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을 찾아서] (11) 거제 알로에팜 이웅일 대표

"거제가 우리나라 알로에 농업의 메카라는 것을 아십니까? 거제에 알로에가 도입된 것은 약 30년 전입니다. 거제·제주 등 남해안 따뜻한 지역에서 알로에가 잘 자랍니다. 우리나라 알로에 생산량의 60~70%가량을 거제도가 차지합니다."

거제시 거제면에서 알로에팜 농장을 운영하는 이웅일(46) 대표.

이 대표는 친환경으로 키운 알로에를 당일 수확·발송으로 신선도를 유지하고, 각종 알로에 가공식품 개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거제 알로에 알리미로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강원도에서 태어났지만 "내 고향 거제"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강원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부산·울산 등지에서 살다 거제에 정착한 것이 지난 1999년 겨울.

친환경 알로에를 생산·가공해 판매하는 거제 알로에팜 이웅일 대표. /김구연 기자

"알로에 재배를 처음 시작한 것은 1990년 울산에서였습니다. 고소득 작물이라고 생각해 알로에를 선택했죠. 그러다 거제가 알로에 재배 환경이 좋고, 재배농이 모여 규모화를 이루어야 판매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에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이 대표는 일찍부터 온라인 판매에 눈을 떴기 때문에 농장을 울산에서 거제로 옮겼지만, 매출에 큰 타격은 없었다.

"만일 농장에 사람들이 찾아와서 알로에를 구매해가는 형태였다면 피해가 컸겠죠. 하지만, 인터넷이 있어서 매출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보통의 농민들은 2000년대 초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받고 농림부 지원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이 대표는 1997년 온라인 마케팅에 관심을 두고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서점에 가서 1만 5000원짜리 책을 한 권 사 와서 독파하고는 4페이지짜리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농장소개, 제품소개, 지도, 계좌번호 등이 있는 간단한 형태였죠. 후에 전문가에게 의뢰해 지금의 홈페이지를 만들게 됐습니다."

알로에팜의 매출 비중은 사이버 거래가 30%, 마트·백화점 등의 도매 50%, 식품회사 납품 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거제 알로에연구회 회장, 한국사이버농업인연합회 거제지회장, 거제 사이버몰 거제팜몰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거제 알로에연구회는 현재 17 농가가 활동하고 있다. 2차 가공으로 내수나 수출을 하고자 알로에 농업 농민들이 모인 단체인 알로에팜 영농조합법인을 2006년 12월 설립하기도 했다.

알로에팜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알로에는 생 잎을 판매하거나, 숙성원액, 겔, 잼, 음료, 비누 등으로 판매한다.

이 대표는 1만 3000㎡(4000평)의 농장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아 알로에를 키우고 있고, 인근 6농가 1만 9800㎡(6000평)와 계약 재배해 친환경 알로에를 유통하고 있다.

이 대표는 농장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알로에 재배 농가가 더 많이 생기기를 희망하고 있다. 농가들이 힘을 합쳐 거제와 거제 알로에를 알리고 수출이나 내수 시장에서 대응하는 것이 경쟁력을 더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알로에팜이 생산하는 제품들.

이 대표는 "제품은 자신 있다"고 했다.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를 아낌없이 쏟아 부어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생선회도 바닷가에서 먹는 것과 서울에서 먹는 것은 맛이 다릅니다. 알로에 등 농작물이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려면 3개월가량 걸리는데, 맛과 영양에서 당일 생산한 신선한 상품과 비교가 안 되죠. 몇개월 묵힌 알로에 절편으로 만든 음료수와 신선한 절편을 많이 넣어 만든 제품은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이 대표는 '알로에 베라겔'을 들어 보였다. "생알로에를 잔뜩 넣어 만든 이 제품은 방부제 등 합성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6개월입니다. 대신 거제 유자를 넣어 보존합니다."

하지만, 대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름대로 연구해서 제품을 만들었지만, 무식하게 알로에만 가득 담아 남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로에를 많이 알리고, 몸에 좋은 알로에를 많이 먹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많이 넣고 있어요. 알로에 주스는 절편이 35%나 들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알로에 주스는 대기업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할 수가 없어 지역 내에서만 판매하고 시중에 많이 깔진 않습니다. 주로 대기업이 만들지 않는 틈새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합니다."

이 대표가 시선을 돌린 곳은 국외시장. 아직 초창기라 큰 성과는 없지만, 올해 말레이시아와 프랑스에 3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 대표가 알로에 농사를 지으며 품은 꿈은 두 가지였다. 가공공장 건립과 테마공원 조성.

가공공장은 지난 2006년 세워 첫 번째 꿈을 이루었고, 테마공원은 내년 완공 예정이다.

"전 세계 사람에게 거제 알로에를 먹이는 게 꿈입니다. 그리고 많은 관광객이 알로에를 보려고 거제로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테마공원 조성을 꿈꿨습니다. 이는 알로에도 알리고 고향 거제도 알리는 방법이죠. 테마공원은 내년쯤 완공할 것 같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2011년 향토산업육성 지원대상에 거제시의 '거제 알로에 웰빙테마타운 산업화 계획'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알로에 전시관과 가공품 체험관 등을 갖춘 테마공원이 건립 중이다. 물론 농식품부 사업이기 때문에 이 대표 개인이 아니라 알로에팜영농조합법인이 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은 줄었지만, 거제 알로에 농가는 예전에는 60 농가에 달했습니다. 지금도 거제 알로에가 전국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지만, 거제도와 알로에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나비가 함평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함평나비축제가 하나의 브랜드가 돼서 함평을 알리고 있듯이 전 세계 알로에를 한자리에 모은 테마공원으로 거제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문의 www.aloefarm.co.kr.

<추천 이유>

△윤명원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담당 = 이웅일 알로에팜 대표는 거제지역에서 침체되어 가던 알로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주춧돌이 되어 알로에 유통방식 개선을 선도적으로 실천했습니다. 또 알로에 품종별 유용성분 고찰 등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 의지가 강하며 확고한 신념으로 새로운 알로에 제품을 개발해 국내와 해외홍보를 통한 판로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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