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의학드라마 <골든타임>. 지난 3일 방송분에는 한 응급 환자가 인근 다른 병원에서 해운대 세중병원으로 트랜스퍼(한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절차)되어 들어오는 장면이 방영됐다. 이송되기 전 병원에서 온 의사가 진료 내역이 담긴 CD를 세중대병원 측에 전달하고, 외상외과 최인혁 교수는 이를 돌려본다.

CT 화면을 돌려보던 최인혁 교수는 인턴에게 "현재 CT화면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CT가 구형이라 사진과 사진 사이 시간 간격이 크다. 이 사이에 출혈이 생겼을 수도 있으니 몸을 열어봐야 알겠다"며 수술을 서두른다. 이런 일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벌어진다. 같은 CT 또는 MRI라도 과거에 출시된 제품과 현재 출시된 제품 간 성능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 또는 보호자들로서는 구형 장비와 신형 장비 사이 비용차이가 없기 때문에 더욱 꼼꼼하게 따져 판단해야 한다.

MRI 성능은 테슬러(이하 T)라는 자기장의 세기로 구분된다. 3.0T MRI는 과거에 출시된 1.5T보다 더욱 강한 자기장을 활용하여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질환부분에 대해 더욱 정밀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검사 시 얻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과정 없이 촬영 시 직접 디지털 신호를 수신하는 시스템이 접목된 장비가 출시됐다.

덕분에 영상 화질이 기존 장비보다 최대 40%나 향상돼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 장비는 현재 국내에는 수도권에 서울대학교 병원, 서울아산병원, 지역에는 삼성창원병원에서만 가동 중이다. 옛날 MRI들은 빛을 발현하는 곳이 단방향이어서 영상에 그림자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빛을 양방향으로 발현하는 '멀티 트랜스밋'(Multi-Transmit)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 시스템은 그림자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해 검사부위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어 오진 확률을 대폭 줄일 수 있다.

CT는 인체 내 해부학적인 기능상 문제점을 진단하는 장비다. CT는 '채널'이라는 단위로 성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채널은 인체의 단면을 촬영할 때의 몇 분할로 촬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수치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16채널 CT로 촬영한 장비는 촬영부위의 단면을 16분할해 촬영하므로 총 16장의 영상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진단의 정확도는 다소 미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들은 더욱 정밀한 진단을 하고자 128채널, 256채널과 같은 고성능 CT 장비를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한번 촬영으로 128장, 또는 256장의 영상을 얻어냄으로 더욱 정밀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드라마 <골든타임> 속 CD에 담긴 CT 사진은 16채널 장비로 찍힌 것으로 보면 된다. 최근 출시되는 첨단 의료장비들은 진단을 받는 환자들을 자세히 배려한다. 방사선 양도 최소화해 사용하고 있다. MRI는 적은 양의 조영제로도 자기장의 세기를 높여 영상의 정확도와 선명도를 확보한다. 더불어 CT나 MRI 검사를 하는 사람들은 원통형 튜브에 몸을 넣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체구가 큰 환자, 소아, 폐쇄공포증 환자들을 배려해 구경의 폭을 넓히고 소음을 줄여 환자가 더욱 안락한 환경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송윤규(삼성창원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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