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 창원축구센터 찾는 사람들

창원시 성산구 사파정동에 있는 '창원축구센터'에 있는 하프돔으로 사람들이 한 명씩 들어선다. 먼저 온 사람들은 맞춘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으레 그렇듯 일찍 온 사람들도 있고 늦게 온 사람들도 있다. 모임을 주도하는 이는 늦게 온 사람들에게 타박을 준다. 그도 그럴 것이 말쑥한 이 시설은 정해진 시간에 내야 할 대여료가 만만찮다.

축구센터 하프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천장이 지붕으로 덮여 있다. 비가 와도 상관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 일반인은 4시간 이용 기준 평일에는 20만 원, 토요일과 공휴일은 30만 원을 내면 빌릴 수 있다. 20명 정도 회원이 되는 모임이라면 한 사람당 1만~1만 5000원 정도 부담하면 된다. 동호인들에게는 주말에 잘 갖춰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다면 충분하게 지급할 만한 금액인 듯하다.

하프돔 구장은 일반 축구 경기장의 70~80% 정도 크기다. 비가 와도 경기를 할 수 있고 사방이 벽이어서 공이 멀리 나갈 염려도 없다.

   

"웬만하면 다 하프돔 빌리겠네."

"아니다. 밖의 경기장이 훨씬 인기가 많다. 여기는 크기가 작아서…."

제대로 공을 차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제대로 갖춰진 경기장에서 시합을 하는 게 더 나은 듯하다. 축구센터에는 실외 경기장도 여러 개 갖췄다. 대여료는 하프돔보다 비싸다. 역시 4시간 기준 평일에는 30만 원,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50만 원이다. 운동장도 넓지만 천연잔디를 갖췄기에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는 듯하다.

오랜만에 모인 사람들은 가볍게 몸을 풀며 골대로 힘껏 공을 찬다. 골대를 향해 시원하게 잘 차는 사람도 있고 동작이나 공이 가는 모양새가 어설픈 사람도 있다. 세게 날아온 공을 막은 골키퍼는 너무 아프다며 엄살을 피운다. 헛발질을 하거나 어이없이 공을 찬 사람들에게는 핀잔이 돌아간다.

사람이 10명 넘게 모이자 경기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일반 경기장보다 작은 하프돔에서 전 경기장을 쓰지 않고 짧은 가로축을 양쪽 골대로 정한 미니 게임이다. 골대도 훨씬 좁다. 경기장을 전부 쓰기에는 사람 수가 부족하다. 대신 경기장은 좁게 쓰지만 양쪽을 왔다갔다하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패스! 패스!", "슛! 슛!"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마음은 선수인 사람들이 제법 긴박하게 경기를 진행한다. 선수들처럼 세련되지는 않지만, 공을 쫓아다니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헛발질도 나오고 어이없는 패스도 나오지만, 또 나름대로 재미이기도 하다.

일반 운동화를 신은 한 명은 경기장에서 쉽게 미끄러진다. 공을 쫓아다니는 것도 버거운데 자주 넘어지니 체력은 더 빨리 바닥난다. 세차게 몇 번 공격하더니 이내 수비하는 쪽으로 내려온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아이고 몇십 년 만에 뛴다."

하소연 같기도 하고 넋두리 같기도 한 한마디를 툭 내뱉는다.

좀처럼 터질 것 같지 않던 골이 터지자 묵혔던 환호가 한 번에 터진다. 골 넣는 기쁨은 '동네축구'라고 덜할 리 없다. 20~30분 정도 진행되는 경기가 마무리되자 선수 몇몇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평소 관리하지 않았던, 그래서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탓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준비해뒀던 음료수를 마시는 누군가도 만만찮은 운동량에 혀를 내두른다. 경기에서 이긴 쪽 선수 한 명은 승리한 공을 자신에게 돌리느라 분주하다. 이 시점에서 막지 않았다면 졌다, 여기서 수비해내지 않았으면 우리가 졌을 것이라는 식이다. 그렇게 푸는 여흥을 사람들은 또 굳이 막지 않는다.

시합을 마친 사람들은 가져온 음료수와 짐을 정리하고 하프돔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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