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문재인·김두관·손학규 '각축전' 전망…여야 도지사 후보 예단 어려워

대통령 선거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1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은 당내 경선 절차를 마무리 지었고, 민주통합당은 오는 25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경선에 돌입하게 된다. 올림픽이 끝나고 선거 열기가 본격적으로 가열되기 시작했다.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게 확실시되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재인·김두관·손학규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결선투표까지 진행되면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민들로서는 도지사 보궐선거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거리다. 하지만 아직까지 후보군이 뚜렷하게 손에 잡히는 형국은 아니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대선 구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에 급격한 널뛰기 변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김두관, 문재인 경남에서의 운명은?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51% 득표율을 올려야 한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후보는 안철수 교수와 대결구도를 제외하고는 여타 대선 주자와 비교했을 때 독보적인 1위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50%'는 그녀에게 마의 장벽이었다.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경남 등에서 70% 내외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올린다면 손쉬운 싸움이 되겠으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당장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 때 새누리당은 경남에서 지지율 53.8%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25.61%, 통합진보당이 10.5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지율 40%에 육박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경남에서 득표율이 27%였고, 낙선한 이회창 후보가 67.5%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결국 대통령 후보 중심으로 새누리당 당원들이 뭉치긴 하겠지만, 경남 지역에 '친이' 세력이 폭넓게 포진해 있다는 점과 선거 캠프에 경남 출신 인사들이 배제된 데 따른 불만은 풀고 가야 할 과제다.

민주통합당 김두관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경남지역에서 발휘할 파워가 어느 정도일지도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전직 경남도지사로서 갖춘 김두관 후보의 조직력과, 친노 세력 재결집을 이끌 문재인 후보의 파괴력이 전체적인 민주통합당 지지율 상승을 이끌 것으로도 분석된다. 단 김두관 후보의 도지사 중도사퇴에 대한 반발 여론이 여전히 파다한 건 민주통합당에 악재라 하겠다.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를 결정한다? =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군은 자천 타천 20명을 넘어선다. 대부분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는 이들이고, 민주통합당 등 야권 인사들은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은 당연히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도지사 후보도 공론화될 것'이라 밝힐 만하지만, 새누리당조차도 도지사 후보 선정의 주요 기준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맞추고 있는 건 이례적이다.

새누리당 소속 유력 도지사 후보로는 박완수 창원시장·이학렬 고성군수 등으로 대표되는 기초자치단체장 그룹과,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 김정권 전 의원, 권경석 전 의원, 김학송 전 의원 등 4·11 총선 낙천·낙선자 그룹, 그리고 하영제 전 남해군수·조윤명 특임장관실 차관·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등 관료·정치신인 그룹 등으로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후보 중 누구와 대결하느냐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장 그룹, 거물급 낙선·낙천 정치인 그룹, 관료·정치신인 그룹의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제3의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가변성이 큰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경남도당 관계자 역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결정될 9월 말쯤이 되어야 도지사 후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내에서는 장영달 도당 위원장과 김갑수 창원 의창 위원장이 보궐선거 출마 예정자로 거론되고 있다. 장영달 위원장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기 장관 등 고위직을 역임한 경남 출신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도지사 후보 발굴 상황을 전한 바 있다.

한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은 오는 25일 제주 경선을 시작으로 9월 16일 마무리된다.(경남 경선은 9월 4일)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결선 투표로까지 이어지면 9월 23일 최종 후보가 확정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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