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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찜 '쓱싹' 남해 향 '물씬' 이 맛이 통영

[경남맛집] 통영 무전동 '보윤식당'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2년 07월 18일 수요일

모름지기 처음 가는 곳을 여행할 때 무얼 먹을지 고민이 되면 가까운 관공서나 은행을 찾으라고 했다. 이들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지역 토박이인 경우가 많다. 별다른 이동없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직업 특성상 지역 사정에 밝다.

특히 연차가 오래된 공무원은 시, 군, 구, 읍, 동 등으로 전출과 전입이 잦아 지역 전체 사정을 꿰뚫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먹을거리도 마찬가지다. 음식에 관심이 있든 없든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다보면 한 지역 내 맛집을 두루 섭렵하게 되니 대체로 입맛이 까다롭다.

도내 대표 관광도시이자 바다를 껴 각종 해산물이 풍부해 한껏 높아진 통영 사람 입맛은 더욱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가운데 통영시청 공무원은 물론,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집이 있어 찾았다. 통영 무전동 '보윤식당'. 이곳은 '가자미찜'과 '쑤기미 매운탕'이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가자미는 봄이 제철로 알려져 있다. 봄철 통영은 '도다리 쑥국'과 함께 '가자미 쑥국'이 쑥국계 양대 산맥을 이룰 정도다.

이런 가자미는 사실 겨울에 산란하는 종류와 봄에 산란하는 종류로 나뉜다. 보윤식당 이영숙 사장이 가자미찜으로 내놓는 것은 겨울 산란기에 살이 오른 것을 말린 것이다.

   
  기만 해도 감칠맛 나는 바알간 양념에 수북이 쌓인 가자미.  

"음식을 해 보면 보통 1월 산란기에 잡아 말린 것이 봄에 잡아 말린 것보다 살이 많고 단단합니다. 수온이 낮아 살이 더 차져 말렸을 때 쫀득함이 더 강한 것이 특징이죠. 동해안과 통영 등지에서 잡은 것들만 골라 사용합니다."

동해안에서 잡은 것은 작고 통통한 반면, 통영 등지에서 잡은 것은 크지만 살이 적은 게 특징이란다.

보윤식당은 통영 내 덕장에서 산란기에 잡아 말린 가자미 한 해 분량을 미리 사서 냉동해 놓는다. 이를 장만하는데만 1000만 원 정도가 든다니 인기가 실감이 난다.

그런데 이 집 '가자미찜'은 '찜'이라기에는 좀 어색하다. 대개 '생선 찜'요리는 생물 또는 반건 생선을 찜기에 쪄낸 후 위에 고춧가루 양념장을 끼얹은 것, 또는 아귀찜·대구뽈찜 같이 생선에 콩나물,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빨간 양념에 버무린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 집 '가자미찜' 요리는 '찜'보다는 '조림'에 가깝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무에 쑥갓 올린 쑤기미 매운탕이 시원함을 더한다.  

널찍한 팬에 무와 감자를 깔고 위에 잘 말린 가자미를 올린다.

여기에 양념을 얹고 가자미가 잠길 때까지 물을 부어준다. 별다른 육수를 쓰지 않는다. 육수를 쓰면 말린 가자미 특유의 콤콤한 맛이 강하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20여 분간을 센불에 졸인다. 양념이 서서히 풀려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감돌면 길게 썬 양파를 올리고, 색색 고추로 장식한다.

별다른 조미료 없이 간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함께 '말린 다시마 가루'를 조금 넣어 바다의 풍미를 더한다.

보기만 해도 감칠맛 나는 바알간 양념에 수북이 쌓인 가자미가 인상적이다. 음식에 단맛과 칼칼함을 더해 주는 양파와 고추가 눈맛 또한 자극한다.

붉은 기운 탓에 칼칼할 것만 같던 첫맛은 의외로 자극적이지 않다. 물엿을 약간 넣는다고 했다. 하지만 많이 넣은 것 같지는 않다. 양파와 함께 포실포실하게 잘 익은 감자가 내는 자연스런 단맛이 더 강하다.

다진 마늘을 이용해 생선 특유의 비린내도 잘 잡았다. 대신 말리는 과정에서 밴 콤콤한 냄새와, 양념과 잘 어우러져 짠 내 섞인 바다의 맛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밥에 양념을 쓰윽 비빈 후 잘 말린 가자미살 한 점을 올려 먹으면 맛의 감동이 더해진다. 산란기에 잡은 것들이라 손이 가는 족족 알배기들이다.

이 맛에 점심시간이면 40~50대 직장인부터 30대 초반 젊은이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밤 시간대에는 술 안주로 그만이다. 옆에 앉은 토박이들은 통영 지역 막걸리인 도산이나 산양 막걸리와 곁들이면 더욱 일품이라고 치켜세운다. 함께 주문한 쑤기미 매운탕은 시원담백하다. 쑤기미는 여름 이 시기가 제철이라 별다른 양념 없이도 맛을 잘 살릴 수 있다. 별다른 재료없이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끓인 육수를 준비한다. 여기에 다시 한 입에 먹을 만한 크기로 무를 썰어 넣은 다음, 생물 쑤기미를 잘 손질해 넣는다.

   

쑤기미 자체가 시원한 맛을 내기 때문에 간단한 밑간만 잘 하면 크게 손 가는 것 없이 맛난 매운탕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쑥갓을 올려 눈 맛과 향미를 더한다. 매운탕이 된 쑤기미는 한창 제철을 맞아 살이 여물다. 살의 점도가 돔·우럭이 내는 쫄깃함과 물메기가 내는 부드러움 중간쯤 된다. 입에서 몇 번 씹을 필요도 없이 후루룩 넘겨도 좋다.

천천히 씹으며 음미하면 고소한 맛이 산다. 한 마리가 통째로 든 만큼 내장이 가진 쫄깃함과 애가 가진 고소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개운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맵싸하면서도 달콤한 가자미찜과도 잘 어울려 좋은 궁합을 이룬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가자미찜 4만 원(대)·3만 원(중)·2만 원(소) △매운탕 1만 원 △생갈치조림 1만 원 △낙지볶음 1만 원 △정식 7000원.

□계절특미 : △물메기탕(겨울) 1만 원 △도다리쑥국(봄) 1만 원.

□위치 : 통영시 무전동 375-7 통영시청 제2청사 밑 오복웨딩홀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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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