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최해경 경남도의원

최해경(45·한나라당·비례) 도의원은 역대 여성 한나라당 의원 중 최연소 의원으로 꼽힌다. 한국노총 마산지부 의장직을 맡는 그녀는 20대 초엽부터 노동운동을 해왔다. 지금도 마산자유무역지역 내에 있는 '한국중천전화산업(주)'의 조합원이다.

비례대표 도의원으로서 한나라당 경남도당에서 여러 일을 도맡아 하고 있기도 하다. 최 의원은 최근 발족한 한나라당 경남도당 차세대 여성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차세대 여성위원회는 45세 미만 여성 당원들의 모임으로 당에 젊은 활력을 불어 넣고 지역사회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펼치고자 첫걸음을 내디뎠다. '젊은 피' 수혈이 시급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천군만마인 셈이다.

"차세대 여성위원회가 발족하면서 40∼50명이 등록했는데, 발족 후 참여하시겠다는 분들이 많아요.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들이 계시고,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젊은 여성분들이 당 여성위원회에 포함돼 활동해왔으나 이제 독자적인 영역을 넓혀 나갈 생각입니다."

최 의원은 20대 중반에 노동조합 위원장이 됐다. 마산여고 졸업 후 이 지역을 벗어나 대학 진학을 하려 했으나 가정형편 등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직접 돈을 벌어서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마음으로 입사한 직장이었다. 1년만 근무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그리고 1990년부터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죠. 막연한 정의감에 시작했는데, 눈물 흘릴 때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았습니다. 일을 하면서 성취감도 있었고 불합리한 것들을 조금씩 바꾸어가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국노총의 지도부로 입성하기까지는 더욱 어려웠다. 한국노총에는 여성 간부가 전혀 없다시피 했다. "자리를 맡는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었지만 상징적이라고 생각했죠. 근로자의 반을 여성이 차지하는데 간부는 모두 남자였습니다."

   
 

막상 '도전장'을 내밀고 보니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시쳇말로 "여자가 무얼 한다고…" 같은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해온 능력을 인정받았고 한국노총 마산지부 의장으로 뽑혔다.

한국노총 마산지부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조직을 확대했고, 숙원 사업이었던 사무실 신축 이전을 추진했다. 아름다운 가게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활동 폭을 시민사회로까지 확장했으며,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조합원 가족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다양한 사회 활동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정치권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 6·2 지방선거 때 한국노총 경남본부의 지분으로 한나라당 도의원으로 나서게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를 파기했고 "한나라당 후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할 정도다. "마음이 안 편하죠. 제가 한나라당 도의원이라는 점을 떠나서 한국노총은 정치활동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녹색사민당을 만들려다 실패하고 그 대안으로 정책 연대라는 방안이 나왔죠. 그리고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는 조합원 투표로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위원장 직권으로 일방적으로 정책 연대 파기를 선언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새롭게 당을 창당하든 다 좋습니다. 그 과정이 부적절했습니다."

최 의원은 도의회 경제환경위에서 활동한다. 그래서 경남도의 미래 먹거리 산업 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기계, 조선, 철강 등의 기존 주력산업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항공, 로봇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아직은 미비하고 시늉만 내는 것으로 보여요. 좀 더 집중적으로 챙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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