿈꾸게 만든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 우리 동양 전통 문화에도 갑(甲)의 신화는 많다. 새 중에서 가장 갑(甲)은 오리다. 오리를 한자로 나타내면 압(鴨)자인데 갑조(甲鳥)가 된다. 한국화 오리 그림은 갑을 꿈꾸는 그림이다. 게도 갑의 신화를 쓰고 있다. 게는 딱딱한 갑옷(鉀)을 입은 듯 보이는데 게 그림은 1등 갑(甲)을 꿈꾸는 그림이다.

갑은 과거에 장원급제를 뜻하고 갑옷 갑(鉀)과 소리가 같은 으뜸 갑(甲)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그 해답은 수능 하루 전날이 되면 쉽게 풀 수 있다. 잘 찍으라고 포크를 선물하고 잘 붙으라고 엿과 찹쌀떡을 주는 것과 같다. 잘 풀라고 두루마리 휴지를 주듯이 장원 급제 갑(甲)을 꿈꾸며 오리와 게를 그려 선비님 공부방에 한국화 그림을 붙여 놓았다.

게와 오리를 두 마리 그리는 것은 부부간에 금슬이 좋아지라고 하는 뜻이 아니고 과거 소과(小科)와 대과(大科)에 급제하길 기원하는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고시에서 1차와 2차를 바로 패스하길 비는 것이다.

동양화 그림에 나오는 동물과 식물도 갑을 꿈꾼다. 잉어, 용, 학, 개구리, 공작, 원숭이, 꿩, 닭볏, 맨드라미, 나리꽃, 사슴, 게, 오리는 벼슬과 출세를 뜻한다. 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동양화 그림이 공부방에 걸려 있듯이 우리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비밀의 코드는 무엇일까?

   
  예부터 게와 오리는 동양문화에서 갑(甲), 1등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그림에 자주 등장했다.  

◇강남스타일 = 부자되세요 = 1등 = 갑(甲)의 신화 = 갑을 꿈꾸는 것도 문제가 될까? 부자와 일등은 진짜 행복할까? 진짜 부자가 될 수 있고 일등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의 소유욕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항상 일등과 부자를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에 빠져 우울하고 행복하지 못한 것이 한국 사람이다. 부자와 일등이 진짜로 존재하고 행복할까? 지구를 열 개쯤 해 먹어도 인간의 소유욕과 1등 신화는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늘 개천에서 용이 되어야 했고 일등과 부자를 꿈꾸면서 우리는 언제나 만족하지 못했다. 만족하지 못했기에 행복할 수 없었다. 자살률 세계 1위의 그 진정한 원인은 갑의 신화다. 1등과 부자를 꿈꾸는 이상 입시 경쟁 교육을 풀 수 없고 자살률 1위를 풀 수 없을 것이다.

   
  서울 강남이 대한민국의 갑이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사진은 '강남스타일'로 대박난 싸이의 6집 앨범 표지.  

◇Korea: The Impossible Country = 영국 특파원이 한국에 와서 쓴 책 <Korea: The Impossible Country> 소개 기사를 보면서 무릎을 탁 친다. 우리나라 사람은 부자와 1등이 누구나 노력만 하면 다 이룰 수 있는 것처럼 길들여진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처럼 거짓말에 속고 살고 있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이룰 수 없는 꿈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꿈을 꾸게 만든다. 드라마나 만화처럼 살 수 없지만 학교, 직장, 결혼, 자식, 외모, 스펙 모두 대박을 꿈꾸며 산다.

대한민국 싸이가 전 세계 1등 기적을 이루었지만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싸이처럼 전 세계 1등이 되라고 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

/정대수(우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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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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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xter 2012-11-21 17:18:35    
Wow! Great to find a post kcnkonig my socks off!
1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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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사 2012-10-30 17:49:15    
정말 멋진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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