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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도우 고소한 치즈'환상적 만남'

[경남맛집] 창원 합성동 '이탈리안 플라이'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2년 06월 20일 수요일

피자 도우 위에 치즈가 눈처럼 쌓였다. 눈 사이를 뚫고 녹색을 띠는 무언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킁킁 냄새를 맡으니 퀴퀴하고 진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한다. 청국장 같기도 하다. 알록달록하고 두툼한 토핑은 온데간데없다.

'이게 피자야? 뭔 맛으로 먹어?' 함께 온 친구는 녹색을 띠는 이것이 짭조름하고 고소하다며 피자 맛 좀 아는 사람들만 찾는 것이라고 했다. 꿀에 찍어서 한 입 베어 먹었다.

그때였다. 그 구릿한 냄새가 풍부한 향미로 바뀌더니 입에 착착 감기는 고소한 맛으로 완벽 변신했다.

"고르곤졸라 치즈였어요.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의 여러 마을에서 만드는 푸른빛의 곰팡이 치즈죠. 처음에는 냄새만 맡고 상한 줄 알았는데 맛을 보니 뜻밖에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어요. 그 맛을 잊지 못해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차리게 됐습니다."

이탈리안 플라이 대표 김선종(33) 씨다. 김 씨는 일찍이 일식과 중식을 섭렵하고 4년 전부터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일했다. 우연히 팝송을 듣다가 '플라이(fly)'라는 단어가 귀에 꽂혔고 지난해 '이탈리안 플라이'의 안주인이 됐다.

처음에는 김 대표가 미술을 전공한 줄 알았다. 미술작품도 여럿 걸려 있거니와 인테리어가 감각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을 재현한 듯 컨테이너 안을 연상시키는 내부와 모던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소품, 손때 묻은 색깔과 소재를 잘 조화시킨 탁자와 의자 등이 그러했다. 분명 음식 맛도 진부하지 않고 통통 튈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김 대표는 하루 정도 숙성한 피자 도우를 냉장고에서 꺼내어 툭툭 던지듯 반죽을 하기 시작했다. 빙글빙글 원을 돌리며 수십 번 매만지더니 도우가 넙데데하게 변했다. 코가 낮고 코볼이 넓어 밋밋한 얼굴을 가진 납작한 사람으로 말이다.

그는 '블루베리 월넛 피자'를 만들어 주겠다며 넙데데한 도우 위에 블루베리, 리코타 치즈, 견과류 등을 뿌려댔다. 그리고는 280도가 넘는 화덕에 5분간 구웠다. 키 재기 하듯 치즈는 봉곳봉곳 솟아올랐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했다.

블루베리 월넛 피자는 까르르 웃는 아이의 상큼한 미소와 닮았다. 치커리, 양상추 등 신선한 채소와 톡 쏘면서도 달콤한 블루베리 소스, 몸에 좋은 견과류가 피자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아줬다. 아삭아삭, 사각사각 씹히는 토핑과 두께가 0.5cm도 안 되지만 쫄깃쫄깃한 도우, 그들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사실 고무줄처럼 잘 늘어나게 치즈를 듬뿍 뿌린 건 아니다. 하지만 씹는 순간 블루베리가 꽃망울 터지듯 흐트러지고 채소와 견과류의 씹히는 질감이 좋아 재잘재잘 옹알이를 하게 만든다. 김 대표는 매콤한 닭가슴살을 반달 모양의 도우에 넣은 깔조네 피자와 베이컨, 닭가슴살을 크림과 함께 도우 주머니에 넣은 파코티노 피자도 추천했다.

   
 
  신선한 채소와 블루베리,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블루베리 피자./김구연 기자  

'이탈리안 플라이'의 특징은 김 대표가 직접 만든 퓨전 소스다. 일식·중식을 배우면서 갈고 닦은 비법을 피자와 파스타, 리조또 등에 응용한 것이다. 그의 요리는 중국 경극이 가미된 이탈리아 가곡 같았다.

그의 퓨전 소스가 돋보이는 음식이 '치킨 프라이드 라이스'다. 일명 닭가슴살 볶음밥인데, 부드러운 닭가슴살과 양송이, 표고버섯, 고슬고슬한 밥이 소스와 잘 어울렸다. 불에 달군 프라이팬의 열기와 혀를 마비시킬 정도로 매콤한 소스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었다. 아참, 첫 소개팅이나 선을 볼 사람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지금 내가 마음에 든다고 저러는 건가' 오해를 살 수 있으니.

퓨전 소스는 '포카치아'에도 쓰였다. 포카치아는 피자의 근원이 된 이탈리아 전통 빵으로 스낵으로 먹거나 수프나 샐러드에 곁들어져 먹기도 한다. 김 대표는 토마토소스를 바탕으로 한 파스타를 포카치아로 비닐하우스처럼 감쌌다. 칼과 포크로 쓱싹쓱싹 포카치아를 벗기면 뜨거운 김이 '지붕 뚫고 하이킥'을 해대며 솟아오른다.

포카치아를 토마토소스에 찍어 먹거나 돌돌 말은 파스타와 함께 먹어도 좋다. 담백한 맛을 원한다면 날치알과 새우가 크림 범벅이 돼 있는 '알프레도' 파스타와 '고르곤졸라 피자'를 추천한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고르곤졸라 피자 1만 500원 △칼조네 피자 1만 1900원 △블루베리 월넛 피자 1만 2900원 △치킨 프라이드 라이스 7900원 △포카치아 9500원 △알프레도 8900원.

◇위치 :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269-16. 055-253-7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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