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사심 없이 최선 다한 시장으로 남고 싶다"

민선 2기 사천시장에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했던 정만규(72·한나라당) 사천시장은 10년 만인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다시 사천시민들에게 간택됐다. 그의 민선 5기 취임 일성은 단연 지역경제 활성화였다. 항공우주산업과 해양·수산 관광산업이 어우러진 전국 최고의 도시를 만드는 데 남은 인생을 걸겠다고 했다. 또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심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해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열 계획도 밝혔었다.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19세 어린 나이에 옛 삼천포에서 부두 노동자로 수산시장의 밑바닥 생활을 시작한 그다.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아 22세에 수협지정 중매인에 오르면서 그는 뛰어난 사업 수완을 발휘, 사업가로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사천시장으로 재입성하기까지 기업 CEO(최고경영자)로 활약했기에 그의 시정 역시 ‘경영 접목 행정’과 궤를 같이한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리는 경제논리에 맞춰 시정을 꾸리고 있다. 지난 8일 사천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2년 전보다 훨씬 자신감 있고 의욕이 충만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 민선 5기 사천시정을 맡은 지 1년 반쯤 지났습니다. 잘했던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입니까.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리고 해양관광 발전을 위해 각산과 초양섬 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했는데, 시민들이 (완공되기를)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케이블카 설치하는 구간에 국립공원 300미터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환경부 승인을 받기 위해서 환경부 방문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차례 사천 케이블카 경제성과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위치라는 걸 설득시켰죠. 사천은 환경 영향 미미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환경부서)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 환경단체에서 반발은 하지 않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지리산권은 환경단체 반발이 엄청나게 있지요? 사천 케이블카는 2490m, 2.49㎞인데, 국립공원에 들어가는 300m만 저촉됩니다. 거기도 줄만 두 개 오고 가는 정도라 100% (환경피해)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환경단체가 그걸 알기 때문에 반대 안 하는 겁니다. 시민들도 100% 찬성입니다.

두 번째 성과는 도민체전 유치입니다. 도민체전은 올해 51회인데, 그동안 사천이 도민체전을 한 번도 유치 못 해 사천시민들로서는 자존심 상하고, 체육시설이 많이 낙후돼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2013년도 도체 유치를 추진했습니다. 시체육회에서도 만장일치로 꼭 유치해달라는 결의를 했고 시의회에서도 예산 승인을 작년에 해주셨습니다.

재정자립도 약하니까 시비 갖고는 어렵기 때문에 신축은 꿈도 못 꾸고, 운동장 리모델링하려면 230억 원 드는데, 시비가 110억 원 하고 나머지 120억 원은 국·도비 지원 받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국비 23억 원 이미 받았고, 올해도 31억 원 받을 예정입니다.

세 번째로는 삼천포항 쪽에 어시장, 서부시장이 있습니다. 이것도 30·40년 됐습니다. 삼천포 생선은 싱싱하고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포장이 잘 안 돼 있어요. 완전히 깔끔하게 현대식으로 바꿉니다. 외지인들이 오더라도 생선 맛보려면 접근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주차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단층은 시장, 2층은 주차장으로 만듭니다. 삼천포 서부시장에서 생선을 사고 먹고 즐길 수 있도록 작년부터 추진해, 3월정도 공사에 착수해서 연말에 마무리가 됩니다.”

- 시장 상인들과 갈등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70, 80대 고령화 상인들은 현대화시설에 관심 없죠. '2, 3년 하다 그만둘 낀데 뭐할라꼬 현대화시설 하노?' 그러는데, 인천·군산·목포·통영·부산에는 다 현대화 시설 돼 있습니다. 삼천포가 제일 늦습니다. 사실은 추진하려다 포기할 생각도 있었어요. 영세하고 나이 든 시장 사람들하고 노점상들이 이해도가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노점상은 현대화 시설에 점포 들어서면 기득권이 없으니까 반발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이 시장에게 용기 줘서 시설해야 된다 했고, 상인들도 설득이 되고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 미흡했던 부분은 없습니까.

