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맞은 창원천 썰매타기

열두 살 동산초등학교 5학년 민준이와 제영이는 지난 7일 모처럼 추위도 잊은 채 놀았다.

아이들은 이날 오전 창원 성산구 상남동 집에서 출발해 반지동 까치아파트 앞 창원천에 도착하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던 꽁꽁 언 얼음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물이 언 것도 신기했지만, 상상도 못 했던 썰매까지 탈 수 있어 더없이 즐거웠다.

김민준 군과 이제영 군은 입을 모아 말했다. "원래는 물인데, 이렇게 얼어서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많이 타서 손바닥이 아프기도 한데, 재미있어요."

'창원천 겨울방학 어린이 전통 썰매타기' 행사가 올해도 열렸다. 이날 오후 수백 명의 인파로 창원천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200개 가량 준비한 썰매는 금세 동났고, 공짜로 군고구마와 따뜻한 어묵을 나눠주는 곳에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8회 맞은 창원천 썰매타기./박일호 기자

15층의 까치아파트가 햇볕을 가려 응달을 만들고 창원천이 언다. 이 덕에 35~65㎝ 가량 두께로 얼음판이 생기고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도 2월까지는 유지된다. 창원시 생태하천 공사에도 이 부분만큼은 평면으로 작업해 길이 230m, 폭 12m 정도의 자연 썰매장이 도심 한가운데 생긴 것이다.

창원 봉림동 주민 봉사단체인 반딧불이회는 올해로 8회째 썰매타기 행사를 열고 있다. 반딧불이회 강창원 회장은 "처음 해봤을 때 호응이 정말 좋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썰매는 되돌려주고 하천으로 음식물을 들고 가지는 않았으면 한다"면서 "아이도 어른도 더불어 즐기는 문화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8회 맞은 창원천 썰매타기./박일호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