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포·칠서 곳곳 발견…환경단체 "강바닥 파헤쳐 자정능력 상실"

창원시민 식수원인 낙동강 창원시 본포취수장과 함안군 칠서정수장 일부 구간에서 녹조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4대 강 정비사업의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지면서 낙동강 곳곳에 녹조류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온 상승과 가뭄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4대 강 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28일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낙동강 본포취수장 일대가 녹조로 뒤덮여 있다"며 "4대 강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됐다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경남본부는 지난 27일 본포취수장에서 채취한 녹조가 든 물병과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경남본부는 "4대 강 사업이 준공도 하기 전에 창원시민은 녹조 범벅이 된 물을 취수해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도 이날 오전 창녕함안보 상류 6㎞ 지점에 위치한 함안 칠서취수장에서도 녹조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가 28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반지동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창원시민들의 식수원인 본포취수장 녹조현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수공이 관리하는 창원 본포취수장과 창원시가 관리하는 함안 칠서정수장은 낙동강 본류에서 하루 평균 각각 12만 5000t(최대 28만t)과 24만 t(최대 25만 6000t)을 취수해 창원시내 공단과 상가·주택의 생활·공업 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녹조 발생 원인은 준설로 강바닥 모래가 사라지고 자연환경 파괴로 낙동강의 자정능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라며 "보 건설로 낙동강 전 구간이 거대한 호수처럼 돼 질소와 인의 부영양화가 누적돼 낙동강 수질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본부는 특히 녹조가 발생한 물을 취수하면 시민이 마시는 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낙동강특위 소속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에 따르면 녹조가 발생한 원수는 정수 과정에서 정수효율을 떨어뜨려 약품을 과다 사용하게 된다. 또 녹조 분비물로 악취가 사라지지 않아 수돗물에서 흔히 '물비린내'나 '흙냄새'가 난다.

따라서 경남본부는 "창원시와 경남도가 낙동강 수질을 정기적으로 공동조사해 시민 식수에 대한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공은 반송정수장 정수 처리 실태 전 과정을 공개하고, 원수·정수·수돗물 검사 등 민간합동조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수공은 "본포취수장 주변에 녹조가 일부 발생했으나 최근 수온 상승과 가뭄 영향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수공은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수질 관련해서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공은 낙동강 녹조 발생은 4대 강 사업 이전에도 기후 상황변화에 따라 빈번하게 일어났다며, 지난 5월 본포취수장 인근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1.9mg/L로 하천수질기준 6등급 가운데 1b등급(BOD 2mg/L이하)의 수질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