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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맛집] 그 속엔 삶의 절박함 있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의령소바 진미'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2년 07월 25일 수요일

예년보다 일찍 장마가 끝나고 바야흐로 찾아 온 여름 무더위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요즘이다. 일기예보는 이번주 시작된 무더위가 폭염과 열대야를 동반해 앞으로 3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다.

때이른 더위로 벌써부터 휴가와 나들이를 떠나는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누빈다. 반면 휴가가 멀었거나 아직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지루하게 이어질 무더위가 두렵게만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평일 바쁜 일상에서 무더위를 쉽게 쫓으려는 사람들 발걸음이 각종 냉(冷)음식점으로 이어진다. 특히, 여름 면요리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점심시간 동네 이름난 냉면, 일본식 소바, 콩국수집은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도 없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리 '의령소바 진미'도 이 중 하나다. 이곳은 내서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마산 지역 '의령소바' 신흥 맛집으로 이름을 내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막 점심 장사 준비를 마친 가게안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들기 시작한다. 점점 불어난 사람들은 15분 사이 좌석 3분의 2를 채운다. 보통 점심시간이 12시 정도에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빨리 오지 않으면 맛보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이 집 음식맛의 비결은 어쩌면 절박함에서 배어나는 정성 때문인지 모른다. '의령소바 진미' 주인 이동근(52) 씨의 전업은 발레 무용수다. 그는 지난 1990년대 초 마산어린이발레단을 시작으로, 경남발레단을 만들고 이끌어 온 마산 무용계의 이름난 춤꾼이다.

   
  더운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의령소바' 맛의 비결은 주인 이동근 씨의 절박함에서 배어나는 정성 때문인지 모른다.  

"원래 문화예술이라는 것이 힘들잖아요. 계속되는 빈곤을 털고 경제적 자립을 이루려면 발레 아닌 돈을 구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그렇게 생각한 것이 음식 사업이었고, 곧 '의령소바'였죠."이러한 그가 '의령소바'로 음식 사업에 뛰어든 것은 생계에 대한 막막함 때문이었다.

이동근 씨는 음식을 배우고자 의령 내 3대 의령소바 전문집인 '원조의령소바'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반죽을 하는 방법과 육수를 내는 과정을 배웠다. 처음에는 '원조의령소바'의 체인점으로 가게를 꾸리려 했지만, 도무지 수지가 맞지 않았다. 배운 대로 만든 의령소바의 맛도 그가 생각하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때문에 그는 체인점을 접고 직접 레시피 개발에 나섰다.

먼저 원재료부터 손을 봤다. "메밀도 처음에는 국내 제일이라 이름난 '봉평메밀'을 썼어요. 하지만, 맛이나 쫄깃함 등이 강원도 막국수와 맞지 의령소바하고는 맞지 않더라고요. 특히, 우리 지역 사람들 입맛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 함양산 메밀을 사용합니다."

메밀도 생이 아닌 볶은 것을 사용한다. "메밀을 볶아서 사용하면 메밀 특유의 향이 더 살아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잘 볶은 메밀은 진한 커피향으로 느껴질 만큼 고소한 향이 가득 묻어납니다."

주재료인 메밀과 함께 부재료에도 신경을 썼다. "내서가 좋은 점이 농산물 유통센터가 가까이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대량으로 쉽게 구할 수 있게 거점 중매인을 두고 좋은 물건만 거래를 합니다." 양념을 만드는 고춧가루도 방앗간을 운영하는 건물주 도움으로 최고급 국산만 사용한다. 좋은 재료에 접근하도록 만든 연결망이 인상적이다.

주메뉴는 온소바, 냉소바, 비빔소바다. 곁가지로 만두와 찐빵이 있다. 온소바는 멸치 대신 디포리(말린 밴댕이)로 국물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멸치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면 디포리는 멸치보다 깊고 진한 맛을 냅니다. 구수한 메밀향에는 깔끔한 멸치보다 디포리의 진한 맛이 더욱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반면, 냉육수는 소고기육수를 쓴다. 냉면에 길들여진 한국 사람 입맛에는 이와 비슷한 육수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단다.

   

자신감에 가득찬 맛이 궁금했다. 여름이라 온소바는 잠시 휴지기라고 했다. 때문에 냉소바와 비빔소바를 주문했다. 인심 좋게 수북이 담긴 것이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 두 소바 모두 오이와 배, 절인 무김치가 여름철 시원한 입맛을 돋운다. 소바 고명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장조림은 두툼하고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냉소바 육수는 소고기 본연의 맛이 잘 살아 있다. 냉면 육수가 기반이라 새콤달콤한 맛이 강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 됐다. 소고기육수가 가진 깊고 풍부한 맛이 입안에 묵직하게 밴다.

양념장에 국산 고춧가루와 함께 사과, 배 등 갖은 과일을 갈아넣었다는 비빔소바 역시 새콤달콤함보다는 시원 맵싸한 게 한결 감칠맛 난다. 함께 나오는 냉육수를 조금 넣어 함께 버무려 먹으면 시원함이 더욱 배가 된다. 냉소바 소고기육수가 가진 투박하면서도 시원한 맛, 비빔소바 양념장이 가진 칼칼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더운 여름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온소바 6000원 △냉소바 6000원 △비빔소바 6000원 △만두 3000원 △찐빵 3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리 35-19 삼계우체국 맞은편. 055-231-3359.

몸 속 열 내려주는 메밀, 여름 음식에 '딱'

메밀은 성질이 차가워 체내 열을 내려 주고 무더위로 인한 내장기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철 음식으로 메밀 요리를 추천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들이 메밀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몸속에 쌓였던 열기가 빠져나가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난다.

<동의보감>에는 "메밀이 비장과 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 주고 소화가 잘 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묵은 체기를 내려 준다"고 되어 있다.

실제 메밀에는 전분,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 기능을 향상시킨다. 가령 민간요법으로, 보신탕을 먹고 체했을 때 메밀국수와 같은 차가운 메밀 요리로 체증을 해소하기도 한다.

특히, 이뇨 작용이 있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메밀 껍질은 가루로 만들 때 같이 빻아서 먹거나, 잠 못 드는 열대야를 식혀 주는 시원한 여름용 베갯속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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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