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장·군수에게 듣는다] 조유행 하동군수

"내 열정에 공무원의 '공감'을 더할 생각이다."

조유행(67·새누리당) 하동군수는 2년 전 취임할 때 이렇게 말했다. 또 경제 개발과 문화사업 둘 다 욕심이 생긴다고 했었다. 10월 현재 하동군은 문화·관광·농촌 도시와 더불어 경제도시로 거듭날 토대를 갖췄다. 그의 열정 덕에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2003년 지정받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내 4개 산업단지에 청신호가 왔다. 산업단지가 계획대로 완성되면 하동은 2020년 말에 시로 승격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3선 하동군수로 2년이 흘렀다. 가장 큰 성과와 미흡한 점은. 공약은 얼마나 진척됐나.

"우선 군민들이 농촌이라는 소극적인 경계를 넘어 적극적으로 바뀐 부분이 중요한 성과다. 공무원들도 불가능의 경계를 뛰어넘어 할 수 있다는 자세로 바뀌었다. 큰 성과는 경제자유구역. 힘들고도 힘들었지만 결국 해냈다.…하지만, 지역경제가 아직도 어렵고, 군민들의 자립 의지가 부족하고, 의타심이 많이 남아 있다. 옛날에는 배수로도 주민들이 스스로 함께 만들고 했는데, 지금은 행정에서 다 해주니까. 자치의식을 가지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2년간 공약사업 51% 해놨는데, 내 공약은 다 장기적인 것들이니까 좀 더디다 뿐이지 계속 추진해야 할 프로젝트가 많다. 공약은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하동군은 2003년 지식경제부로부터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대송산업단지, 두우배후단지, 덕천배후단지의 4개 단지를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았다. 이후 2008년에 4개 단지 중 핵심단지인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561만 3000㎡(170만 평) 중 해면부 317만 4000㎡(96만 평)를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 등 정부 인·허가를 얻었다. 이어 2009년도 실시계획 최종승인을 받아, 2010년 대우조선해양(주)과 66만 1000㎡(20만 평) 토지분양 계약을 체결하고, 여러 어려움 끝에 분양계약금 110억 원은 납부하고, 나머지 잔금 1320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 금융약정을 토대로 자금 확보를 위한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갈사만 조선산업단지를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를 생산하는 첨단 산단으로 조성하게 된다.)

조유행 하동군수는 군민과 공무원들이 불가능의 경계를 뛰어넘어 할 수 있다는 자세로 바뀐 것이 민선 5기 군수 취임 후 가장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박일호 기자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문제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앞으로 계획은.

"흔히들 경제자유구역이라고 하면 갈사 조선산단만 얘기하는데, 두우배후단지, 대송산업단지, 덕천배후단지까지 4개 합해서 1223만 1405㎡(370만 평) 정도다. 갈사만 산단이 핵심 산업단지다. 갈사만 산단에는 조선하고 해양플랜트, 대송산단은 조선산업과 관련된 산업으로 구성되고, 실시계획승인을 받은 두우배후단지는 섬진강 하구에 주거와 관광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덕천배후단지는 주거, 사무실, 유통단지가 들어선다. 지금 조성하고 있는 게 248만㎡(75만 평)이다. 4개 산업단지가 계획대로 완성되면 하동은 2020년 말에 시 승격이 확실하다고 본다. 경제도 튼튼해질 거다. 관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도 산업단지에 다 공급된다. 10만 명 회사원이 다 먹는다 생각해 보라. 우선 먹을거리를 하동에서 공급해야 하니까 농업도 같이 살아난다. 경제자유구역은 하동만의 산업이 아니다. 파급 효과는 서부 경남 전체에 영향을 미칠 거다."

-조선산업이 요즘 좀 처져 있는 상태인데, 전망은.

