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 기아자동차 창원도청지점 최민철 씨

창원에서 기아자동차 영업사원 생활만 20년째. 인맥이라면 남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최민철(46) 씨를 만났다.

최민철 씨는 1993년부터 영업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에는 박봉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 안 해도 될 만큼' 된다고 한다. 그런 여유가 있어서일까. 최 씨는 취미생활도 다양하다.

"30대에는 인라인스케이트로 마라톤도 했었고요. 한창땐 21km를 45분 만에 주파하기도 했어요. 자전거도 좋아하고요, 탁구도 하고요. 클래식 기타도 좀 칩니다."

적지 않은 벌이와 다채로운 취미생활, 언뜻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최 씨에게도 아쉬운 한 가지가 있다. 그는 아직 '총각'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까 아직 결혼을 못했어요. 저도 할 수 있다면 빨리하고 싶지요."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다시 물었다. 최 씨는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결혼을 빨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못 한 것 같네요. 하하."

기아자동차 창원도청지점에서 만난 최민철 씨가 고객과 통화를 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30대까지 주변에 재밌는 일도 많고 놀 사람도 많다 보니 결혼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인기 많았어요. 여학생들이 강의실 앞쪽에서 한 명, 뒤쪽에서 한 명이 기다릴 정도였는데요. 사회생활 시작하고 30대에 접어들어서도 함께 놀던 친구들, 동료가 이제는 모두 결혼하고 아이를 기르고 하니까. 나만 속은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최 씨도 결혼할 뻔한 적이 두 번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영업한다'고 하면 상대 집에서 결혼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관심을 좀 보이더라도 현실적으로 얼마나 벌었는지, 집은 얼마나 큰지 따지기도 했다고 한다.

"저는 솔직하게 말했어요. 모아 놓은 게 없으니 없다, 집 사놓은 것도 없으니 없다. 뻥을 좀 쳐야 했을까요? 그런데 그런 건 모두 거짓말이잖아요. 속이긴 싫었어요."

선도 많이 봤다고 했다. 그런데 최 씨는 대부분 대화 시작부터 이른바 '호구조사'를 한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집은, 차는, 학교는, 부모님은…. 그런 얘기부터 시작하면 자기도 모르게 반발감이 생겨 일을 그르칠 때가 잦았다. 또 최 씨가 마음에 들면 상대가 별로, 상대가 자기를 마음에 들어 하면 최 씨는 별로였다고 했다.

사실 다양한 취미생활에는 '미혼'이라는 이유도 한몫했다. 최근에는 '칼리오페 클래식기타 앙상블'이라는 기타동아리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10월 20일에 창원문화원에서 열리는 두 번째 연주회가 있기 때문이다. 연주회 준비로 바쁘기도 하지만, 허전한 마음은 숨길 수 가 없다.

"하루 해가 질 때면, 더 외로워져요.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내가 있는, 아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오늘은 퇴근하면 뭐하지 하다 보니 이것저것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한 것 같아요."

인터뷰 도중 최 씨는 조카 사진을 보여주며 "요만하던 녀석이 이만큼 컸다. 주말마다 놀아주며 내가 다 키웠는데, 요즘 공부해야 한다며 잘 만나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하며 웃는다. 일요일마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놀러다니며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했단다.

"아마도 제가 너무 착한 여자를 찾고 있나 봐요. 어떻게 보면 세대차이일 텐데, 제가 '유명 커피전문점' 그런 걸 잘 몰라요. 여자들은 그런 거 싫어하겠죠?"

아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하고, 아이도 좋아하는 최민철 씨. 유명 커피전문점이 대수랴. 대화를 나누다 보면 꽤 친절하고, 재밌고, 순진한, 매력 가득한 사람인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올가을, 최민철 씨에게 꼭 좋은 짝이 생기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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