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장, 조유묵 씨 마산서 만나

80년대 전두환 독재정권과 맞서 싸우다 구속돼 '감방 동기'가 됐던 두 운동가가 26년만에 마산에서 만났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이끌었던 정동익(69) 선생과 성균관대 민족민주화투쟁위원장이었던 조유묵(49·마창진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씨가 그들이다.

정동익 선생은 26일 저녁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이 주최한 초청강연을 마친 후 뒤풀이 자리에서 "여기 마산에 혹시 조유묵이라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현재 시민운동을 하고 있다는 답을 들은 그는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1986년 민주화운동을 하다 서울구치소(옛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는데, 그 때 옆방에 있던 젊은 친구가 조유묵 씨였다는 것이다. 다른 모임 자리에 있던 중 전화를 받은 조유묵 씨는 한달음에 달려왔다. 둘은 끌어안으며 26년만의 해후를 즐겼다.

"저는 5월 1일에 잡혀서 안기부에서 실컷 얻어맏고 치안본부로 넘어갔다가 서대문으로 왔는데, 한 달 사이에 그렇게 되니 아유~ 정신이 없더라고요."(조유묵) "나는 그 때 출판문화운동협의회 회장을 하고 있었는데, 정권에 비판적인 책을 냈다고 잡혀갔지. 그 땐 출판 쪽에서 가장 구속자가 많이 나올 때였지."(정동익)

둘은 20년의 나이 차이도 아랑곳없이 마치 친구를 만난 듯 소주잔을 부딪쳤다.

조유묵(왼쪽) 씨와 정동익 선생이 반가움을 나누고 있다. /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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