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문 로봇산업진흥재단 초대 원장

"넘실대는 마산바다 곁에서 어린이는 로봇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함께 온 아빠 엄마는 지역 로봇 기술에 감탄하는 로봇랜드."

경남도와 (재)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이 추진하는 '마산 로봇랜드 조성사업'의 수장, 정병문(49) 원장이 그리는 2014년 로봇랜드의 모습이다.

올해 1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 원장직에 가람C&D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던 정병문 씨를 임명했다.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지난해 6월 재단법인 마산밸리가 경남도 재단으로 전환되면서 탄생했다.

마산밸리는 IT 분야와 로봇자동화 관련 업체를 집적하고, 도내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을 육성하고자 경남도·마산시·도내 대학·마산상공회의소·금융권 등이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08년 옛 마산시가 로봇랜드 최종사업자로 확정됐고, 마산밸리는 마산 로봇랜드 사업을 위한 재단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이 경남도 산하 공익재단으로 승격되면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정 씨는 원장 공모절차를 거쳐 올해 1월 31일 경남도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초대 원장이 됐다.

당시 정 원장은 공무원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1989년 현대자동차에서 영업을 했고, 2003년에는 양산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예산결산위원장을 맡아 정치가로 뚜렷한 행보를 나타냈다. 이후 2009년에는 영농업체 대표직을 맡았다.

시의원 출신 지역정치가이자 영농업체 경영자인 정 씨는 로봇산업진흥재단 원장 적임자로 평가받으면서 정관계의 폭넓은 인맥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대학시절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로봇랜드 부지 조성 단계부터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또한, 정치인이자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을 한껏 살려 업무를 제대로 보겠다는 마음가짐이다. 로봇산업진흥재단 원장이 맡은 일은 정치인과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모습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로봇랜드는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지난 경력과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정 원장은 사업의 공공성이 너무 두드러지면 수익성이 떨어져 경제적인 손실로 사업의 연속성이 불투명해지고, 수익성이 너무 주목되면 로봇산업육성이라는 원래의 취지와 어긋나 단순한 놀이동산으로 변모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산 로봇랜드는 총 7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로봇을 테마로 한 산업연계형 로봇테마파크다. 로봇의 수요확산을 위해 로봇을 주제로 교육·문화·휴양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관광시설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반동리 일대에 조성된다. 오는 2014년 5월 개장한다.

현재 로봇랜드 추진 상황은 토지 보상 단계다. 이는 오는 12월 완료된다. △토지 △지장물 △분묘 △영농 등 총 1626건이 보상 대상이며, 금액으로 따지면 437억 9000만 원이다. 지난 7월 22일 기준 83.3%가량 보상이 진행됐다.

또한, 지난 8월 2일 로봇랜드 조성사업 민간부문 시설의 조성·관리·운영과 위탁시설의 관리·운영을 맡을 울트라로봇랜드자산관리(주)(대표이사 정현주)가 업무를 시작했다. 로봇랜드 우선협상대상자인 울트라로봇랜드주식회사를 대신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업체다.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앞으로 조성실행계획을 지식경제부에 승인받고, 오는 10월 조성 공사에 들어간다. 이후 공공부분 콘텐츠를 구축하고, 올해 말 이에 대한 수용재결 신청과 보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로봇랜드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을까.

그는 지능형 로봇산업육성사업으로 이루어진 성과들이 적용되는 로봇활용의 공간이자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쉽게 말해 로봇의 수요확산을 위해 로봇을 주제로 교육·문화·휴양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관광시설이라고 했다.

"로봇랜드 내에 로봇을 이용한 각종 전시 시설과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때문에 로봇의 직접적인 수요처가 된다. 또한, 방문객이 전시를 보거나 체험한 로봇을 구입하기 때문에 로봇의 간접적인 수요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봇랜드는 무엇보다 로봇산업과 IT산업을 양대 축으로 지역산업의 핵심 거점을 마련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또 관련산업 성장기반을 마련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로봇R&D센터와 컨벤션센터를 만들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로봇관련 기술개발과 전시회 등은 지능형 로봇산업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랜드 조성에 앞서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경남의 로봇과 IT 기업을 집적하고자 여러 업체와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모두 경남의 로봇산업 등을 고부가가치 미래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의 여러 가지 많은 사업 중 로봇콘텐츠 등 인력양성과 산업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벤처육성산업과 IT 융복합산업 등 첨단산업을 육성해 경남의 지식산업을 책임질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로봇랜드를 새로운 지역 경제 블루오션으로 만들 계획이다. 전국의 로봇과 IT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서로 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결국, 경남도의 신동력 산업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로봇랜드는 철저히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나눠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다시 한번 지적했다.

