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경남 야당 지지율 35% 넘으면 새누리 어렵다"…역할 고민 중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자로 거론되는 홍준표(한나라당 전 대표) 새누리당 상임고문이 13일 진주시청 기자실에 들러 민심 탐방을 이어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기자실에서 40분 정도 민심 탐방 이유와 대선 분위기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경남을 돌아보면서 농촌이 많이 피폐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축산업은 심각했다. 한미 FTA가 본격화되면 축산업은 최고 피해가 클 것이다. FTA로 이익을 보는 쪽에서 수익금 일부를 내놓는 등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자 "저도 후보군 20명 중 한 명이다. 민심 투어를 마치고 추석이 지난 이후 출마를 결정하려고 했는데, 당에서 갑자기 일정을 당겨서 19일 후보등록을 받는다고 했다. 대선 때 홍준표가 할 역할은 뭔지 유심히 보겠다. 검토해보고 출마 여부, 공천 신청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대선은 수도권 20, 40세대와 PK의 민심 향배에 달렸다. 새누리당의 PK 지지율은 YS 때 72%에서 점점 내려와 이명박 정권 때 55%까지 떨어졌고, 급기야 민주당 성향의 도백도 나왔다. 그만큼 PK 민심이 좋지 않다"며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누가 봐도 PK 출신이다. 문재인 아니면 안철수 후보가 될 공산이 짙은데, 그러면 대선 대결구도는 TK대 PK 대결이다. 지금 잠잠한 PK 민심이 'PK 후보 대통령 만들자'라면서 후보가 등장하면 TK지역 대선은 어려운 구도로 간다. 그 구도에서 당 대표를 지낸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대선은 독립 변수고 경남지사 선거는 종속 변수다. 대선과 지사 선거가 윈윈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수도권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도 인정했다. 그는 "수도권 분위기는 45대 55다. 서울은 박 대표가 아무리 노력해도 좀 밀린다. 충청은 (여야가)비슷하고 대구·경북 (우리가)압도적이고, 호남은 민주당이 압도적이다. 경남에서 (야당이)35%를 넘으면 무조건 희망이 없다. 벌써 부울경에서 여론조사 수치가 (야당이)43%까지 올라갔다. 지사 선거가 경남 전체 또는 PK 민심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당은 단순히 지사 선거가 아니고 부울경 민심의 바로미터를 어떤 식으로 바꿔볼 것인가라고 접근하고 있다. 창원에서 최고위원회를 하는 것도 그런 차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PK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35%를 넘기면 우리가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 때 28%였다. 노 대통령이 경남 출신이긴 하지만 DJ 정권 영향을 많이 받아서 반 DJ 성향이 강했는데 당시 28%나 나왔다. 지금 민주당은 DJ 영향권 벗어났다. 경남 민심이 PK 후보 대통령론을 들고 나올 때는 우리가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당 대표까지 한 사람이 도지사에 뛰어든다는 게 격이 맞지 않다는 여론이 있다고 하자 "대선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 격에는 맞지 않다. 이명박 정권에서 장관을 준다고 해도 안 하겠다고 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재집권을 해야 한다. 그래서 PK를 보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돌아보니까 경남지사 자리가 엄청나게 큰 자리이고,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알았다. 고향을 위해 격 안 따지고 헌신할 자리를 해본다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라며 출마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피력하면서도 "19일까지는 '쪽 팔리지 않는' 판단을 하겠다. 안철수처럼 '안개식'은 하지 않고, 가부를 뚜렷하게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민심 탐방'이라는 제목으로 시·군청이나 기자실만 방문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는 차라리 예비후보로 등록해서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합천의 한 마을회관에서 묵었는데 어르신들이 막걸리와 파전을 내놓고 먹자고 하는데 선관위에서 사진을 찍고 난리였다. 후보자로 거론되는 사람은 사전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들르고 기자실에서 얘기를 나누는 데 그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생 탐방은 오는 25일까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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