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매립 폐자재 발견…환경연합 "국회진상조사위 구성을"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지나간 4대 강 사업 낙동강 보 둔치 곳곳에서 세굴·침식현상이 발생했다. 둔치가 깎여 무너지면서 불법 매립된 폐자재가 드러났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일 낙동강 사업 구간 현장 답사에서 이러한 현상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창녕함안보 창녕 쪽 하류 둔치가 세굴되면서 철판과 천막·파이프관 등 각종 폐자재들이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준설토 투기장과 침사지 설치 때 사용된 폐자재를 불법으로 매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준설·침사지 작업을 한 곳이 아니다"면서도 "공사 이전에 매립됐을 수도 있다. 폐기물 전량을 수거해 처리했다"고 밝혔다.

창녕함안보 하류 쪽에는 낙동강 둔치를 가로질러 흘러들어오는 수로 호안벽이 무너져 협곡이 생겼다. 창녕 임해진 제방도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환경연합은 설명했다.

합천창녕보에서도 배수갑문과 연결되는 자연형 인공수로 호안이 무너져 내렸고, 하상이 세굴돼 수로 교각이 드러났다.

또 어도를 가로질러 가도록 설치한 징검다리는 물흐름을 막는 것으로 확인돼 징검다리를 철거하고 다리를 개설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환경연합은 "어도를 만들면서 아주 기본적인 사항마저 예측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공사를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지작했다.

합천창녕보 아래에서는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하면서 흙탕물이 그대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환경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함안보 하류 폐기물과 관련해 불법적 행위가 드러나면 고발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는 보 준공 이후 발생되는 각종 세굴 현상과 하자 관련 보수공사에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4대 강 사업 문제점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태풍으로 낙동강은 흙탕물로 변해 있었고 녹조는 보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흘러 들어온 토사로 자전거도로가 온통 흙투성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는 애초 8월 말 예정된 합천창녕보 준공이 한 달 연기됐다고 밝혔다. 수공은 세굴현상이 드러난 합천창녕보 하류 바닥보호공 덧씌우기 공사와 함께 양쪽 호안 공사를 하고 있다. 경남본부 관계자는 "최근 연이은 태풍과 잦은 강우로 8월 한달 간 공사를 거의 못해 9월 말께 준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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