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행정의 가장 큰 동력은 시민 신뢰"

나동연(58·새누리당) 양산시장이 취임한 후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인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청렴’이다. 임기 중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에는 관급공사를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시작으로, 조직 혁신 운동과 3불5행(三不五行) 등으로 ‘깨끗한 양산’을 일구는 데 혼신을 다했다. 덕분에 2003년 꼴찌에서 2011년 전국 청렴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재선 시의원으로 8년간 의정활동을 해서인지 나 시장은 불신이 행정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양산시는 부·울·경 상생도시로 지정되면서 동남권 교통본부를 비롯해 의료산업, 디자인, 연구 분야 등 미래 성장 동력이 가속화하는 중이다. 2020년 양산시 인구가 50만 명이 되는 때, 독자적인 자치 시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최근 용역 결과는 양산의 희망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취임 후 2년 동안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일은 뭡니까.

나동연 양산시장./박일호 기자

“AA 운동, 정신개혁운동을 추진했습니다. 액티브 어시스터(Active Assistor), 역동적인 조력자 이런 뜻이잖습니까. 직원들이 상호 보완적인 시스템을 만들자는 거죠. 처음 선거할 때부터 3불5행(三不五行) 들고 나왔는데, 선언적인 것이었죠. 3불은 청탁 배제, 이권 불개입, 군림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5행은 화합, 민주, 소신, 비전, 청렴을 의미하는데, 시민들한테 와 닿았다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과라면 무엇보다 3불5행 내걸면서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청렴도를 높이는 과정이 진행됐다는 겁니다. 2011년도에 양산시가 전국 청렴도 2위를 차지했습니다. 상대적 평가이기 때문에 수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2등을 지킨다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2003년 꼴찌였는데, 부패한 집단처럼 평가받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개개인은 안 그런데 말이죠. 신뢰 회복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행정에서 제일 큰 동력은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는 것입니다.”

-2년간 공을 들여서 청렴도를 끌어올렸는데, 최근 또 양산시 공무원 비리 문제(음주운전, 건설)가 생겼네요.

“건설 부분, 감사원 지적사항은 감사원이 상대 업체의 진정에 의해 감사한 겁니다. 그 내용을 보면, 기본적 공법이 틀려서 생긴 건데, 총인설비 할 때 스크린하는 기계가 있는데 그걸 쓰면 되는데 안 써서 생긴 문제입니다. 절차를 왜 무시했느냐는 거죠. 시에서 잘못한 게 아니라 건설심의위원회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습니다. 시 내부에서는 종결 처리한 사항입니다. 부정·부당한 방법으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음주운전 부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징계수위를 높일 겁니다. 상상 못할 정도로 응징할 겁니다.”

-양산시 주요 현안 중 천성산 생명치유단지 프로젝트가 눈에 띄네요.

“도지사 공약사업인 모자이크 사업입니다. 천성산에 편백 군락지가 형성돼 있습니다. 그걸 이용해서 의료특화사업과 같은 선상에서 아토피 같은 거 치료하는 생명치유단지 만들면 생태공원이니까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겁니다.”

-최근 동남권 광역교통본부가 출범했는데, 양산에 실제 도움되는 부분은 뭐죠?

“양산은 부산, 울산, 경남 중심에 있어서 시민 40% 이상이 부산과 울산에 있는 직장과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쇼핑이나 문화, 병원, 관광지도 마찬가지고. 동남권 광역교통본부 출범으로 부산과 울산 도심권을 운행할 수 있는 버스 노선과, 웅상에서 KTX울산역 간 버스 직행 노선이 신설되면 대중교통 인프라가 좋아질 겁니다.”

-양산의 미래 먹을거리는 뭔가요.

