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수시로 깨어 울거나…헛것 보며 소리 지르기도

열대야로 인해 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설치면 어른들도 짜증이 나고 피로가 쌓이는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양유여(陽有餘·양적인 기운이 많음)한 영유아는 어른보다 열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소아 수면장애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것이 야제증이다. 야제증이란 특별한 질환이나 환경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밤에 수시로 깨서 우는 걸 말한다.

수면 주기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백일 이전의 영아는 야제증으로 진단하지 않고 좀 더 지켜본다. 수면 주기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5~6개월 이후의 유아가 밤중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야제증이라고 한다. 가벼운 야제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완화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돌 이후까지 지속이 되기도 하고, 이후 야경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야제증의 원인은 크게 심열(心熱)과 심허(心虛)로 나눌 수 있다.

심열은 밤에 잠이 들면 심장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깨어 있을 때와 같이 심기능이 작동하고 있다. 뇌는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데 심장에서 계속 낮에 활동할 때와 같이 움직이니 뇌가 어설픈 각성 상태가 된다. 심열로 인한 야제증의 특징은 심하게 자지러지듯이 울며, 안아줘도 쉽게 안정이 안 되고 더 심하게 운다. 창문이나 베란다 등 시원한 곳으로 아이를 데려가면 다소 진정이 되는 특징도 있다.

심허로 인한 야제는 심장이 불안정하여 숙면이 안 되는 것이다. 자지러지게 울기보다는 칭얼거리듯 울며, 안아주면 꼭 껴안기면서 울음이 잦아들거나 안정이 된다. 평소 자고 있는 동안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거리듯 반응을 하는 등 소리에 대한 민감성이 크며, 녹변이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심허로 인한 경우는 태아 시기 산모가 크게 놀란 적이 있거나, 산모가 평소 심허하여 작은 소리에도 잘 놀라거나, 생후 6개월 이전에 아이가 크게 놀란 일이 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야경증은 만 2세 이후의 수면장애로 볼 수 있는데, 울기만 하는 유아기 때의 야제증과 달리 무서운 것에 놀란 듯이 소리를 지르거나, 두려움에 떨면서 운다. 때로는 헛것을 보듯 할 때도 있는데 다음날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적 원인은 주로 심허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유아기 때의 야제증이 제때 개선되지 않으면서 야경증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있다.

교통사고 이후 잠꼬대 악몽 등의 증세와 함께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심하게 야단을 맞았거나, 화상, 교통사고, 동물에 놀란 경우 등 정신적인 충격이 주된 요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완화되는 경우가 많으나 일시적인 증세가 몇 주 이상 지속되어 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아이한의원 옥상철 원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