"조선은 하향길로 보고 해양플랜트는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본다. 그래서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소를 유치했고, 16만 5289㎡(5만 평) 부지 조성해 놓고 조달청에 건축업자 공고해 놨다. 부산하고 갈등 있는 것은, 해양플랜트 전부를 부산으로 가져간다 하동으로 가져온다 이건 아니거든. 지역 특성에 맞는 것을 가져오면 된다. 종합시험연구소가 하동에 왔다는 것만 해도 다른 연구소 등을 유치할 기반을 갖췄다는 거다."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 조성사업과 구 노량 해안마을 미관개선사업이 경남도 남해안 선 벨트 사업에 들어 있던데.

"정부 사업은 초창기에 못 받아오면 정권 바뀌고 나서 못 받아올 때가 많더라. 처음에 엄청 노력을 했다. 아마 선벨트 사업도 다음 정권 때 누가 되더라도 대부분 바뀔 거다. 하동 사업은 김태호 전 지사 때 따냈던 사업인데 잘되고 있다."

-농업 정책이 전국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농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전략을 만들어나가고 있고, 또 맞춤형 농정을 해야 되겠다 생각하고 있다. 그전에는 돈을 마구 풀어줬다 하면, 지금은 돈을 풀되 개인별 컨설팅을 해서 예산이 허실 되지 않도록 하는 거다. 이게 2008년부터 해온 천부농 만부촌(千富農 萬富村)이다. 내년까지 조소득 1억 원 이상 농가 1000가구 만들고, 1만 가구가 3800만 원 조수익 올리면, 전국적으로 모범 사례다. 농촌진흥청이나 농식품부, 타 지자체서도 눈여겨 볼만한 정책이다."

-하동녹차를 학교급식으로 지원하는 조례가 추진되는데, 계기는.

"학교 급식으로 지원하자는 의견은 녹차 담당공무원이 교감했던 것 같고, 공식 발의는 두 도의원(여영국(무소속·창원5), 황종원(새누리당·하동))이 했다. 차가 좋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검증된 자료가 있다. 녹차 마신 학생들이 안 마신 학생들보다 충치가 적고, 배앓이를 적게 한다는 자료도 있고. 녹차산업에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다."

-버스안내양, 환경미화원 체험 같은 현장행정을 펼치는 이유는.

"간부들도 일주일 세 번 현장에 나가도록 한다. 보고만 받는, 서류상 느끼는 것과 현장에 나가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군내 65세 노인 인구가 60~70% 된다. 농어촌 버스 운영은 전국서 처음 하는 건데, (잘하고 있다고)칭찬 들을 만한 것인지 군수가 직접 안내양을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또 추석 앞두고 집사람하고 같이 환경미화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아보려고 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미화원들이 열심히 즐겁게 일하더라. 많은 걸 배우고 왔다."

-전국 최초로 40대 초반 6급을 5급으로 파격 승진시켜 논란이 됐다.

"가장 무난하고 가장 잘못된 인사는 서열대로 고참(선임) 순으로 끊는 것, 아무 말은 없다. 단체장이 바뀌고 나면 자기한테 섰던 사람들 좋은 자리 보내고, 나머지는 한직에 보내고 그러는데…나는 줄 세운 인사는 안 한 거 같다. 앞으로도 그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다만, 나이 많은 사람이 사무관 못 달고 퇴직하는 경우 있는데, 그 사람들에겐 미안하다."

-도지사 출마설과 관련 앞으로 계획은.

"순수하게 타천으로 얘기됐는데…내가 능력 될까 생각했는데 시간 지나면서 괜히 하니 안 하니 망설여서는 갈사만 조성하는 데 도움도 안 되고, 준비도 안 돼서 (도지사 생각)안 했다.…2년 뒤 뭘 해야 한다는 것도 지금 알 수 없지 않나. 공직 일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한평생 가족들에게 죄를 짓다시피 했는데, 늦었지만 가족들에게 신경을 써야겠다. 하하. 실제로 3선 군수 한다는 건 군민들에게 굉장히 은혜 입은 거다. 뭘 갚아줘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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