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여성단체, 문정선 의원 폭행·성추행 관련 한전 사과 요구

765kV 송전철탑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함께 밀양 현지에서 장기 농성 중인 민주통합당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수난을 당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현장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민주통합당은 한전의 방해로 천막 농성장을 설치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문정선 시의원에 대한 폭행·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며, 제1 야당으로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끝까지 한전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문정선 시의원과 주민 대책위 등에 따르면, 문 의원은 지난 25일 신고리∼북경남 765kV송전선로 4공구 현장 사무소(밀양시 단장면 미촌리)에서 공사 관계자와 물리적 마찰을 빚었다. 공사 자재를 옮기는 헬기의 이륙을 막으려는 문 의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공사 관계자들 사이에 발생한 일로, 문 의원은 공사 관계자들이 자신의 몸 위에 걸터앉는 등 폭행과 성추행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올 1월 송전탑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가운데가 문정선 밀양시의원./경남도민일보DB

한전 측은 이 같은 문 의원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문 의원은 현재 밀양 현지 병원에 입원했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뿐 아니라 여성 단체들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29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연대회의 여성위원회와 경남여성단체연합은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은 문정선 밀양시의원에 대한 폭행과 성추행을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여성들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어 더 이상 반대하지 못하게 하려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시민의 손으로 선출한 시의원에게까지 폭행을 가하면서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에는 밀양 한전 앞에 송전철탑 공사에 사용되는 대형 철제 자재가 등장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이 전날 태풍 '볼라벤'에 대비해 천막을 잠시 거둔 틈에, 천막을 재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등장한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29일 민주통합당 유승희 국회의원(전국여성위원장)이 밀양 현지를 방문했다. 유 의원은 장영달 경남도당 위원장 등과 함께 한국전력 밀양지사를 방문해 "시공사 핑계를 대지 말고 폭행 피해자인 문정선 시의원과 피해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또한 유 의원은 문정선 시의원을 찾아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사건 현장을 방문해 진상조사를 했다. 유 의원은 "주민을 상대로 폭력을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참극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경선 등으로 당무에 바쁜 가운데서도 계속해서 밀양에 머무르는 장영달 경남도당 위원장은 "정당이 나서 울타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죽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 죽음을 막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현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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