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친화 분위기 만들자' 스물네쌍 미팅 주선…전문대행사 진행까지 준비해

아름다운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동읍내 작은 언덕배기의 한 연회장. 10일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나름 멋을 부린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들 가운데 잔뜩 긴장한 이가 있는가 하면,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기대에 가득 찬 이도 있다.

하동군이 지역 청춘 남녀들에게 건전한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이른바 '한여름 밤의 로맨틱한 프러포즈'.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로맨틱 프러포즈는 결혼 적령기 미혼 남녀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결혼과 출산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동군이 올해 처음으로 기획했다. 또한 성혼에 대한 행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최근 사회 문제화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무한 복지행정으로 '군민 감동'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뜻도 담겼다.

이날 로맨틱 프러포즈에 참가한 젊은이는 하동군청 여성 공무원 24명과 하동화력 남성 직원 24명으로 모두 48명. 오후 3시 이들은 미리 준비된 8개 원형 테이블에 남녀 6명씩 자리 잡는다. 첫 만남이라 다소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10일 오후 하동군 하동읍 한 연회장에서 군이 주선한 미혼남녀 만남 '한여름 밤의 로맨틱한 프러포즈' 행사가 열렸다. 스물네 쌍의 참가자들이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동군

이윽고 행사 진행을 맡은 커플전문대행사 사회자는 참석자들에게 행사 취지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진행방식을 알려주며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조유행 군수와 김경철 화력본부장의 인사말이 이어지고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먼저 테이블마다 조장을 정한 뒤 자기 소개를 하는 방식으로 첫 그룹대화가 진행됐다. 서로 첫 대화를 나누며 얼굴을 익힌 이들은 자리 로테이션을 한 후 두 번째 그룹대화가 어어졌다. 커플빙고와 게임 같은 커플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되면서 단체 또는 개인 간 대화로 남녀 사이는 한결 가벼워진다.

뷔페로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런 대화가 이어지고 커플 댄스를 하면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커플 댄스는 커플댄스 전문팀의 간단한 시범에 이어 현장에서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정해 직접 댄스를 배우는 시간으로, 대화 위주의 정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서로 부대끼며 흥겨운 춤을 춰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이어 행사 하이라이트인 공개 프러포즈 시간. 대화와 오락, 커플 댄스를 통해 마음에 둔 사람이 상대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하고 두 커플이 이뤄짐으로써 행사는 막을 내렸다.

하동군 관계자는 "요즘 젊은이 사이에 결혼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저출산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지역 젊은 남녀를 대상으로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늘 커플로 정해진 남녀는 만남을 계속 이어가 좋은 결실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하동군청 공무원 김미주(30) 씨는 "아직 마음에 드는 짝을 찾지 못했다. 시골에서 이런 이벤트가 열린 것이 다소 생소하면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지만, 좀 더 일찍 이런 이벤트가 열리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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