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바람난 주말] (24) 김해시 어린이 교통공원

"차조심하고 다녀라."

불혹이 다 되었건만 어머니는 헤어지는 인사 끝에 이 말씀을 빼놓지 않으신다. 마치 식당에 들어가면 아무런 감흥 없이 듣게 되는 "어서오세요"같은, 때론 잔소리로 느껴졌던 그 말씀이 막상 아이를 키우고 보니 매순간 절실한 당부였음을 인제야 깨닫는다.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해도 행여 차라도 지나가면 곁에 두고도 단속을 하게 되는 이 마음을 아이는 언제쯤 알게 될까?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름은 성큼 다가와 있다. 햇볕은 구름에 가려 있지만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난다. 가끔 드러내는 그 햇살마저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게 하는 위용을 발휘한다. 적당히 실내와 실외가 조화를 이룬 곳을 찾다가 발길을 멈춘 곳은 김해시 장유면 율하리 1407번지 '김해시 어린이 교통공원'.

교통공원을 마주하고 흐르는 율하천.

창원터널을 통과하니 금방이다. 끈적끈적하게 느껴지던 바람이 상쾌하다.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도 공기부터 다름을 느끼게 되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도시 사람이다.

어린이 교통공원은 아이들의 시선을 끌 만하다. 특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이러한 별천지가 없다. 이와 더불어 교육적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전국 최초로 어린이 안전벨트체험장을 설치해 어린이 교통교육을 현장감 있게 진행하는 것은 물론, 실외교육장과 실내교육장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

김해 어린이 교통공원 실내교육장의 건널목과 신호등. 아이들은 초록불에 건널목을 건너며 자연스레 교통안전을 익히게 된다.

실내교육장에 들어서면 건널목과 신호등이 자리를 안내한다. 초록불이 들어오면 아이는 손을 들고 건널목을 건넌다. 빨간불과 초록불을 오가며 아이는 이리저리 길을 건너본다.

길을 건너면 형형색색의 자동차와 도로 등이 각종 교통안전정보와 함께 보기 쉽게 안내돼 있다.

아이의 흥미를 끄는 것은 운전체험. 잠깐이라도 운전석을 비우면 날름 자리를 차지하고서 핸들을 돌려보고 닿지도 않는 발을 밑으로 끌어내리고 깜빡이를 켜는 호기심이 이곳에선 맘껏 발휘돼도 좋다.

모니터의 안내에 따라 운전을 하면서 브레이크도 밟아보고 깜빡이도 작동하면서 아이는 운전놀이에 빠졌다. 기어이 '당신은 안전 운전짱'이라는 답을 받아내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후미등 체험 코너에 왔다. 위험해서 평소에는 절대 서 있지 못하게 하는 자동차 뒤편을 아이에게 자세히 보게 한다. 기회를 놓칠세라. 빨간·노란색 등 불을 켜보이며 자동차 후미등 약속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자동차 뒤에 이렇게 노란색 불이 들어오잖아. 그러면 차가 뒤로 가겠다는 뜻이야.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이밖에 OX 퀴즈, 밤길 안전한 옷 색깔은, 사각지대 체험 등 어린이들의 교통안전 교육에 대한 흥미를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실외 교통공원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나지막한 신호등과 짧은 건널목 길, 육교, 철길 건널목 등 다양한 거리가 초록의 잔디와 함께 펼쳐져 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안전하게 신호등 걷기, 육교 건너기, 건널목 건너기, 철길 건널목 건너기, 버스와 자동차 안전하게 타고 내리기, 교통표지판 익히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는 신호에 맞춰 손을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바쁘다. 아이들 뒤를 느린 걸음으로 따라다니기도 하고 띄엄띄엄 놓인 팔각정자에 앉아 아이들을 눈으로 따라다니는 여유에 마음이 넉넉해진다. 실내교육장은 평일만 이용 가능. 무료. 055-330-6838.

<인근 볼거리>

김해시 어린이 교통공원은 실내·실외 교육장뿐만 아니라 바닥 분수, 농구장, 배드민턴장, 그리고 율하유적공원과 김해 기적의 도서관, 율하천과 그 위의 만남교와 건강교 등 이색 다리와 운동기구, 놀이터를 갖춘 공원이 있어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율하유적공원 = 청동기 시대 주거지와 지석묘, 삼국시대 목관묘 및 석곽묘, 고려시대 건물지, 조선시대 민묘 및 건물지 등 중요 문화재가 대거 확인돼 율하 문화유적공원과 유적전시관이 조성됐다. 율하고인돌공원과 율하마을 유적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김해 기적의 도서관 = 어린이 교통공원과 율하유적공원 사이에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으로 4차원 방, 신화의 방, 역사의 방 등 다양한 테마공간이 있으며 지붕에 오르면 잔디와 등나무 등이 심어진 옥상열람실이 있어 율하천을 바라보며 책도 읽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율하천과 만남교·건강교 = 교통공원과 마주하고 그 아래로 율하천이 흐른다. 그 위를 가로지르는 만남교와 건강교가 큰 그늘을 만들어 준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맑디 맑은 율하천에는 이름 모를 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친다.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고기를 구경한다. 모래 장난에다 물장난까지 아이에게 이만한 놀이터가 없다.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인 김해 기적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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