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25) 꿈의 낙조분수와 다대포 해수욕장

이맘때가 되면 도시 곳곳에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상징적인 그 무엇이 있다. 더운 공기가 더욱 답답하게 느껴지는 도심 속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물줄기, 바로 분수공원이다.

거꾸로 솟구쳐 오르는 물줄기는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놀이터다.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돌진하는 아이들을 붙잡느라 혹은 그런 아이들의 천진함에 미소를 짓게 되는 어른들의 모습을 찾아 떠난 곳은 세계 최대 바닥 분수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여름에 성큼 다가선 6월의 끝자락, 분수는 그 매력을 한껏 뽐낸다. 더구나 '꿈의 낙조분수'는 내달 1일 개장을 앞둔 다대포 해수욕장과 이웃해 있다. 여름을 맞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태양이 강렬한 열을 품은 오후 2시. 체험 분수가 시작됐다. 물줄기가 솟구쳐 오르자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탄성을 지른다.

   
 

이내 거침없이 뛰어들어가는 초등학생부터 기저귀를 떼지 않은 아장아장 걸음의 용감한 아가들, 그리고 천방지축 몸 사리지 않고 물속을 질주하는 아이를 돌보느라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들까지 하얀 거품이 되어 솟구치는 물줄기는 더위를 날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형지름 60m, 둘레 180m, 분수 바닥면적 2519㎡ 안에서 펼쳐지는 '워터 월드'. 여느 분수공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커튼처럼 드리워진 물줄기를 이리저리 넘어다니고, 자기 키만큼 솟은 물줄기를 연방 손으로 잡아대는 꼬마들, 이왕지사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버리자 아이들은 더욱 용감해진다. 춤을 추듯 올랐다 내려갔다 하는 물줄기와 술래잡기하듯 연방 쫓아다니고 바닥에 누워도 보고 이리저리 다양한 자세를 취하며 분수와 장난을 친다. 우산과 비옷으로 무장을 하고 뛰어든 아이들도 이내 벗어버리고 물과 하나가 된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한걸음 떨어져서 돗자리를 깔고 열심히 눈으로 쫓아다니는 어른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해마다 이맘때쯤 들리는 뉴스. 바닥 분수 수질은 안전할까? 적어도 이곳에선 걱정을 접어두어도 좋다.

'체험 분수'에 걸맞게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수질검사 각 항목 기준치의 50%를 초과하면 즉각 용수를 교체하고 있다.

20분가량 신나게 물줄기를 맞은 아이들은 인근에 설치된 열풍기 앞으로 옹기종기 모인다. 젖은 몸을 말릴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장치다. 하지만, 40분 뒤 다시 시작된 분수의 유혹에 아이들은 또다시 흠뻑 젖어버린다.

보드라운 모래와 밀려오는 파도, 비교적 완만한 수심의 다대포 해수욕장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기에 충분하다.

체험 분수는 밤이 되면 환상적인 음악 분수 쇼로 변신한다. 최대 55m까지 치솟는 분수는 가요와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에 따라 화려한 조명과 함께 춤을 춘다. 꿈의 낙조 분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시민의 감동적인 사연이나 프러포즈로 꾸며지는 '스토리텔링 음악분수쇼'를 새롭게 마련해 홈페이지(http://fountain.saha.go.kr)에서 신청도 받는다.

곧 해수욕장 개장과 함께 성수기에 접어들면 소형불꽃, 버블, 스모그 등 특수효과를 가미한 멀티분수 쇼도 함께 열 계획이다. 문의 051-207-6041.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 398번 길 12.

<인근 가볼 곳>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운영시간표

△체험 분수 = 오후 2·3·4시, 낙조 시간대, 평일 야간음악 분수 공연 후 1회, 주말 야간음악 분수 1부 공연 후 1회. 회당 10∼20분.

△음악 분수 = 10월 28일까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8·9시 2회. 회당 20분.(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 비가 오거나 기상 악화시 휴무)

△ 다대포 해수욕장 = '꿈의 낙조분수'에서 힘껏 발을 들어 바라보면 멀찌감치 모습을 보이는 바다. 낙동강에서 흘러내려 온 토사가 퇴적되어 생긴 다대포 해수욕장이다. 길이 900m, 폭 100m의 넓은 백사장과 비교적 완만한 수심이 어린이들이 뛰어놀기 좋다. 내달 1일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로 부산한 모습이지만 아직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 바다는 특유의 넉넉함과 편안함을 선물한다. 맨발에 느껴지는 보드라운 모래와 일정한 간격으로 쏴 소리를 내며 밀려오는 파도는 설렘이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는 벌써 모래성을 쌓고 두꺼비 집을 짓고 터널을 만든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도 담가 보고 모래 속에서 발견한 게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 몰운대 = 낙동강 하구에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이면 그 안개와 구름에 잠겨서 섬이 보이지 않는다고 '구름 속에 빠진 섬'이라 하며 붙여진 이름 몰운대. 부산의 3대(臺)라 하면 태종대, 해운대, 몰운대이다. 낙동강 하구가 바다와 어우러지고 태백산맥의 끝자리가 되는 이 몰운대는 경관이 아주 뛰어나 시인 묵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몰운대를 한 바퀴 돌아 해수욕장에서 모래 속에 묻혀 있는 조개와 게를 잡는다면 멋진 추억이 될 듯. 몰운대 주변에 있는 쥐섬, 모자 섬, 나무섬 등 낚시터로 갈 수 있는 낚싯배를 이곳에서 탈 수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