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복·헬멧 색으로 번호 구분…혼전 속에서도 식별 가능해

최근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관광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신나게 질주하는 마필의 경주 이외에도 말을 테마로 한 각종 관광상품 덕에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넓게 펼쳐진 경마장에서 경주마는 실제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아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경주를 생중계하는 경마 아나운서는 어떻게 마필은 물론, 기수까지도 정확하게 구별해낼까?

경주마를 구별하는 비법, 그들만의 암호는 바로 색깔에 숨어 있다. 색깔만 제대로 알면 경마를 120%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먼저 경마 아나운서는 기수의 복색과 헬멧의 색으로 기수와 마필을 구분한다. 그래서 아나운서가 처음 입사해 하는 일은 바로 기수의 복색을 외우는 것이라고 한다.

기수 복색은 마사회에서 정해놓은 10가지 색상(빨강, 파랑, 노랑, 보라, 초록, 고동, 흰색, 분홍, 검정, 하늘) 중 자신이 원하는 색 3가지 이내를 선택해 국제 규정 도안을 참고, 기수 개인이 디자인한다. 다른 사람이 사용한 복색은 3년이 지나야 다시 사용할 수 있고, 이미 등록된 복색과 비슷하면 사용할 수 없다. 기수가 쓰는 모자도 발주번호에 따라 1번 하얀분홍, 2번 노랑 식으로 번호가 매겨진다.

열 마리가 넘는 경주마가 혼전을 펼칠 때는 말에 가려 기수의 복색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헬멧을 통해 마필을 가려내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 밖에도 경주마의 숨은 비밀은 또 있다. 바로 경주마의 등번호판 색상으로 해당 경주의 격과 말의 산지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경주의 경우 대부분 국내산 말의 등 번호판은 황색이며, 혼합경주는 백색이다. 또, 특별경주는 모두 청색, 대상경주는 적색으로 운영하고 있다.

헬멧만 유심히 관찰해도 경마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신분을 알 수 있다. 조교사는 경주마 훈련시 검은색 헬멧을 착용하고, 조교보는 검은색에 흰색 가로줄이 새겨진 헬멧을 쓴다. 또, 기수는 노란색, 조교승은 녹색, 기수후보생은 빨간색으로 색상이 구별돼 있다.

이 밖에도 새벽훈련에 참여하는 모든 경주마는 기본적으로 빨간색 재킹을 착용하고, 당일 출전이 예정된 마필은 노란색 재킹을 입는다. 이 가운데서도 특별·대상경주에 나서는 마필은 파란색 재킹을 착용한다. 당일 주행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검은색, 원정 마필은 흰색 재킹을 착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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