“농업 분야가 상당히 취약합니다.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하면 농업인구는 10% 정도입니다. 농업 경쟁력을 높여야겠다, 특화농업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개선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금 쪽 하천부지를 농경지로 많이 이용했는데, 4대강 사업 때문에 농지가 다 없어져버렸습니다. 물금 감자가 특화식물로 경쟁력 있었는데, 면적이 80% 줄었습니다. 딸기와 수박도 경쟁력 있었는데, 역시 4대강 때문에 농경지가 줄어서 못하게 됐습니다. 원동, 물금은 미나리가 인기 종목입니다. 웰빙식품이기도 하고. 청도 한재 미나리가 한철에 100억 원 이상 수익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유기농 미나리를 재배할 생각입니다. 원동은 물이 좋기 때문에.”

나동연 양산시장./박일호 기자

-신성장 동력 사업에도 관심이 많던데.

“양산에 1500개 공장이 등록돼 있습니다. 진부한 제품에, 40년 된 공장 많습니다. 기업 쪽도 CI(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를 많이 해야 합니다. 한국전기연구원전지연구센터, 한국생산기술원 첨단하이브리드 생산기술센터를 유치하고, 시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차 전지 쪽은 메리트 있는 사업입니다. 풍력단지는 이미 만들었고, 관내 업체들 연결시키는 작업도 해나가야 합니다. 양산은 신성장 동력산업 메카가 될 겁니다. 연구기관들이 큰 동력입니다. 의료산업분야도, 부산대 양산캠퍼스 내에 산학 융복합센터를 유치할 겁니다. 2014년까지 5년에 걸쳐 190억 원, 올해 50억 원 예산 확보한 상태입니다. 부·울·경 세 단체장이 양산시를 부·울·경 상생도시로 지정했잖습니까. 광활한 신도시 이용해서 의료산업도 큰 동력 얻을 겁니다.”

-양산이 ‘부·울·경 상생특구’ 도시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상생특구는 선언적 부분이지만, 동남권 교통본부 유치를 했습니다. 경남도 직원 13명 오는 게 뭐 그리 중요하나 싶은데, 단초를 제공한 거라고 봅니다. 가시권까지 안 들어왔지만 연구원이 많이 옵니다. 정치 시즌 되면 진주는 LH 유치한다고, 부산과 밀양은 서로 신공항 유치한다고 야단이었는데, 양산은 부산, 울산, 경남이 국책사업 유치와 관련해 입지를 놓고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어서 새로운 도시계획을 할 때 부·울·경 공동작업해서 기관 유치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서로 싸울 게 아니라 서로 잘되는 방향으로 역할 하면 양산이 상생특구 선봉이 될 겁니다. 양산은 지정학적으로 20~30분 내에 부산, 울산 중심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도로망도 사통팔달 연결돼 있고. 부산으로는 지하철 돼 있고, 자연적인 관광·역사 인프라도 좋습니다.”

-행정구역 개편 문제는 양산은 해당되지 않습니까.

“행정구역 개편 건으로 통합 이야기 많이 나오는데, 양산은 2020계획에 따라 인구 50만 목표로 가고 있는데, 사송 신도시까지 같이 아우르는 거죠. 도시 기반시설이라든지 도시 성장속도라든지 기업 트렌드 등을 전국 30만 도시에 대해 상대적 평가를 했는데, 모든 지표에서 전국 2위를 했습니다. 양산시는 독자적인 자치 시로 가야 한다는 용역결과가 나왔습니다. 양산은 통합보다 문화 정통성, 자주성, 발전성과 역동성이 총망라돼 독자적인 시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장점 있습니다. 동남권 상생도시로서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지정학적 부분에서 경쟁력 있는 중심도시입니다.”

-지역구 윤영석 국회의원이 청년 일자리 창출 관련 법안을 발 빠르게 국회에 제출했는데, 양산시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과 연관이 있나요.

“윤 의원이 잠정적으로 발의하겠다는 의견 표명을 했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청년 실업을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법안대로)하게 되면 인센티브 주고 안 하면 페널티 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강제조항이니까. 일자리 기회 주는 거니까 기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시민들이 바랐던 것은 그동안엔 양산과 연고 없던 분들이 낙하산으로 왔던 경향 있어 자존심 많이 상해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 충족해주고 젊고 미래 보장되는 의원이 선출돼서 많은 도움 될 거라고 봅니다.”