그는 로봇랜드가 들어서면 생산 1조 1500억 원, 최소 2만 개의 일자리 창출 등 막대한 경쟁 파급 효과가 유발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또한, 한려수도와 지리산, 해인사 등 내륙의 관광명소를 연결하는 패키지 관광 루트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정 원장은 "국비, 도비, 시비가 투자되어 공익적인 기능을 하는 공공부문과 민간사업자가 투자하는 민간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공공부문은 지능형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시설로서 로봇R&D센터, 컨벤션센터와 로봇을 이용한 전문 전시·체험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민간부문은 로봇을 이용한 어트랙션(공연물) 시설과 호텔·콘도 등의 숙박시설로 구성한다"고 말했다.

또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로봇랜드 3.7배 규모의 '구산해양관광단지'도 조성돼 워터월드, 골프랜드, 스포츠파크 등도 생긴다고 했다.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민간부문 개발을 위해 오는 2013년 7월 호텔, 콘도 등을 세우기 위한 민간부문 매각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2014년 착공하고, 호텔, 콘도 등 민간시설의 완공 시기는 2016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그는 부임 후 많은 지역민이 재단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특히, 재단 이름에 '로봇'이 들어가 있으니 실제 로봇을 만드는 곳인지 의문을 제기한단다. 그래서 그는 재단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려면 먼저 로봇의 다각화를 생각해 냈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내는 로봇, 인사하는 로봇에서 벗어나 실제 우리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산업의 저변확대와 로봇행사를 통한 홍보활동은 시민의 관심을 고취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로봇랜드 조성뿐만 아니라 경남지역의 지능형 로봇산업육성사업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지능형 로봇산업육성사업은 로봇사업의 출발선이다. 로봇의 보급을 확산하고자 지능형 로봇 연구를 활성화하고, 정책을 개발할 예정이다. 로봇관련 전시·홍보도 맡는다. 또한, 앞으로 로봇산업 동향과 실태를 조사해 지역 내 로봇 전문 인력을 키울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로봇제조 업체와 함께 국내 로봇의 해외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정 원장은 지역민과 소통하고자 로봇을 직접 보여주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11 국제로봇콘텐츠쇼'가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정 원장은 "로봇콘텐츠 산업쇼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행사다. 수출효자산업으로 성장할 로봇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담을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또 로봇랜드의 로봇과 콘텐츠 구매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 내부에서도 소통을 강조했다.

"올해 2월 처음 재단에 왔을 때의 인상을 잊을 수 없다. 많은 기업과 직원이 분주했다. 그런데 그 속에 생동감이 있더라. 그때 생각했다. 원장이란 딱딱함보다 이 리듬에 맞춰 직원과 발맞추겠다고."

그래서 정 원장은 허심탄회하게 업무에 대한 생각을 쏟아놓는 직원이 예쁘다고 했다. 그는 로봇랜드 조성하고, 로봇산업육성사업을 진행하는 데 직책의 타이틀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또 지난 4월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과 경남도립남해대학은 로봇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교환하고, 상호발전하고자 산·학 협력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인력양성사업을 펼치면서 각종 세미나, 문화행사 등을 연다.

현재 로봇산업진흥재단은 지역에서 제 역할을 찾고자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정 원장은 출범한 지 7개월이 갓 지났지만, 창원시 내 로봇과 IT 기술을 집적하는 공간이다 보니 재단의 '임무'라는 게 있단다.

   
 

그래서 지역의 산·학·연과 함께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정 원장은 유망기업의 벤처기업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는 "무엇인가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결국, 로봇산업진흥재단이 지역 중소기업을 위해 쓸모있는 일을 하겠다는 말이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앞으로의 포부를 이렇게 전했다.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현재 변화의 물결 중심에 서 있다. 지속 가능한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을 발전시켜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하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동남권의 로봇과 IT산업을 아울러 지역 경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 기업이 있기 좋은 여건도 만들겠다. 아울러, 경남도민의 정보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올바른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로봇산업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로봇산업의 저변확대와 로봇행사를 통한 시민의 관심을 고취는 로봇산업진흥재단의 중요 과제다. 이제 시작단계다. 하지만, 밑그림은 완성됐다. 마산 로봇랜드가 어떤 작품으로 나올지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