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동위원소로 질병 진단·치료…질환 따라 의료장비 사용 나뉘어

현재 전국 종합병원에서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 동위원소, 즉 '핵'을 활용한 검사를 통해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지만 일반인, 심지어는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핵의학'(nuclear medicine)이라는 단어는 그리 친숙하지 않다. 핵 물질을 의학적으로 활용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효과적인 치료방침을 제시해 '미래 의학'으로 각광받는 핵의학이란 어떤 것일까?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기본 단위인 '분자'를 구성하는 단위는 여러 개의 '원자'다. 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는 원자 중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 소립자 등으로 구성된다. 중요한 점은 모든 원자는 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수가 같은 '안정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 의해 이 안정된 상태가 깨어져 불안정하게 되면(예를 들어 중성자의 수는 5인데, 양성자의 수가 6으로 변하면) 핵은 안정된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붕괴(방사성붕괴)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방사선이 나오게 된다. 이때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자를 방사성 동위원소라 한다.

핵의학은 이러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분야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체내에 투여한 뒤 방출되는 방사선의 투과력을 검출하는 의료장비를 이용하여 환자의 검사부위 영상을 얻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파괴력이 센 방사선을 방출하는 경우 체내에서 인접한 암세포를 파괴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

대다수 대형병원에서 핵의학 의료장비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PET과 SPECT는 검사에 필요한 화합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합성한 방사성의약품을 체내에 주입하여 검사한다. 둘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PET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특징은 대부분 2~110분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체내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 비교적 많은 방사선량을 투여할 수 있다.

또한 사방에서 180도의 양방향으로 방출되는 방사선을 검출하므로 빠른 시간에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짧은 반감기 때문에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사이클로트론(방사성동위원소 생산장비)이 가까운 곳에 설치되어 단시간 내 운송이 가능해야 한다. 현재 PET은 암의 진단에 주로 이용되며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에 일부 사용되고 있다.

   
 

SPECT는 검출기 앞부분에 위치한 조준기로 정확하게 들어오는 방사선만을 검출하기 때문에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긴 편이어서 체내 투여시 장시간 인체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많은 양을 투여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영상의 화질이 떨어진다. 반면 사이클로트론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많아 거의 인체 모든 부위의 질환에 사용이 가능하다. 근골격계 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되며 갑상선을 포함한 내분비계 질환, 소화기계 질환, 비뇨기계 질환,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에도 유용하다. 핵의학은 질병의 치료에도 적용된다. 진단용으로는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로 사용하지만, 치료용으로는 파괴력인 센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한다.

/남헌열(삼성창원병원 핵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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