“성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항공산업. T-50 고등훈련기 1대(4억 달러)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했습니다. 사천이 항공산업의 메카로서 발전할 수 있는 하나의 전초전이지요. 항공국가산업단지를 지경부에 신청해 놓았는데, 국가항공산단을 만들어 기업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미흡한 점이라면 실안관광지가 사실상 투자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개발 못 하고 있는데, 앞으로 케이블카 되고 나면 자동으로 투자자 생길 겁니다. 또 삼천포항 쪽 농공단지에 삼호조선이 들어오기로 했는데 업체가 부도났습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갔지요. 법원에서 경매 들어간다 하면 다른 사람이 입찰해서 기업이 들어올 건데, 아직까지 보류돼 있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삼호기업 빚이 1조 원, 채권자가 500여명이라는데, 법원서 재산 처분해서 삼호조선 다 팔아 빚잔치해야 될 거 아닙니까. 빨리 해결해줘야 기업 유치할 수 있습니다. 시에서 손을 댈 수가 없는 상태라 아쉽습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사천시 입장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겠지요.

“시에서 관여한 건 아니고, 라이언스, 로타리, 각종 관변단체 등 40개 단체에서 통합반대추진위 구성해 반대 서명을 2만 2000명에게 받았다고 합니다. 한 가구에 3명씩 하면 6만 6000명이 반대하는 거죠. 시의회에서도 통합 관련 찬반 토론해서 12명 중 통합 찬성 10명, 반대 2명으로 가결했습니다.

사천 일부 읍·면, 고속도로 들어오는 서부 3개면 만, 그쪽 일부가 진주권이 가까우니까 찬성하는 것 같고 거의가 반대쪽입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찬성 62%, 반대 27%, 잘 모르겠다가 10% 정도로 거의 통합 반대로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사천, 삼천포가 통합한 지 17년 됐습니다. 이미 통합 갈등 겪었습니다.

통합했을 때 사천은 변방밖에 안 됩니다. 모든 관청이 진주에, 경제권도 진주로 몰리기 때문에 대학을 사천으로 옮긴다거나, 균형발전 위해 시청을 사천에 두겠다는 대안을 제시해주면 통합할 뜻이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진주에선 대안도 없이 통합하자 하니까 진주의 속내가 내다보이는 거죠. 우리 시민들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시장님 개인 생각은 반대네요.

“반대라기보다 주민 뜻에 따라야….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니 주민이 반대쪽이 많으면 반대, 찬성이 많으면 찬성 쪽으로 가야 하는데, 의회서도 반대쪽이 많고, 게임이 안 되는데 뭐.”

- 올해 또 다른 중점 시정 계획은 뭡니까. 사천 600년 기념사업도 들어 있던데.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올해 중점사업은 작년에 기초를 다진 도민체전 유치에 대한 시설 개보수, 서부시장 현대화 사업 건설 마무리 사업이 중심이 될 겁니다. 2013년이 사천시 탄생 600년이 되는 해입니다. 6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오늘(2월 8일) 출범합니다. 지역에 덕망 있고 학식 있는 인사와 사회단체, 봉사단체, 관변단체 총망라해서 150명을 위원으로 구성했습니다. 역사·문화·관광 사업 접목시켜 사업을 추진할 겁니다.”

- 작년에 시의회와 집행부 갈등이 많이 표출됐습니다. 왜 그랬지요.

“민선 5기 출범과 동시에 의회 구성이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집행부가 힘들었습니다. 난 한나라당 소속이니까 반대 아닌 반대도 나오고. 그러나 점차 날이 갈수록 시장이 사천시의 미래를 보고 폭넓은 시정을 추진하고, 내가 삼천포 출신이라고 삼천포만 발전시키지 않고, 인사도 공정하게 특정 지역인 배제 없이 시정을 하다 보니 여야가 없진 않지만 시정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협조 많이 해줬습니다. 협조 많이 했기 때문에 예산도 시의회에서 의결해줬지 하하하.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안배, 공무원 승진도 원칙대로 했더니 (시의회와 관계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 사천은 4·11 총선 격전지입니다. 어떤 사람이 지역 국회의원이 돼야 시정에 도움이 될까요.

“내 마음속엔… 어떤 분이 됐으면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은데 하하하. 공개적으로는 공정한 선거를 치러서 누구라도 당선되면 그 국회의원과 손잡고 발전해 나갈 생각입니다. 난 한나라당이고 현재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인데, 서로 당 소속 때문에 갈등 있었습니까? 그런 건 없지 않습니까?

정치는 열심히 해서 시민한테 지지를 받아서 되는 것이고, 시정은 통합진보당과 손잡고 지역 현안 얘기하고, 국회의원으로서 대접해주고, 그렇게 해서 시정업무 브리핑, 국비 확보, 도비 확보 하면 됩니다. 다른 시·군은 당이 다르면 상대를 안 하지 않습니까? (나는)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당을 초월해서 잘합니다. 누가 되든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걸 포용해서 이끌어나갈 생각입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 어떤 시장으로 남고 싶습니까.

