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조 추첨이 엊그제 끝이 났다. 우리나라와 경기를 치르게 될 국가들이 결정될 때마다 탄식도 흘러나오고 긴장도 되는 등 무척이나 흥분되는 추첨의 순간이었다.
우리 국민들의 16강 염원이 너무나도 간절하기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들은 조 추첨에 대한 실망도 컸을 것이다. 추첨이 끝나고 난 뒤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국축구 16강 물 건너갔다’ 는 류의 자포자기식 의견이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었다. 한국축구가 축구강국에 들길 바라는 염원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한국이 속한 조에 강팀들이 함께 배정되었다고 해서 16강 통과가 어렵다고 섣불리 속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월드컵은 시작이다. 물론 일본처럼 조 추첨의 이득으로 좋은 성적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조 추첨은 그저 추첨일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지만 조추첨을 끝내고 국민들이 월드컵을 피부로 느끼는 지금부터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월드컵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나는 내년 월드컵의 16강 진출보다 앞으로 몇 년 후, ‘어떻게 하면 세계의 강호들과 어깨를 겨루면서 경기를 할 수 있을까’를 머리 속에 그려본다. 물론 당장 눈앞의 16강 진출이 중요하다. 하지만 좀더 멀리 좀더 높게 먼 미래를 내다보는 축구 관계자들의 인식과 변화가 더욱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그것을 통해 한국축구의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 세계 속의 한국축구가 축구강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내년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열렬한 응원과 선수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다면 포르투갈도 난공불락은 아닐 것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인 우리 축구가 이제는 기나긴 단련의 과정을 거쳐 미래를 준비하는 안목으로 한국축구의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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