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건 중 1건 완료 '空約' 될라…주민참여형, 정부 '지원형식'으로 끝나

이달 초 김두관 전 도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앞으로 도지사 없는 경남도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 과정과 당선 후 인수위 에서 권고받은 다양한 정책과 공약들이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문화예술분야도 마찬가지다. 도정에 있어 문화예술은 매번 정책 분야별 우선순위에서 말단에 위치하지만, 도민 생활 수준 향상과 활력 증진 등 순기능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분야라 쉽게 관심을 거두기 어렵다.

더욱이 김 전 지사 문화예술 공약의 큰 줄기인 '주민주도형 문화예술 활성화'는 전문인 또는 대형 축제·이벤트 중심이었던 이전과 다른 점이 많았다. 하지만, 김두관 표 문화 공약 대부분은 사업이 시행조차 되지 않거나 미완성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도정 2년간 정상 완료 사업 1건에 불과

김두관 도정이 내세운 문화예술관련 공약은 모두 12개. 이 가운데 순수문화예술관련 공약은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성공적 개최 △도민 교향악단 운영 지원 △생활근접형 주민주도형 문화예술사업 발굴·육성 △생활예술인 교육사업 지원 확대 △윤이상 브랜드 활성화 △통영예술고 건립 지원 △음악 특성화 초·중학교 지정 △윤이상 음악원 설립 △음악의 거리 조성 등 모두 9개다. 하지만, 현재 이 가운데 정상 완료된 사업은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하나밖에 없다.

   

도지사 인수위가 보고서에 권고한 공약인 '통영 음악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환경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 사업 중 하나인 '윤이상 음악원' 설립과 '통영예술고 건립 지원'은 제반 여건의 불확실성과 학생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도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종료했다.

'윤이상 브랜드 활성화', '통영 내 음악 특성화 초·중학교 지정', '통영 음악의 거리' 조성 등은 정상 추진 중이지만, '윤이상'을 둘러싼 통영 내 갈등이 지속되는데 따른 부담이 크다.

더불어 윤이상 브랜드를 이용한 음악분야 지원이 중심이 되다보니 통영 내 다른 예술분야 단체의 볼멘소리가 들리는 것도 부담이다. 또한, 비전공 도민 주체 오케스트라인 '도민 교향악단 운영지원'은 '도민이냐', '도립이냐'를 두고 도의회와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도정 2년 차인 올해까지 사업 예산 1억 원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도는 추경예산에 반영되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장르 지원 요구에 따른 형평성 논란, 민간 단체에 운영을 맡겼을 때 부실운영 우려에 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한 점 등 많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내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도민 교향악단은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문화향유욕은 드높일 수 있겠지만, 전문 오케스트라에 길들여진 관객층 또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김 전 지사가 사퇴한데다 더욱이 도의회 상임위인 문화예술복지위원회 구성원들도 후반기를 맞아 대거 바뀌는 때이기도 해 이들 공약들의 안정적 추진 여부 역시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참여형, 대부분 중앙 주도로 나타나

김두관 도정 문화예술 공약의 큰 줄기인 '주민주도형 문화예술사업 발굴·육성'은 도가 주도적으로 운영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대부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서 이미 기획한 사업에 도가 경남문화재단을 통해 일정 규모의 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레지던스프로그램 지원사업,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지원 등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들 사업에 선정된 문화예술단체가 기본적으로 사업 대상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짜두었다. 도가 직접 나서서 주민주도형 세부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아닌 셈이다.

다만, 도는 지난해 지역문화예술기획사업을 통해 도내 19개 시군에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진주 골목길아트페스티벌', '사천 용궁가는 비토토끼'를 제외하고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업 효과가 미미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도 역시 '주민참여형 문화예술 활동의 토대와 자생기반이 취약함'을 인정하며 "일정 단계까지 시·군 및 관련 단체와 협조체제 구축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문화예술인 지원 내실화 방안 이행은 두드러져

반면, 김 전 지사 취임 전 인수위가 보고서에서 권고한 '문화예술인 지원' 관련 몇몇 정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미술시장 활성화 △경남메세나를 통한 매칭펀드 지원 확대 △문화예술공간 유기적 활용 △경남연극인대회 개최가 있었다. 이 가운데 '경남메세나 매칭펀드 지원'은 현재 결연 단체만 70개가 넘는 등 김 전 지사 취임 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다.

이어 '경남연극인대회'를 통해 경남 연극 역량이 높아진 점은 '도내 극단 전국연극제 2년 연속 대상'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문화예술공간 유기적 활용' 부분으로는 산청에 경남예술창작센터 설립과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을 통해 도내 각 시·군 문화예술회관 활용도를 높인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문화공약의 성과에 대해 도 관계자는 "비록 김 전 지사가 사퇴한 뒤지만, 앞으로 공백을 최소화해 문화예술 공약이 이행되는데 차질이 없도록 정상추진 해 나갈 예정이다"면서 "이번주부터 이어질 후반기 도의회 상임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현재 도 문화정책에 대한 도의원들의 이해를 돕고, 앞으로 이어질 문화예술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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