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감기서 뇌종양까지…두통 원인 다양하고 복잡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은 하루 일교차가 커 신경과 환자가 많은 편이다.

몇 년 전 여주인공이 뇌종양 진단을 받고 생을 정리하는 내용의 TV 주말 드라마가 인기였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기간에 자신의 모든 증상이 여주인공과 일치한다며 스스로 뇌종양이라고 찾아오는 환자도 많았다. 그들은 불문곡직하고 MRI 촬영을 요구했다.

물론 대다수는 정상이었지만 몇몇 환자는 결과를 믿지 않고 대학병원으로 가보겠다며 MRI를 복사해 가는 웃지 못 할 일이 있었다.

머리가 아플 때, 많은 환자가 제일 먼저 머릿속에 뇌종양 같은 나쁜 병이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닐까 걱정한다. 하지만 TV 드라마와 달리 실제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나 몸살처럼 열이 나는 감염성 질환 혹은 전신성 질환이 있는 경우다.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나타나는 긴장성 두통(때로는 신경성 두통이라고도 함)일 가능성이 높다.

육체적 스트레스나 잘못된 자세 등으로 생기는 목·어깨 부분 근육 이상에 의한 두통도 있다.

두통의 원인은 감기 등 아주 가벼운 질환부터 뇌출혈, 뇌경색, 뇌혈관 이상, 뇌염, 뇌막염, 뇌종양 등 매우 심각한 병에 이르기까지 너무 다양하고 임상 증상도 복잡하다. 그 때문에 신경과 의사에게도 간단치 않은 두통거리이다.

두통의 진단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어느 부위가 어떻게 아픈지, 또한 마비·어지럼증·구토·언어장애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통증이 악화되는지 등이다.

만일 5년 이상 계속 악화되지 않고 같은 양상으로 머리가 아프다면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머릿속에는 아마 큰 병이 자라고 있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머리 한 부분만 따끔거리거나 욱신거리면서 아픈 경우도 뇌 자체에 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유는 뇌 자체는 통증을 느낄 수 없어 바늘로 찔러도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통이 있을 경우 주변인들의 잘못된 정보나 TV·인터넷 정보에 의한 엉뚱한 자가 진단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전문 의사의 진찰과 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

   

끝으로 두통은 누구나 1년에 수 차례씩 겪는 증상이며 완치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때그때 조절하는 통증이므로, 부디 두통 하나 완치 못시킨다며 필자를 탓하지 마시길.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신경과 조경원 과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