“한마디로 ‘임기 중에 사심 없이 최선을 다했다’ 하는 그런 시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개인 욕심 없이…. 그런 마음을 시민들이 갖도록(잘해나가야지요).”

- 민선 6기 시장에도 도전할 생각 있습니까.

“지금은…. 그때 가봐야 알겠습니다.”

 

一問一答, 정만규는?

-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을 말하면, 여야 없이 포용하고, 직위가 높고 낮고 구별하지 않고, 평생 살아오면서 나하고 인연 맺었던 사람은 상대방이 배신해 가면 할 수 없지만 내가 먼저 배신해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한 번도 없다 하면 이상할 건데 실제 한 번도 없습니다. 정만규가 잘하는 거 자체가 시샘이 나고 부러우니까 깎아내려야 되겠다 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작년에 그래서 내가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도민체전도, 새로 운동장을 지어야 한다는 사람이 있었죠. 돈 제일 적게 들여서 경제효과 제일 많게 내는 게 좋지 않습니까. 110억 원 들여서 도체 유치하고, 30, 40년 된 공설운동장 리모델링하게 됐는데, 이거 나한테 동상 세워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나의 경제논리, 사실 자부합니다. 행정을 해도 나는 경제마인드로 하거든요. 그런 (스트레스 주는)사람도 내가 포용하고 어루만져 주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그게 내 인생철학입니다.

단점을 말하면,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 잘 안 살죠. 원칙주의라서 뭣하면 눈도 감아주고 그래야 되는데 그런 데서 저항에 부딪히죠. 정직하고 원칙적으로 해야 하니까 그런 게 결점인데, 고치려고 해도 평소 살아온 성격이 그러니까… 부정하고 타협하고, 원칙 벗어나는 게 내 기호에 안 맞아요. 원칙 벗어나서 일 해놓고 나면 집에 가면 늘 께끄름하고….”

- 취미와 특기는.

“취미는 독서와 음악 감상, 특기는 독서나 글쓰기입니다. 실제론 글은 그리 많이 안 쓰고, 책은 좀 보죠. 1주일에 한 권 정도 읽으려고 하는데, 최근엔 두 달에 한 권 정도밖에 못 읽습니다. 바빠서.”

- 술과 담배는.

“소주 반병이 주량인데, 나는 매실마을 즐겨 마십니다. 맛있대. 매실마을은 한 병 정도 먹습니다. 담배는 하루 3분의 1갑 정도.”

-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새벽이나 저녁에 가벼운 조깅이나 운동을 하죠. 산책하면서 스트레스 풀기도 하고.”

- 영화는 보시는지.

“보지 않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 텔레비전도 안 보시는지.

“뉴스만 봅니다. 다른 건 볼 시간이 없어요. 주로 서경방송, MBC경남, KBS창원 등 지역방송을 자주 봅니다. 뉴스만 보고 나면 다른 거는 안 보죠.”

- 가족은.

“처하고 아들 둘, 딸 둘이 있습니다.”

정만규 사천시장./박일호 기자

- 가족에게 몇 점쯤 받는 가장이라고 생각하나요.

“내가 생각해도 90점은 넘어요. 우리 가족들에게 물으면 100점이라고 할 거에요. 내가 항상 성실해지려고 노력하고…, 으음 자상한 편이죠.”

- 형제는 몇 명이신지.

“5남 5녀 중 내가 여섯쨉니다. 지금은 다 돌아가시고 5남매만 있습니다. 일본에 한 분, 부산에 한 분, 그다음엔 삼천포에 나하고 세 사람이 삽니다. 형제들도 그런대로 잘 삽니다.”

- 존경하는 인물은.

“링컨 대통령. 노예를 해방시켰지 않습니까? 서민층에 관심을 뒀죠. 지금 우리나라 문제가 소득 격차, 빈익빈 부익부잖아요. 가진 자가 어려운 사람한테 베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회가 통합되죠. 대체로 흑인들, 약자의 배려가 링컨의 철학 아닙니까?”

- 좌우명은.

“노력하지 않고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직원들에겐 어떤 상사인가.

“직원 각자 능력을 발휘하도록 배려하려고 하죠. 내 나름대로는 격이 없이 다가서고 편안하게 해주려고 하고….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협의와 타협으로 일을 해결하려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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