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라이브공간]싱어송라이터, 카페 사랑방 꿈꾸다

무엇보다 탁 트인 전망이 돋보인다. 13층 창밖에 시원하게 펼쳐진 용지호수만 봐도 자릿값이 아깝지 않을 듯하다. 상당히 넓은 홀과 무대 공간 역시 넉넉하다.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에 있는 '7080 구동주의 프로포즈'는 일단 위치와 규모에서 여느 라이브 카페를 압도한다. 자기 이름을 상호로 건 구동주(51) 씨가 이곳 사장이다. 1집 앨범을 낸 가수이자 재즈 피아니스트이고 지금은 기타 연주에 빠져 있다.

◇라이브 공연, 만만한 작업 아니다 =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라이브 공간을 소유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자기 연주,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은 자기 공간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있지요."

   
 /김구연 기자

구동주 씨에게는 2005년 12월이 그 소망을 이룬 때였다. 그리고 5년 넘게 이 공간을 지키고 있다. 구동주 씨는 지금 카페를 열기 전에도 다른 사람과 동업하는 식으로 몇 차례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 이름을 건 카페는 지금 이곳이 처음이다.

"젊었을 때는 노래교실 강사로 활동을 많이 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을 '딴따라'로 보는 눈길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노래교실 강사를 하면 그런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30대에 시작한 노래교실 강사 활동은 18년 남짓 이어졌다. 하지만, 오랜 강사 생활은 자기 음악을 하는 작업에는 걸림돌이었다. 다른 사람이 부르는 노래, 만든 음악을 또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일상이 반복될수록 하고 싶은 음악은 자꾸 멀어지는 듯했다. 그런 고민 속에서 라이브 카페를 열었고, 그제야 구동주 씨는 카페 운영과 함께 자기 음악만을 생각할 수 있었다.

"라이브 카페요? 어렵지요. 카페 운영도 운영이지만, 라이브 자체가 어려워요. 요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라이브 개념은 우리가 젊었을 때 생각하는 라이브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런 인식 차이가 라이브 문화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요."

구동주 씨가 생각하는 라이브는 간단하다. 무대에 오를 때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를 직접 하면서 무대 분위기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 라이브다. 하지만,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라이브는 그저 반주기에 맞춰 가수가 노래만 해도 충분한 듯했다.

"라이브 무대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훈련해야만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노력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라이브는 반주에 맞춰 자기 노래 부르기 바쁜 문화가 아니에요. 좋은 음악을 들어주는 문화지요. 좋은 음악을 듣는 귀가 많아질수록 지역에서 라이브 문화는 살아납니다."

◇2집 앨범 준비 중 = "스튜디오를 몇 번 운영한 적이 있어요. 내 앨범을 만들고 싶었지요. 하지만, 지역에서 스튜디오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어요. 상업성도 없고, 내 작업을 하지도 못하고…."

결국, 몇 차례 시도했던 스튜디오 운영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 장비를 카페 사무실에 넣어 녹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김구연 기자

구동주 씨는 지난 2009년 첫 앨범을 냈다. 당시 구동주 씨는 노래를 더 못할 수도 있겠다는 고민에 빠졌을 때였다. 음반 내기 2년 전부터 성대 결절이 생기면서 목 상태가 너무 나빴다. 수술을 하지 않고 목 관리를 하던 중 기회가 왔고 이때 아니면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앨범 작업을 했다. 지금 구동주 씨는 1인 제작 음반을 기획 중이다.

"2집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사·작곡·노래·제작 등 모든 작업을 혼자 할 생각이에요. 내년이면 내놓을 수 있을 듯합니다."

구동주 씨는 하루 2회 정도 무대에 선다. 그 사이 무대는 밖에서 활동하는 가수나 초청 가수, 연주자 공연이 이어진다. 보통 오후 8시에 공연을 시작해 40분 공연, 20분 쉬는 식으로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진행한다.

"음악을 오랫동안 접하다 보니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는 감은 와요. 그래서 그런 좋은 음악을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풍부하게 들려줬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좋아하고 같이 즐기며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랑해주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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