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오동동 이야기] '리얼 초콜릿' 이희주 씨

창동에 대해서 알아가고 많은 것들을 느껴갈 무렵, 나는 창동 골목골목을 누비다 평소 눈여겨 보았던 수제 초콜릿 가게 주인을 인터뷰하기로 마음먹었다. 창동 쪽샘골목 '창동 방송국' 옆 '리얼 초콜릿(Real Chocolate) 이희주 초콜리티어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특히, 가게 유리창에 적혀 있는 작가 '알랭 드 보통'(개인적으로 좋아해 마지않는) 글귀가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누가 보더라도 초콜릿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인터뷰를 하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마음에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처음에는 벨기에 수제 초콜릿이라길래 중후한 멋을 지닌 중년 아저씨가 주인일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문을 열고 당당하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가게로 들어갔다. 하지만 웬걸, 나를 맞이한 사람은 생각과는 정반대의 아름다운 젊은 여성분이었다. 순간 '이럴 줄 알았으면 렌즈도 끼고 좀 꾸미고 올걸'이라는 철없는 생각이 들었으나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 고향은 어디세요.

"함안에서 태어났어요."

- 그러면 창동에 많이 오지 않았나요? 창동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요.

"마산여자고등학교(마여고)를 다녔는데, 창동에 와 본 적은 별로 없어요. 아기자기하게 놀거리, 볼거리, 맛집 등이 많이 있다고 듣긴 했었지만요."

- 초콜릿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언니가 자주 초콜릿을 사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제초콜릿을 접하게 되었는데 맛과 모양에 매료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 초콜리티어로서, 초콜릿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자면요.

"초콜릿의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피부재생, 노화방지, 항암작용 효과가 있어 약재나 고급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테오브로민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사고력을 높여주고 근육완화, 강심작용, 이뇨효과 등 약리기능이 있지요. 초콜릿을 먹으면 이가 썩는다고 하는데 초콜릿 안의 타닌, 불소, 인산은 오히려 충치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흑당, 타우린, 카테킨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기능이 있어서 술안주나 음주 전후로 먹으면 좋죠. 이 밖에도 초콜릿은 우리 몸에 좋은 다양한 물질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답니다. 단, 식물성 대용유지나 기타 화합물이 포함된 저급 초콜릿이 아닌 진짜 초콜릿을 가려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벨기에 초콜릿으로 가게를 연 이유가 있다면요.

"초콜릿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나라가 벨기에고, 특히 벨기에 초콜릿 하면 대표적인 것이 '프랄린'이에요. '프랄린'을 필두로 벨기에 초콜릿은 모양이 예뻐서 시각적인 효과가 좋죠. 이것에 매료되어 벨기에 초콜릿을 배우게 됐어요."

- 가게를 열게 된 이유는 뭔가요.

"초콜릿을 배우고 공부하면서 초콜릿이 가진 다양성을 접하게 되었어요. 초콜릿은 건강에도 좋은 먹거리이지만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을 나누거나 때론 미안한 마음 등을 전하는 역할도 합니다. 저에게 초콜릿은 '인간의 언어'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건강하고 좋은, 달콤 쌉싸래한 이 먹거리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가게를 열게 되었지요."

- 왜 창동에서 가게를 열게 되었나요.

"장소를 물색하던 중에 창동예술촌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요. 상업지역보다는 문화예술 속에서 초콜릿이 공존되길 원하는 마음이 컸지요."

- 창동에 대한 질문을 할게요. 창동에 대해 좋은 점이 있다면요.

"예술촌! 아직까지 창동 골목골목을 다 다녀 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문화의 거리 조성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최초이고 특히 여러 가지 체험 기회가 많아서 좋은 것 같아요."

- 창동의 안 좋은 점을 지적하자면요.

"나쁜 점이라기보다 보완해야 될 점이라 할 수 있는데요. 듣기로 창동예술촌 입촌 작가들에 대해 내년 겨울까지 시에서 지원하는 기간인데, 그 이후에는 이 사업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걱정이랍니다."

   

어색했던 처음 분위기와 달리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를 무사히 마쳤다. 창동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수제 초콜릿 가게를 운영하고, 아직까지 우리 한국에서 '초콜리티어'라는 직업은 생소한 직업이라고 생각되는데, 초콜릿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가지고 수제초콜릿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희주 씨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창동에 가게를 차린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녀는 최대한 빠른 기간내에 창동의 골목골목을 둘러보고 많은 것을 알고 체험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초콜릿에 대한 효능과 좋은 점, 특징들을 부디 많이 실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모두 다 싣지는 못한 점이 아쉽다. 친절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뷰에 응해준 초콜리티어 이희주 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손승한(대학생 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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