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제로성장 육박 반증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1일 또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경기 둔화를 좌시만 하고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서는 진작부터 폭넓게 예상된 조치이기는 하지만 지난 3일에 이어 채한 달도 안되는 사이에 0.5% 포인트씩 두 차례에 걸쳐 1% 포인트나 낮춘 것은 앨런FRB 의장 체제가 등장한 지난 198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FRB는 나아가 경제가 더욱 악화될 소지가 크다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해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RB의 이러한 발빠른 움직임은 현재의 미국 경제에 대한 상황 인식이 매우 심각하다는 단적인 반증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2.4분기까지만 해도 5.6%의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3.4분기에는 2.2%에 그쳤고 4.4분기에는 5년 반만의 최저 수준인 1.4% 성장으로 뚝 떨어졌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지난주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제로’성장에 육박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해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더욱이 뉴욕의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하는 소비자 신뢰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올 1월에는 4년만의 최저를 기록하는 등 소비 심리 위축과 기업의투자 의욕 감퇴가 경제의 앞날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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