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하게 생각지 않은 추돌사고 후 목과 등, 어깨 혹은 팔의 통증 및 손저림, 어지러움, 이명, 두통, 구역 등 다양한 증상으로 오랫동안 고통 받는 분들이 있다.

후방추돌에 의해 빠른 속도로 목이 뒤로 젖혀졌다가 앞으로 젖혀지면서 척수, 척추, 근육, 인대에 광범위한 손상을 받는 것을 말채찍(편타)손상 혹은 외상성 경부 증후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들어 이런 외상성 경부 증후군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외상성 경부 증후군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500페이지 분량의 책이 출간되어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질환이다.

후방에서 추돌 당하게 되면 탑승자의 신체부위 중 가장 가느다란 목 위에 달려 있는 머리는 순간적으로 뒤로 젖혀졌다가 다시 앞으로 젖혀지는 움직임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의 몸은 갑자기 움직이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운동조절 체계를 갖추고 있다. 목이 갑자기 뒤로 젖혀지려하면 목을 앞으로 숙이는 근육이 순간적으로 수축하여 이 동작을 막으려고 한다. 이러한 운동조절 체계 덕분에 근육이 일차적으로 추돌시의 충격을 많이 흡수해 주지만 광범위한 손상을 피할 수 없다. 근육 손상 외에 경추 주위의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고, 추간판에 강한 압박력과 비틀리는 힘을 받게 되어 외상성 추간판 탈출증이 생기며, 경추 뼈끼리 부딪히면서 뼈나 관절이 다치게 되며, 최악의 경우 경추나 흉추를 지나가는 신경을 다치게 된다.

이처럼 한꺼번에 여러 구조물에 손상을 주어 통증을 일으키지만, 인대나 추간판의 뚜렷한
파열이나 뼈의 골절이 없는 한 X-ray나 MRI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상성 경부 증후군은 사고 당시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수상 후 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늦는 경우 1주일 후 증상 발현되기도 한다. 대부분 사고 후 며칠간은 목이 뻐근한 정도로 있다가 1주일 정도가 지나면서 점점 목이 뻣뻣해져 오고, 고개를 돌리거나 숙이는 것이 힘들어 지면서 목과 머리 통증이 심해진다.

하정식 정다운요양병원 진료부장·재활의학과 전문의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손과 팔이 저리고, 목을 움직일 때 마다 칼로 찌르는 듯이 아프고, 앉아 있을 때는 목과 등이 터져나갈 듯이 아파서 눕고 싶지만, 막상 누우면 베개에 닿는 부분이 아파서 금방 돌아눕고 싶어지고, 돌아누우려고 하면 목, 어깨, 등, 옆구리가 뜨끔거려서 죽을 힘을 다해 끙끙거리며 돌아누워야 하는데, 그렇게 힘들게 돌아눕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잠을 거의 잘 수가 없는 상태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부위가 점점 확산되어 등과 허리통증까지 동반되기도 하며, 두통, 현기증, 귀울림, 손떨림, 눈의 통증 및 피로, 눈물흘림,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만성화, 난치의 경향을 보인다. 경추나 흉추를 지나가는 신경이 다치게 되는 경우 팔다리의 감각저하 및 마비가 나타나며, 배변 배뇨 장해를 동반하게 된다.

치료 방법과 예후는 통증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예상외로 오랜 기간 극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치료 방법은 약물요법, 물리치료, 국소 주사요법, 경막외 주사요법, 마사지 등 수 많은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의사의 질병에 대한 관심이나 치료 경험에 따라 치료 결과에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병원에 다녀도 낫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고, 치료 경험이 풍부하고 치료 결과가 우수한 병원을 찾아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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