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요즘 뭐합니까?] 김정숙 남해군의원

"화를 잘 내지 않는 편인데, 사회 생활하면서도 이렇게 싸워본 적이 없습니다."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똑 부러지 듯 힘이 넘친다. 초선임에도 남해군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김정숙(45·새누리당·비례대표) 의원은 동료의원과 기자 사이에서 일명 '싸움닭'으로 불린다.

옳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성격과 직설적인 화법 탓에 '싸움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 의원은 군의원 9명 가운데 가장 젊은데다가 초선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있음에도 의정 활동만큼은 열정적이면서도 빛난다. 2년의 짧은 군의원 경력에도 도내 시군의회 의장단으로부터 경남의정봉사상을 받은 것만 보더라도 그간의 의정활동을 짐작게 한다.

농업경영인 출신인 김 의원은 친환경 유정란을 생산하는 양계 농장의 대표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 의원은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위해 29살 때 고향인 남해로 돌아왔다. 1년간 준비 끝에 농장을 시작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4H 활동에 농민회 활동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김 의원은 농업과 관련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고, 때론 농민의 대변자이기를 자처한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가 농업인데, 군의원이 된 이유도 그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 농업 정책은 국가의 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정책에 따라서 했는데, 실질적으로 성공한 예는 별로 없습니다. 남해군의 농업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로 지원받아야 하는 농민은 지원받지 못하고 있죠."

김 의원은 특히 대내외적으로 성공한 사례로 알려진 독일마을과 미국마을, 원예마을에 대해 유독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남해군은 외부에 보이는 화려한 것에만 거대 예산을 들이고 있습니다. 외부인들을 위한 마을 조성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다 보니 오히려 지역민들을 위한 예산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민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죠. 지역민이 잘살아야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고 인구도 늘어날 수 있는 겁니다."

현재 남해군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본마을 조성을 극구 반대하는 이유도 그 맥을 같이한다.

김 의원에게는 '행정사무조사를 발의한 남해군의회 최초의 의원'이라는 또 다른 수식어가 붙어 있다.

남해군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특혜논란이 일었던 요트사업과 100억 원대 입찰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도서지역 식수공급 사업을 자세히 조사하고자 군의회 차원에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게 한 주인공이다. 1년여에 걸친 특위 활동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과도한 예산이 투입될 뻔했던 노인회관 건립 변경 건도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도록 되돌렸다.

이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남해군을 떠들썩하게 했던 산지약용식물 가공 유통시설 보조금 사업과 관련한 횡령 사건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사업이 더는 추진되지 않도록 추가 예산 지원을 사전에 막기도 했다.

김 의원에게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가지 남아 있다. 남해군이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화력발전소를 막는 일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5분 발언을 통해 환경오염과 송전선로 피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의 진행과정과 내용이 성급하고 철저하지 못하다"며 남해군을 향해 대립각을 세웠었다.

화력발전소 건립 주체인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6월 말 건설타당성 용역 조사 결과 보고서를 남해군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그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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