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장·군수에게 듣는다] 이창희 진주시장…"도지사 출마는 아직"

진주시의 복지행정이 빛을 발하고 있다. '복지사각지대'에 관심을 둔 이창희(61·새누리당) 진주시장의 안목 덕분이다. 그는 복지뿐 아니라 교육, 보육, 장애 사각지대에도 열정을 쏟고 있었다. 취임 때 공약했던 기업 유치도 9월 현재 55개에 달한다. 그는 문화와 교육, 농업도시인 진주시를 첨단산업문화도시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을 진주시로 오게 하려는 그의 발상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2년간 시정 중 복지행정이 눈에 띈다.

"돈 안 드는 복지 하니까 오히려 복지가 늘었다. 대표적인 것이 좋은세상, 무장애도시다. 좋은세상은 1200~1300건 정도 혜택 주고 있다. 예산만 갖고, 공조직만 갖고 복지행정은 안 된다. 민간조직들이 발굴하고 돕기 때문에 되는 거지. 시는 중개자, 복덕방 역할만 하면 된다. 돈 안 드는 복지, 맞춤형 복지가 그래서 가능했다. 수혜자도 만족감이 높고. 무조건 나눠주는 복지는 아무런 도움 안 되고 예산만 낭비된다."

-복지 분야에 열정을 쏟게 된 계기는.

"작년 초 이명박 대통령이 SBS뉴스 봤는데, 화장실서 생활하는 삼형제가 있었다. 화장실 얼지 말라고 겨울에 스팀 때니까 애들이 화장실에서 먹고 자고 한 거라. 이걸 보고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 조사하라 했다. 진주시 인구가 34만 명인데, 사각지대 있는 사람을 16명 찾았다. 16명은 말도 안 된다, 더 찾아내야 한다 생각했다.…37개 읍면동에 좋은세상 협의회원들을 30명 정도 구성해서 앞집 뒷집 사각지대 사람들 찾기 시작했다."

이창희 시장은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문화와 교육, 농업도시인 진주시를 첨단산업문화도시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박일호 기자

-사각지대 놓인 사람들을 어떻게 돕나.

"일단 그 동네 사람들이 해결하고, 안 되는 건 본청에 넘긴다. 돈이 드는 것은 본청에서 해결해준다. 칠암동에 문짝이 고장 난 집이 있는데 수리비가 50만 원 들어서 평생 못 고치고 그대로 사는 거라. 그래서 그 동네 사람이 9000원으로 재능기부를 해서 고쳐준다. 이 9000원은 성금 받아서 해결하고. 각종 요양원에 쌀 많이 배분하는데, 받는 곳은 엄청 넘쳐난다. 쌀 500포 필요한 곳엔 2000포 가고, 1000포 필요한 곳엔 한 포도 안 가고. 본청에서 쌀을 받아서 사각지대에 다 배분한다. 그러면 과잉 수혜자도 없고 누수도 없다. 복지 수요자와 공급자의 가교 역할 하는 게 시의 역할이다."

-교육, 보육 정책도 색다르다.

"진주시는 4대 복지가 있다. 첫째가 좋은세상, 둘째가 무장애도시고. 세 번째가 진주아카데미다. 진주아카데미가 뭐냐면, 교육 사각지대 있는 사람을 구제하는 거다. 학교, 학원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교육이 있다. 대표적인 게 자기주도학습. 자기주도학습 강의 개설하니까 사교육비 경감되고, 교육 사각지대도 해소됐다. 한 강좌에 2만~5만 원밖에 안 받는다. 강의하는 사람은 모두 서울에서 온다.…넷째는 장난감은행. 0~5세 글자 모르는 아이들이 장난감은행에서 부모와 같이 놀 수 있고 장난감도 빌려준다. 시 예산으로 장난감 사준다. 장난감 비도 줄고 양육비도 줄고. 원하는 가정 모두 혜택 받을 수 있다."

-기업도 많이 유치했는데.

