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4대강 등 국책사업도 도민 입장에서"

9대 경남도의회가 2년간의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7월 후반기로 내딛는 가운데 공영윤 도의원은 새누리당 원내교섭단체 대표를 맡으며 다시 주요한 위치에 서게 됐다.

진주 출신 재선 도의원인 공 의원은 지난 2년간 건설소방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도내에서 벌어진 굵직굵직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이 과정에서 야권 무소속 도지사였던 김두관 지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언론에 집중 조명되곤 했다.

그러나 지난 논쟁과 토론과정을 살펴보면 합리적인 균형감각으로 첨예한 의견 대립을 중재하고 적절하게 도정을 감시하려 했던 공 의원의 고민이 읽히지 않는 바 아니다.

김두관 지사와 정부 간에 낙동강 사업을 둘러싼 공방이 한창일 때,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는 경남도에서 추경 예산으로 신청한 낙동강 사업 피해조사 용역비를 삭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건설소방위는 낙동강 사업을 반대하는 여러 시민단체로부터 규탄을 받았다.

공영윤 도의원.

이후 공 의원과 건설소방위원회의 행보는 직접 낙동강 공사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었다. 시민단체들로부터는 ‘물타기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긴 했으나, 예상되는 주민 피해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사업자에게는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거듭 요구한 것만은 사실이다.

지역 정치권의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국책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공 의원의 중재 노력이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이 같은 한계는 여·야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지역에서 풀어야 할 최대 난제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지역균형발전 원칙으로
서부경남 활로 적극 모색하기도

공 의원이 건설소방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견지했던 원칙 역시 분권과 지역 발전이었다. “도지사가 바뀌면서 여러 정책이 변경되었고 입장 차이가 많긴 했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도민 처지에서 원만하게 문제를 풀려고 했습니다. 김태호 전 지사 시절에 추진됐던 민자사업에 대해서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분석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했습니다. 4대강 사업 역시 도민 입장에서 공동대응도 했고, 놓쳤던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했습니다. 100% 만족은 못하지만 도의회가 적극적으로 조율에 나선 것이죠.”
지금까지도 사업 성공이 불투명한 ‘로봇랜드’의 경우에는 공 의원을 비롯한 건설소방위 차원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왔지만, 정작 경남도 집행부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대응해 온 사례로 꼽을 만하다.

공 의원은 김두관 지사와 대립각을 세운 건 분명하지만 여러 정책제언 역시 아끼지 않았다. “기대가 많았고 잘 해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100대 공약 사업을 검토해보니 의욕은 앞서지만 예산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부분 때문에 기존에 추진했던 사업들이 혼선을 빚을 우려도 있었습니다. 의욕적인 공약사업들을 임기 내 이루기는 힘들겠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협업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민주도정협의회라든지 외부위원회에 용역을 주면서 정작 공무원들이 일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봤습니다. 뛰어난 소수가 만드는 이코노믹스 시대가 저물고 이제 보통 사람들의 집단지성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위키노믹스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도정에 반영해 분야별로 관련 공무원들이 직접 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책임 행정을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었죠.”

공영윤 의원은 ‘경상남도 지역균형발전 조례’를 제정해 낙후된 서부경남 지역의 활로를 모색해 왔다. “2020년 경남도 장기발전 계획을 보면 창원권 160만, 김해권 60만 등으로 인구변화가 일어나고 관련 예산도 집중적으로 투자될 계획입니다. 반면 서부경남 지역에는 성장 동력이나 산업 인프라 구축 계획이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인구가 줄면서 노인 문제와 복지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서부경남 중심도시라 할 수 있는 진주 역시 매년 대학 졸업생 3000여 명이 외지로 빠져나갑니다. 혁신도시가 성공하려면 10년 정도는 기다려야 합니다. ‘혁신도시 유치했다고 무조건 진주가 잘 되겠나’라는 생각이 기우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의정활동에서 신성장동력사업 제안하기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영윤 의원이 큰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항공, 나노 세라믹 등 신성장 동력사업이다. 지난 2년 의정 활동 기간 끊임없이 이 부분을 강조했고 경남도에 유의미한 제안을 해나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항공, 나노세라믹 등은 모두 다 연결돼 있습니다. 세계 1위 조선 산업에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결합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죠.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완제기를 생산하게 된다면 창원공단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동반성장도 기대됩니다. 그리고 진주혁신도시에 세라믹 연구원이 들어옵니다. 세라믹은 세계 10대 성장 산업이 제품군 중 8개 부문에 들어갈 정도이기에 깊이 고민해서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낙후된 서부경남의 신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공 의원은 대학 졸업 후 ‘꼬마 민주당’ 후보로 도의원에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세 차례나 도의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한 그는 지난 2006년 한나라당 도의원으로 당선되면서 고대하던 도의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의원 상실형을 선고받았고 최종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 의원은 재판 과정에 여러 사안들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점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잘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낙선도 많이 해봤고 그때마다 저의 부족함과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부단히 채우려고 노력도 했고요. 좌우명을 ‘사무사(思無邪)’로 삼고 그런 정치를 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에 충실하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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