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생태] (56) 한일 양국에 상징물에 남은 봉황의 수수께끼

◇일본 500엔에 새겨진 봉황 = 일본에 갈 일이 생겨 김해 공항에 앉아 일본 지폐와 동전을 본다. 본능적으로 휴대전화로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데 500엔 동전에는 우리가 화투 똥광에서 익히 보던 오동나무가 새겨져 있다.

일본 왕실의 상징 꽃이 국화라면 상징 나무는 벽오동이기에 일본 왕실과 관계가 깊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전과 지폐를 다 찍어 갈 무렵 거금 1만 엔을 찍었다. 우리 돈 15만 원쯤 하는 거금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을까?

◇1만 엔에 새겨진 봉황 = 1만 엔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다. 봉황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상의 동물이 아니던가? 청와대와 대통령 하면 생각나는 그림이 봉황이다. 지금도 상장이나 많은 것에 봉황이 새겨져 있다.

일본 500엔 동전.

내 고향 금바우 아래 동네는 봉황이 놀던 봉전이다. 봉이동에서 태어나 고향을 떠나 고등학교를 갔는데 비봉산 아래 비봉을 다니면서 봉황은 나에겐 공기처럼 그냥 항상 옆에 있는 흔한 상상의 동물처럼 여겨졌다.

그런 봉황이 일본 돈 500엔과 1만 엔에 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주인장이 되면서 청와대에서 봉황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도대체 봉황은 어떤 상상의 동물일까 하고 궁금증이 더해진다. 그런데 일본 1만엔 봉황은 자세히 보면 백제의 대표 보물 백제금동대향로의 봉황과 너무나 닮았다.

◇화투짝 똥광은 봉황과 벽오동 = 화투짝 똥광 닭대가리는 봉황이고 똥이라 불리는 나뭇잎은 벽오동 나뭇잎이다. 봉황은 상상의 동물이고 대나무 열매만 먹고 벽오동 나무에만 둥지를 틀고 산다고 했다. 일본 왕실의 상징인 봉황과 오동나무를 한국 화투에서 오동을 똥이라 부르고 봉황을 닭대가리로 그린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일본 1만 엔권.

 

◇오사카에서 만난 봉황 = 벽오동과 봉황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갈 무렵 오사카성 천수각을 오르는데 벽오동 나뭇잎 모양이 자꾸 눈에 띄었다. 밖에 나와 천수각을 보면서 천수각에 새겨진 벽오동 무늬는 일본 왕실의 벽오동 무늬와 같았다. 오동나무는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 집안의 공식 문장이고 일본 왕실의 문장이던 오동잎은 지금은 일본 정부 총리의 공식 문장이 되었다.

화투 똥광의 오동나무는 일본 정부의 공식 문장 그림이고 조선총독부의 공식 문장이며 오사카성 도요토미 히데요시 문장의 공식 문장이다.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일본 화투에 그려진 똥광.

봉황을 없애라 지시했던 대통령은 왜 봉황을 없애라 했을까? 한일 양국에는 왜 이렇게 봉황과 벽오동이 많을까? 일본 화투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면서 똥이라 불렀을까?

봉황과 벽오동은 한국인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 고구려 삼족오가 일본 국가대표 축구 선수 서포터스인 울트라 니폰의 가슴에 새겨진 삼족오 마크와 같은 이야기가 된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마음 속에 삼족오, 봉황, 벽오동은 어떤 공통분모가 있을까?

/정대수(우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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