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55) 남해군 사회복지과 김재실 선진장사팀장

남해군의 혁신적인 장사 행정과 시설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해마다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도내 18개 시군 담당과장과 공무원 40여 명이 남해군을 방문해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춘 남해군 추모누리와 공동묘지 정비 지역을 둘러봤다.

특히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관계 공무원도 남해군을 방문할 정도로 남해군의 모범적인 장사시설은 중앙부처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7년 넘게 남해군의 장사 행정을 이끌어 온 사회복지과 김재실(54) 선진장사팀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05년 7월부터 장사 행정 업무를 담당한 그는 추모누리와 공설화장장 조성, 공동묘지 광역화 사업 등 군에서 추진한 대부분 장사 시설과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

화장장이나 납골묘 같은 장사시설은 화장 문화가 정착되면서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혐오시설로 인식돼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사업을 중단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남 도내만 보더라도 군부 가운데 장사시설을 갖춘 곳은 남해군과 고성군밖에 없을 정도다.

남해군도 서면 연죽리에 있는 화장장과 추모누리를 건립하면서 주민들의 반대로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의 지속적인 설득과 헌신으로 주민들의 반대를 극복했다.

"꺼리는 업무인데, 제가 두 번이나 이 부서에 지원을 했습니다. 담당 직원이 계속 바뀌니깐 주민 간 갈등 해소에 장해가 됐습니다. 그래서 두 번이나 지원했죠. 주민들을 직접 만나서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계속 설득을 했습니다."

추모누리는 장사시설 건립에 따른 님비현상을 극복한 전국적인 우수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사망에서부터 운구·화장·매장의 모든 장례 절차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군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까지 했다.

군의 적극적인 행정과 그의 노력으로 2000년 초반까지 10% 미만이던 화장률을 올해 들어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농촌지역 지자체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화장률이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국무총리상, 올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함께 일하는 직원 2명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최근 남해군은 장묘문화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중책이 그의 손에 맡겨졌다.

그 사업은 공동묘지의 공원화를 위한 자연장지 건설이다.

오는 2014년까지 군내 6개의 공동묘지에 5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8만 2000㎡ 규모의 친환경 자연장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이다.

더불어 남해군의 장사문화 개선 시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시에 알리는 홍보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정현태 군수의 공약이기도 한 이 홍보관은 군의 장사문화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고, 특히 자연장지 정책 등을 홍보해 미래의 장사문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 사업들이 군의 장사문화를 집대성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치밀한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화장 시설에 가면 차분하고 안정감을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군이 직접 운영하는 화장 시설이 건립된 이후 줄곧 시신의 운구와 화장을 직접 해 왔다.

군민들이 화장 시설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화장 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 차원에서라고 했다.

그는 특히 "오랫동안 이 일을 하다 보니 화장 시간을 단축해서 연료를 절감하는 방법이나 편리하게 기계를 사용하는 비결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실제로 적용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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