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44) 합천군 기획감사실 정순재 미래정책담당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발전의 키워드를 말할 때, 많은 사람은 변화와 창의를 꼽는다. 창의적 사고를 통해 건강한 변화를 시도할 때 진정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합천군이 군 발전을 위해 근래 시도한 변화 가운데 하나가 '미래정책담당 신설'이다. 합천군은 민선 5기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지난해 초 미래정책담당을 신설해 창의적 사고의 산실로 만들고자 했으며, 이 산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가 바로 합천군 기획감사실 미래정책담당을 맡고 있는 정순재(47) 씨다.

"사실 피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중장기 계획수립, 전략사업 발굴이라는 거창한 임무를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는 처음 미래정책담당을 맡게 됐을 때 능력에 비해 과한 자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새로운 조직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많은 만큼 부담도 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년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는 어떤 평가를 하고 있을까?

   

"결과를 떠나 1년여의 시간을 정말 치열하게 보냈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았고 좀 버겁다고 느껴지는 일도 있었지만 직원들과 머리 맞대고 노력한 만큼 보람도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결과보다는 치열했던 과정을 흡족해한다지만, 실제로 결과를 놓고 봐서도 합천군의 변화는 성공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먼저 농촌개발과 발전의 개념을 새로이 정리하고 주민들의 실질적 행복을 위해 추진한 '그린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의 경우, 경남 지역 최초 마을사업이라는 영예와 농촌 활력 증진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굵직한 국책사업과 건설사업이 아닌 마을 발전과 주민들 행복에 근간을 둔 상향식 사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고, 각종 공모사업의 토대가 되는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또 농촌 개발의 중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지난해 3개소 선정에 이어 올해에도 3개소 선정이 확정되면서 총 404억 원, 국비만 28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래정책담당에서 발굴한 사업이 창조지역사업, 녹색성장 브랜드사업, 친환경생활공간조성사업, 행안부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 등 각종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합천군은 지난해 지역산업진흥분야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올해는 녹색성장 우수지자체로 선정돼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1년 6개월여 만에 이룬 실로 놀라운 성과였다.

이러한 성과의 비결을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친다.

"사실 제 역할은 미미합니다. 이러한 성과는 군수의 의지와 실장의 기획력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그리고 최일선에서 고생한 담당 직원들의 노고가 밑거름돼 이러한 결실이 이뤄진 것이며 저는 중재하고 전달하는 역할만 수행합니다."

이러한 그의 답변에도 그는 '정책 아이디어맨'으로 불리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직자 내부 아이디어를 사고팔 수 있는 '아이디어 스토어'를 개발했고 마을 내 소일거리 창출을 위한 '육묘사업' 등을 제안했고 권역별 사업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고향 합천을 위해 제 열정을 쏟고 합천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하기를 원합니다. 제 작은 노력과 아이디어가 군 발전에 보탬이 된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대기업 유치, 새로운 전략사업 발굴, 잘사는 농업인 만들기라고 하니, 그의 아이디어 발굴의 원천은 '고향사랑'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합천에서 태어나 자라고, 1990년 7월 합천군 가야면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적중면, 야로면, 자치행정과 등을 거쳤으며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에 파견근무한 후 지난해 2월부터 기획감사실 내 미래정책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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