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 함안군 칠원면 박효림-안봉형 씨 부부

◇마산 처녀와 함안 총각 = 신부 박효림(28) 씨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에서 자랐다. 현재 마산회원구 내서읍 호계리에 있는 '코오롱 한샘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경력 6년째 교사인데 지금 유치원에서 일한 지는 3년 정도 됐다. 신랑 안봉형(30) 씨는 함안군 법수면이 고향이다. 부산 서면에 있는 업소용 냉장고 관련업체에서 일한다. 부부는 함안군 칠원면 광려천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웨딩플래너 도움으로 결혼 준비 = 박효림·안봉형 씨 부부는 지난 6월 19일에 결혼했다. 예식장은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 있는 '필웨딩하우스'를 골랐다. 부부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웨딩플래너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가을에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시어머니께서 결혼을 서둘렀으면 해서 갑자기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정보가 항상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를 통해 웨딩플래너를 소개받았고 예식장, 웨딩촬영 등 준비 과정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웨딩플래너에게 따로 지급한 비용은 없었다. 효림 씨는 웨딩플래너 소개로 특정 업체와 연결되면 그 업체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챙겨주는 것 같다고 짐작했다. 어쨌든 웨딩플래너 덕에 짧은 시간 갑작스러운 결혼 준비를 큰 실수 없이 할 수 있었다.

◇마음에만 둘 수밖에 없었던 첫 만남 =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효림 씨가 예전에 근무하던 유치원에서 함께 일하던 선생님 한 분이 안봉형 씨와 친구였다. 유치원에 놀러 온 봉형 씨는 효림 씨가 마음에 들었고 친구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하지만, 효림 씨는 연애 중이었다.

"오빠 첫인상은 조금 차갑고 약간 다른 세상에 사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뭔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지요. 오빠는 저를 처음 봤을 때부터 괜찮게 생각했더라고요."

효림 씨와 봉형 씨 만남은 2008년으로 미뤄진다. 효림 씨가 사귀던 친구와 헤어지자 봉형 씨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을 이었다. 물론 2년 남짓 봉형 씨가 효림 씨만 바라보고 기다렸던 것은 아니었다.

"그 사이 저만 연애한 게 아니라 오빠도 연애를 했어요. 그 얘기를 하면 좀 복잡해요."

신혼부부가 애써 더듬을 만한 기억은 아니고, 어쨌든 이들은 2009년 연애를 시작한다.

◇300여 명 앞에서 한 공개 프러포즈 = 양가는 지난 3월 상견례를 했다. 연애할 때부터 서로 잘 알았기에 결혼 이야기까지는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문제는 효림 씨가 따로 프러포즈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5월 창원시 마산회원구 사보이호텔에서 효림 씨가 일하는 유치원 재단이 주최한 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 재단에서는 소속 교사들 가족이나 친구를 데려오라고 했고 효림 씨는 봉형 씨와 함께 갔다. 그때까지 프러포즈를 하지 못했던 봉형 씨는 이 행사를 프러포즈 기회로 삼는다.

"제가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부러워하는 말도 많이 했고, 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빠도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 그때를 기회라 생각했나 봐요."

봉형 씨는 행사 진행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행사장에 있는 꽃을 구해 즉석에서 효림 씨에게 프러포즈를 보냈다. 효림 씨는 당장은 부끄러웠지만 매우 설레고 고마웠던 순간이라며 기억을 더듬었다.

   
 

"오빠가 평소 저에게 많이 배려해줬어요. 그리고 가끔 고향에 와서 농사를 거들거든요. 일을 척척 해내는 성실한 모습을 볼 때 이 사람과 함께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1남 1녀? 1남 2녀? = 결혼식 날 박효림 씨는 위에는 비즈 장식, 아래는 풍성하고 부드러운 맵시가 돋보이는 흰색 탑 드레스를 입었다. 안봉형 씨는 신부 추천을 받아들여 회색 윗옷에 검은색 바지를 입었다. 주례는 주례 전문가에게 맡겼고 축가는 신랑이 직접 불렀다. 물론 신부 주문이었다. 봉형 씨는 '사랑의 서약'(한동준)에 이어 전자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무조건'(박상철)을 불렀다.

부부는 필리핀 세부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4박 5일 일정 동안 맑은 날씨를 마음껏 즐기다 돌아왔다.

"일을 시작하면서 제대로 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남들 하는 거 빠지지 않고 하면서 정말 푹 쉬었던 것 같아요. 우리 일정이 끝나고 나서 필리핀에 태풍이 왔다던데 다행히 날짜도 잘 맞췄지요."

자녀 계획을 묻자 효림 씨는 '1남 1녀'라고 말했다. 그런데 봉형 씨는 '1남 2녀'를 생각한다고 한다. 신부는 "자기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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