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33) 여름에 떠나는 얼음세상, 빙상장

더위가 기승인데다 비까지 오락가락이다. 한바탕 시원스레 쏟아졌던 비는 강렬한 햇살에 그대로 다시 공중에 머물러 여름 특유의 잔상의 남기고 있다.

외출할 때마다 날씨를 살펴야 하는 요즘 같은 때, 비가 와도 된더위가 쏟아져도 걱정 없이 떠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그래서 찾아간 곳은 더위 속에 얼음세상이 펼쳐진 빙상장. 얼음 위를 시원하게 가르는 스케이트 칼날 소리에 무더위도 날려버리고,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서늘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엉금엉금, 겨우 벽에 기대야만 몸을 세울 수 있거나, 아빠나 강사 손을 붙잡아야 만 한 걸음 뗄 수 있는 실력이더라도 막상 빙상장에 들어가 보면 이만한 피서지도 없다고 느낄 터.

혹독한 여름의 끝자락, 마법 같은 얼음의 세계로 떠나보자.

여전히 겨울 스포츠가 낯선 따뜻한 남쪽 나라, 경남에는 창원과 김해에 사계절 즐길 수 있는 국제 규격을 갖춘 빙상장이 있다.

폭염에도 실내온도가 영상 7도인 빙상장에서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려면 긴 소매 옷을 입고가는 게 좋다. /김구연 기자

◇김해 문화의 전당 시민 스포츠센터 = 김해시 김해대로 2060번지 김해 문화의 전당 시민스포츠센터.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등의 경기가 가능한 국제규격 아이스링크인 빙상장이 지하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 시원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웬걸. 10분이 채 지났을까? "아! 춥다"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방심했다. 아이들을 위해 긴 점퍼와 바지는 챙겼건만 요즘 같은 더위에 어른들까지 긴 옷을 준비하랴 했는데 반소매를 계속 입고 있으니 추위가 느껴진다. 방학을 맞아 따로 강습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법 눈에 띈다. 강사들은 겨울 점퍼를, 아이들은 모두 긴 소매에 긴 바지를 입고 얼음을 지치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게다가 습하기까지 한 바깥세상과 달리 빙상장의 실내온도는 영상 7도. 하루 최대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고 1시간 최대 수용인원이 600명 규모니 웬만큼 사람이 몰려도 여유롭게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입장료를 내면 스케이트와 헬멧을 대여받을 수 있다.

2009년 개장해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창원 서부스포츠센터 빙상장.

◇김해 빙상장 인근 볼거리 = 인근 김해 빙상장은 김해문화의 전당과 함께 자리하고 있어 빙상장 이외에도 아이들이 가볼 곳이 많다.

우선 오는 26일까지 문화의 전당 내 윤슬미술관 전시실에서 '미술관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전시가 열리고 있고, 키즈카페 '딸기가 좋아'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근육을 긴장시키며 빙상장에서 얼음을 지쳤다면, 전시나 조금 더 어린 아이들은 키즈카페를 찾아 잠시 긴장을 풀어도 좋을 듯하다.

김해 문화의 전당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9만4000㎡ 규모의 연지공원도 볼거리다.

   

도심 한가운데 짙푸름 녹음을 띈, 하늘로 높이 솟은 나무들이 거대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또 곳곳에 휴식 의자와 평상이 놓여져 있어 여유를 부리기에 그만이다. 연꽃과 어리연 등이 심어져 있는 인공호수에는 오리들이 유유히 헤엄을 즐기고, 산책로, 음악분수 등 볼거리가 많다,

특히 오후부터 시간에 맞춰 잔잔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힘차게 솟아오르는 음악분수는 태양분수, 안개분수, 공작분수, 물결분수수 등 다양한 모양의 분수를 연출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계절을 거슬러 빙상장에서 '여름 속의 겨울'을 만끽한 후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창원 서부 스포츠센터 빙상장 =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서부스포츠센터 빙상장. 지난 2009년 6월에 개관한 창원 서부스포츠센터는 비교적 주차시설도 잘 돼 있고 시설도 깔끔하다. 빙상장은 지하 2층이다. 30m×61m 규모로 1시간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불볕더위에 열심히 뛰어놀 기회가 별로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마법 같은 여름 속 겨울 속으로 안내하는 빙상장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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