-남은 임기엔 어떤 계획을 세웠습니까?

“정치 스케줄 말씀하시는데, 잘못 비치면 자기 몫인 것처럼 비칠 수 있는데…. (양산)시장은 행운으로 맡아서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 사실 시장으로서 한 번의 임기로는 (계획을)이루기가 어렵습니다. 정치인 나름 욕심도 있고, 연임 생각은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내가 하고 싶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시민들이 한 번 더 맡겨도 될 만큼 판단되면 그렇게 될 것이고. 일에 대한 자신감은 있습니다. 문제는 시민들 평가인데…. 시민 세금 가지고 일하는 것인데, 보여주기 위해 일하는 건 시민들이 다 압니다. 의회 때 바라봤던 행정 많이 알기 때문에 실적 나타내려 남은 2년 동안 많이 달라지는 모습 보이진 않을 겁니다. 지금처럼 똑같이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시민 평가가 좋지 않다면 내가 아무리 하고 싶어도 안 되는 거니까 그땐 ‘쫑’ 해야 되고.”

<일문일답-나동연 시장의 모든 것>

-성격의 장단점은.

“장점은 매사에 긍정적이다. 좀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이리 사는 게 맞나 싶을 때도 있는데, 이때 아니면 이런 기회도 없지 않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바깥에서 부정적 시각 있을 때도 정치인이니까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받아들인다. 단점은 많다. 잘하는 것 빼면 다 단점이지. 특별히 잘하는 게 없으니까 많은 단점 갖고 있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고집이 좀 세다. 다혈질적인 부분도 좀 있다. 결국,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도자가 되려면 긍정적인 성격 잘 살려 열심히 하면 될 것을 자존심 살리려다 보니….”

나동연 양산시장./박일호 기자

-술, 담배는 어느 정도.

“담배는 끊은 지 2년 됐다. 2010년 선거 마치면서 바로 끊었다. 금연 지역도 확대되고, 건강 때문에. 기관지 쪽 장애도 오고. 어딜 가도 요즘 금연지역 확대되니까 공직자로서 그런 부분 지켜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담배란 것이 이율배반적인 게 있다. 자치단체 담뱃세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자체 세수 지방 세입 부분에서 담배소비세가 8~9% 엄청난 비율 차지한다. 200억 원대. 자체 수입 2300억 원 정돈데, 담배 좀 피워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하하. 술은 거의 매일 마신다. 술 못 먹지는 않았고 먹어도 소주 1병 마셨는데, 요즘 늘어서 소주 2병. 소주 1병은 예사고. 거의 매일 먹는다. 주로 저녁때 특별한 모임 없으면 직원과 만찬 많이 하는 편이다. 한 달에 서너 번. 그런 자리 유익하다. 업무 외적인 얘기도 나오고, 결재라인 말고 소통하는 자리다. 강제로 하지는 않지만 시간 나는 사람만. 그래도 80~90% 참석해 얘기 나눈다. 읍면동 빼고도 30여 개 부서가 있다. 한 달에 서너 부서 자리해도 1년에 한 번 돌아가기도 어렵다.”

-최근 읽은 책 중 감명 깊었던 책은.

“시장 되기 전에는 두 달에 한 권씩 정도 읽었다. 요즘엔 누가 추천해준 〈고전〉이란 책이 있어서 짬날 때마다 보고 있다. 고사성어도 많이 나오고 단편으로 돼 있어서 보기가 편하다. 스스로 돌아볼 기회가 된다. 스토리도 있고, 성현들 삶도 있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똑같다. 행정 해나가는데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 존경한다. 지도자이기도 하고 정치인이기도 하고. 우선 국가 부흥을 이뤘던 지도자였고, 자신한테 원칙을 가지고 있었던 분이다. 정치적으로 정권 유지하기 위해 독재자로 반대자들에게 그런 걸 받기도 했지만, 정치인으로선 그렇다 치고, 지도자로서 국가와 민족을 생각했던 면은 존경스럽다.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떠냐고 물었더니)박근혜 대표도 좋아하는 지도자다.”

