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인이라면 한번은 함께 해야 할 통과 의례라 여겨왔던 백두대간 산행. "다음 산행에는 꼭 가야지!" 1년 반 동안 마음의 준비만 하고 있었는데 아뿔싸~! 그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동료의 무용담만 들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마음이 급했다. 긴장감이 몰려왔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서 스스로 나서지 않았던가!

산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음의 준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은 오르는 것보다는 내려가는 것이 더 힘들다는 말도 몸으로 느꼈다. 스틱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서 오히려 다리에 무리가 간 것이다. 원래 남보다 뒤처지고 지는 것을 싫어해서 맘이 급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기우'라는 것을 얼마 지나지않아 깨달았다. 말없이 나를 어울리게 해주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기다려주는 한없는 포용력을 가진 산. 그 위대한 존재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짧은 깨달음을 얻고 나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몇 번째로 완주를 했는지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저 동료와 7시간 동안 같은 발자국을 남겼다는 것, 순간순간이 감사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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