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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뜨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 어느새 땀 송골송골

[경남맛집] 창원시 내서읍 중리 '봉림촌'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2년 09월 26일 수요일

지난여름 18년 만에 찾아온 살인적인 폭염도 일주일 간격으로 불어닥친 세 차례 태풍이 가진 위력 앞에 꼬리를 내렸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내 선선한 가을 바람 살랑거리며 코끝을 간질인다. 예년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서인지 갑자기 찾아온 가을 밤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아직 추운 겨울은 아니지만, 밤 시간 두꺼운 긴팔 차림을 한 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 갑자기 쌀쌀해진 밤 공기 덕에 여름에 보기 어렵던 뜨뜻한 어묵 포장마차에 손님이 옹기종기 모였다. 비단 어묵 국물뿐이랴. 쌀쌀해진 날씨 덕에 동네 이름난 돼지국밥집에도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뜻하면서도 얼큰한 국물 한 숟갈에, 잘 삶아진 수육을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는 어르신들 모습은 이제 겨울이 멀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든다.

한때 감상에 젖어 돼지국밥이 맛있기로 소문난 집을 주변 지인들로부터 수소문해 추천을 받았다. 그 가운데 한 곳이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에 있는 '봉림촌'이다.

내서 중리공단 인근에 자리한 봉림촌은 공단 내 직원과 내서 주민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곳이다. 성현숙(50) 사장이 이 집을 맡은 지 만 8년이며 이제 9년째로 접어든다고 했다.

원래 다른 사람이 하던 가게를 종업원이던 성 사장이 인수했다. 종업원이던 때부터 오랜 시간 국밥을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를 봉림촌에 담았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주방이 확 눈에 들어온다. 손님들이 주방을 언제든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게 돼 있어 정리와 위생관리가 철저한 편이다.

음식을 먹기도 전에 청결한 주방이 기대를 갖게 한다. 으레 돼지국밥집에서 나는 특유의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

이 때문일까. 이 집 국밥은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순수 100% 돼지 사골로만 육수를 뽑아내기 때문. 이는 성현숙 사장이 자신이 원하는 최상의 맛을 내려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다.

   
  보기만 해도 얼큰한 국밥에 먹음직스런 살코기가 그득하다.  

"매번 돼지 사골로만 하니 밍밍한 것이 특별한 맛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은 색다른 맛을 내려 육수를 뽑을 때 돼지 잡내를 없앤다는 천연 재료 몇몇을 함께 넣어 육수를 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첨가물이 되레 돼지뼈가 가진 특유의 깊고 구수한 맛을 버려놓더고구요. 많은 시도 끝에 '아! 결국은 사골밖에 없다'고 판단을 내렸죠."

주재료인 돼지고기와 사골은 창녕 도축장에서 잡은 것을 발골 및 분할을 한 뒤 들여온다. 한 번에 성체 한마리를 통째로 들이는데, 이틀이면 모두 소진된단다.

돼지 사골은 세척한 다음 두어 시간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육수는 큰 들통 두 개에 물과 사골만 넣고 14시간가량 푹 끓여낸다.

돼지 잡내를 돼지 특유의 깊은 맛으로 환원시키려면 14시간 이상 끓여내야 한다는 것이 성현숙 사장의 지론이다.

한쪽에서는 국밥에 넣을 고기들을 삶는다. 삼겹살은 수육과 구이용으로 남겨둔 다음 나머지 부분을 주로 사용한다.

   
     

국밥에 들어갈 고기는 부드러우면서 야들야들한 식감이 생명. 이 때문에 기름기가 적어 퍽퍽한 부위는 사용하지 않는다.

성 사장이 내세우는 또 하나 원칙이 있는데, 바로 양념장이다. 신선한 고춧가루, 마늘, 생강, 고기 육수, 파 등 10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 양념장은 국밥에 얼큰한 맛을 더한다.

모든 재료를 갈아서 양념장을 만들지만, 입자를 굵게 해 양념장만이 가진 감칠맛이 더욱 잘 배어나오게 했다. 양념장은 대부분 국밥에 얹어져 나가는데, 국물이 가진 진한 맛을 느끼려면 양념장을 빼 달라고 주문해도 된다.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받아 사용하니 국밥에 먹음직스런 살코기가 그득하다. 여느 국밥집에 비해 족히 두배가 넘는 많은 양이다. 이는 인근 공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배려다.

"우리집은 찾는 손님 대부분이 인근 중리공단 식구들입니다. 또 홀이 넓고 크다보니 단체 손님이 많은데, 대부분 산악회나 조기축구회 등 땀흘려 운동한 사람들이에요. 대부분 시장기가 가득한 분들이라 고기를 듬뿍 담아주다 보니, 이것이 우리집만의 특징이 됐네요."

뜨뜻한 국물은 말 그대로 '진국'의 면모를 보여준다. 우윳빛 육수는 돼지 잡내가 전혀 나지 않을뿐더러 냄새만 맡아도 구수한 향이 코에 감돈다.

한 술 떠 입에 넣어 음미하면 약간 단맛이 돌 정도다. 양념장을 풀어 얼큰하게 먹으면 찾아오려던 감기 기운도 달아난다. 붉은 색감이 강렬한데도 그다지 맵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감도는 캡사이신 특유의 톡톡 쏘는 기운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돼지·순대·내장·섞어국밥 6000원 △수육 2만 5000원 △수육백반 8000원 △모둠순대 1만 원 △순대전골 7000원(1인분) △대패삼겹살 5000원(1인분) △생삼겹살 8000원(1인분) △오리불고기 2만 5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 공단로 1길 46 1층. 055-231-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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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