-취미와 특기는.

“전에는 골프를 좋아했다. 시장 되고선 일 년에 서너 번 치려나. 안 하니까 별로 하고 싶지도 않더라. 일주일에 한 번 등산 한다. 나 혼자. 건강 유지 방법이기도 하고. … 피아노는 배우지 않았는데, 음악적인 예술적인 끼가 있다. 드럼도 박자에 맞춰서 흥을 돋우며 치고, 피아노도 악보 보고 치는 게 아니라 그냥 노래 듣고 친다.”

-스트레스 해소법, 건강관리법은.

“스트레스 해소해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때그때 분출해 버린다. 업무를 놓고 바로 그 자리서 질책하는 편이다. 그 순간 넘어가 버리면 평상심으로 넘어간다. 매일 아침 6~7㎞ 걷는다. 요즘 양산천 둑을 걷는다. 둑 위에 꽃길 조성 잘 돼 있고, 집사람하고 아침 5시에 나와서 걷는다. 아침에 주민들도 많이 나온다. 매일 만나는 주민 거의 다 안다. 주민들 얘기 듣는 시간도 되고.”

-텔레비전은 보시는지.

“텔레비전은 거의 못 본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매일 10시, 11시 넘는다. 아침에는 산책하니까 볼 시간 없고. 텔레비전 나오는 연예인들 전혀 모른다. 개그콘서트 이런 걸 한 번도 못 봤다. 뉴스나 소식은 주로 신문을 본다. 아침에 양산시에 관계되는 스크랩 된 거 보고, 중앙지 정치·사회면 속독으로 보고. 지방지는 거의 다 본다. 경남, 부산, 울산지 다. 중앙지는 주로 조선 보고. 목욕탕 가면 중앙 보고.”

-가족, 형제관계는.

“집사람, 1남 1녀, 큰아들 31살, 딸은 30살. 딸은 부산서 은행 다니고, 머슴아는 다국적 기업 다닌다. 형제는 2남3녀 중 장남이다. 형제는 서울, 울산에 있고, 둘은 외지에 있고. 남동생은 양산에 있는 울산법원에 있다. 양친이 다 살아계신다. 양산 가까이에 있어서 어른 집에 자주 들른다.”

-가족에게 몇 점 받을 것 같은지(남편, 아빠로서).

“하하하하하. 50점도 안 된다. 완전 낙제 점수다. 집사람이 선출직 아내로서 협조를 아주 잘해준다. 선출직 중 제일 잘해야 하는 게 시민들 얘기를 잘 들어주는 거다. 집사람이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고 아침에 산책할 때 다 알려준다. 산책할 때 메모지를 갖고 간다. 적을라고. 아버지로서도 50점 이하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10일 이상 어른 못 뵙고 전화 못 드릴 때도 있다. 부모님도 임기 동안에는 시민한테 아들 팔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걱정하지 마라 그러신다.”

-좌우명은.

“좌우명이라기보다 생활철학이랄까. 기본과 원칙에 충실히 하려고 한다. 진정성 갖고 성실하게 하려고 한다. 경우에 따라 선의의 거짓말 하게 되는데, 그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로 이어지는 걸 사업 하면서 많이 경험했다. 진실성 잃어버리면 신뢰성이 떨어진다. 애들한테도 그렇게 가르친다.”

-시정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직원들이 제안할 때도 있고. 주로 티타임 통해서 부시장 등 참모들이 오전 8시 30분쯤 여러 아이디어 얘기한다. 아침 산책 때 주민들이 한마디씩 던져주는 것에서 아이디어 많이 나온다. 둑에다 청보리 심어두면 좋겠는데, 꽃도 좀 심으면 좋겠는데 하고 툭툭 던지는 얘기가 적잖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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