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지 넣은 구수한 시골된장 특미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무렵이면 시내는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하나같이 직장 동료끼리, 혹은 친구끼리 가는 해를 아쉬워하는 모임을 가지기 위한 것이고 보면 해마다 이맘때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래 전 어스름이 내린 창원 중앙동 거리는 온통 화려하게 장식된 네온들로 가득하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넛, 혹은 너댓명이 다정하게 무리를 이뤄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무리를 따라 친한 벗들과 함께 들어선 곳이 창원시 중앙동 캔버라호텔 지하1층에 자리잡은 성수원갈비(대표 김성곤)다. 간단하게 저녁만 먹을 생각으로 들렀던 곳에서 삼겹살과 돼지갈비를 먹게 됐는데 그 맛이 썩 좋았다.

삼겹이나 돼지갈비는 겉으로만 보면 우선 두툼하고 푸짐해 보여 좋았다. 어느 집이나 나오는 밑반찬에 여러 가지 싱싱한 야채, 여기에 싱싱한 굴을 내놓는 것이나 새우를 삶아낸 것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성수원에서 내놓는 돼지갈비와 삼겹살 맛은 여느 집과 달랐다. 특히 갈비는 두툼한 고깃살에 비해 오히려 씹히는 맛은 부드럽고 감칠맛 난다.

특별한 비결이 없다는 김 사장의 겸손한 말과 다르게 칼집을 살짝살짝 내 구워낸 갈비는 눈에 띌 만큼 두터웠지만 씹히는 맛은 부드러웠다. 특별한 맛 때문에 몇 년째 고집스럽게 전라도에서 떼 온다는 기다란 삼겹살도 살코기와 기름기가 적당하게 어우러져 한 맛이 더 난다.

고기맛도 고기맛이지만 마지막에 먹은 우거지가 푸짐하게 들어간 된장국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가지가지 해물을 삶아 우려낸 육수에 토종된장을 풀고 푹 삶아낸 우거지를 일일이 손으로 찢어 넣고 여기다 연두부와 풋고추가 어우러져 내는 맛이 구수한 시골된장 그 맛이다. 고기를 먹은 손님이면 2000원에 맛볼 수 있는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음식점에서는 음식만큼이나 음식맛을 돋우는 게 식당분위기와 종업원의 친절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80명이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아늑한 분위기다.

여기에 성수원을 들어서면 인심 후하게 생긴 사장내외가 손님들을 반갑게 맞는데 단골손님들은 사장내외를 ‘이모와 삼촌’으로 부른다. 그만큼 편안하게 손님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특이하게 성수원은 오후 5시부터 식당문을 연다. 밤을 꼬박 새워 다음날 7시까지 손님을 받는데 단체회식을 하려는 손님을 배려한 시간대다. 요즘은 예약을 하고 찾는 것이 좋다.

쇠갈비가 8000원이고 돼지목살과 삼겹살.돼지갈비는 모두 4000원이다. 육개장.갈비탕.된장찌개도 4000원. (055)268-6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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