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안갯속 경쟁적 '세 과시 장'…기획사 대행 한몫

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하는 조윤명 특임장관실 차관이 다음 달 12일 오후 4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산을 넘으면 평지가 생긴다〉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로써 도지사 보선 출마예상자의 출판기념회는 네 번째다. 이학렬 고성군수와 하영제 전 농식품부 차관이 출판기념회를 치렀고 박완수 창원시장은 다음 달 16일로 날짜를 잡아두고 있다.

선거법상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는 9월 19일까지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출판기념회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서 지금까지 하영제(21일), 권경석(23일) 2명만 예비후보로 등록한 데 비하면 많은 숫자다.

출판기념회가 출마 예상자의 인지도 확산과 세 과시, 선거모금 창구로 이용돼 '출판기념회=출마 선언'으로 인식돼 온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이전 도지사 선거와 비교해 이번 선거를 겨냥한 출판기념회는 유독 잦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보선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대선과 함께 치러져 대선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될 도지사 선거의 후보는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대선 후보를 지역 차원에서 보완하거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물로 공천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이렇다 할 만한 공천 기준이 나오고 있지 않다.

특히, 새누리당은 도리어 도지사 후보가 박근혜 후보의 인지도와 이미지에 얹혀가야 할 상황인데, '공정'을 강조하는 박 후보가 무리해서 앞당겨 공천 방향을 정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공천 작업에 앞서 경쟁적인 세 과시의 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9일 출판기념회를 연 하영제 예비후보 측은 참석자 숫자를 두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 후보 측은 앞서 25일 열린 이학렬 고성군수 기념회 참석자 2000여 명보다 1000여 명 많은 3000여 명이라고 주장했다. 세간에서는 이 군수 기념회에 눈에 띄는 인사로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이 온 것과 하 후보 기념회에 장태평 전 농식품부 장관이 참석한 것을 두고 저울질하기도 했다. 하 후보는 기념회 당일 태풍 '볼라벤' 직후인데다 정치 일정 등으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축전을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현직의 경우,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출판기념회로 자신의 의도를 관철할 수 있다. 역시 출마가 예상되는 이학렬 군수, 박완수 시장, 조윤명 차관 등 3명은 모두 출판기념회를 열었거나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책 출판과 출판기념회 개최가 예전보다 쉬워졌고 조직화·대행화된 점도 출판기념회가 잦은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출판기념회 규모는 상당히 커졌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해졌다. 식전 공연에 이어 저자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영상물 시청, 대대적인 출정식 분위기를 연출하며 저자 입장, 참석자 소개와 축사·답사 순으로 전문 기획사가 일괄 대행하는 추세다.

한편, 도지사 선거 출마자로 예상되는 인물은 여야 합쳐 20여 명 선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권경석 전 국회의원, 하영제 전 농식품부 차관 등 3명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학렬 군수, 박완수 시장, 조윤명 차관이 출판기념회로 출마 예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기우 전 부산경제부시장도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 출마 사실을 계속 알리고 있다. 안상수 전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교방동에 선거 사무실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송 전 국회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혜훈 최고위원과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에서는 김갑수 창원위원장, 송인배 양산위원장, 장영달 위원장, 김종길 대변인, 이근식·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다음 달 초순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영길 전 국회의원,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 이병하 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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