"국·도비 많이 가져와야 하지만, 진주시 재정 자체가 튼튼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 유치에 노력 많이 했다. 진주시 생기고 최초로 대기업 온 것이 GS칼텍스다. 21일 기공식 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유치 포함해서 유망, 재벌 기업 55개 기업 유치했는데, 6500명 고용됐다. 진주 인구가 처음으로 4600명 늘었다."

-진주시 미래 콘셉트를 '첨단산업문화도시'라고 밝혔다.

"지구상엔 세 개의 소재가 있다. 금속, 화학, 세라믹 소재. 금속은 광양이나 포항, 화학은 울산과 여수가 선점해버렸다. 나머지가 세라믹이다. 반도체 연구하는 세라믹기술연구원이 진주로 오고, 부설 세라믹기술화센터도 진주에 짓고 있고, 항공국가산업단지, 국방과학품질연구원도 진주로 온다. 앞으로 진주는 다른 곳이 하지 않는 첨단을 하게 된다. 그래서 산업문화도시라는 거다."

-진주엔 농민이 많은데, 농업 정책보다 산업 발전에 더 치중하는 거 아닌가.

"진주의 기둥이 4개 있었다. 농민, 그리고 교사가 7000명 산다. 물론 공무원 포함해서. 또 1000여 개 영세기업, 기존 진주 은퇴자들이다. 가장 큰 기둥이 상평공단 기업과 농민들이다. 그런데, 이것 갖고는 한계가 있다. 농사는 공장에서 차 만들듯 확 늘릴 수는 없는 거다. 그래서 기업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항공과학산업단지, 정촌, 금형, 사봉, 지수 산단. 다섯 개 공단이 들어서면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인구 50만 도시가 된다. 기업 유치 많이 하면 농업 더 좋아진다. 진주 대평 수박이 유명한데, 지금 창원 대산 수박이 더 잘 팔린다. 진주에 많은 공장 들어오면 대평 수박은 더 많이 팔린다. 또 농업기금 300억 원 목표로 연리 1%로 도움 되게 하고, 신기술 접하라고 작년부터 국제농업박람회 열고 있다. 농업인 학교, 관광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에 머물러 있던 판로도 유럽, 중동, 미주로 확대했다."

-최근 진주참여연대가 시정 중간평가에서 "중장기 계획이 없다. 대기업 유치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분들이 이해를 잘못한 거 아닌가 싶다. 대기업 유치가 현실성이 없다는 건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 유망기업 등 55개를 유치한 건 뭔가."

-혁신도시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산업기술시험원 이전 문제로 시끄럽던데.

"부지 조성은 90% 이상 돼 있다. 부지 조성하면서 11개 공공기관이 건축허가 받아서 6개는 착공했다. 2013년 거의 입주 완료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말고는.…산기원이 꼼수 부려서 늦어지고 있는데, 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사실은 처음부터 잘못 꼬인 거다. 2009년 이전 결정 났을 때 문제 소지가 있던 것을 진주시가 몰랐던 거다. 그래도 260명이 와야 하는데 80명밖에 안 온다고 하니까 아주 파렴치한 기관이지."

-진주시장 재도전할 생각은.

"세상 일 모든 것이 지가 하고 싶다고 하고,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건 아니더라. 진주시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시장 안 되겠다고 하면 못 하는 거고, 시장 니 잘한다 하면 한 번 더 하는 거고."

-공천 가능성은.

"공천 문제도 결국은 시민들 뜻과 같이 가지 않나 싶다. 시민들이 도저히 안 되겠다 하면 (공천)줄 수가 없다. 시민들이 잘한다 하면 공천 주어지지 않겠나."

-창원시장 자리와 도지사 자리가 비는데….

"에구! 진주시장 하면서 창원시장 바라볼 게 있겠나. 창원에 있을 때 같으면 몰라도. 지금 진주에 왔는데 창원시장은 저하곤 거리가 멀다.…도지사는 한다, 안 한다 소리 자체를 언론에 말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언론에서 도지사 후보로 거론하셨는데, 능력도 없고 자신도 없는 사람을 거론해 준 것만 해도 고맙다. 진주시에 벌여놓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아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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